진규동 한국도로공사 부사장(앞줄 가운데)이 고속도로 장학금 수여 후 장학생 및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편집자주]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경제와 일상생활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그 어느때보다 강조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상생경영과 사회적 가치활동도 끊임없이 변화와 진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이전의 상생이 사회적으로 선한 행동을 해야한다는 당위적 성격이 강했다면, 현재는 기업 이윤도 극대화할 수 있는 중장기적 투자이자 종국에는 가치창출 방안이라는 성격이 강해졌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더불어 함께 성장하는 상생활동을 실천하는 착한기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1969년 창사 이래 대한민국 고속도로 건설사를 이끌어오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는 '길을 열어 행복한 세상을'이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나눔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최근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교통사고 유자녀를 위한 장학사업, 생명 나눔 활동 등 여러 방면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함께 꾸는 꿈, 희망찬 내일’을 지원하는 고속도로장학재단 운영

고속도로 교통사고 피해가정을 위한 장학사업은 도로공사만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이다. 도로공사는 1996년 자체 출연해 설립한 ‘고속도로장학재단’을 통해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5842명에게 약 87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지난해부터는 지원 대상을 기존 초·중·고·대학생에서 미취학아동까지 넓히고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금도 늘렸다.

또한 고속도로 장학생들의 경제적 자립 지원을 위한 ‘Stand up’ 프로그램과 비전 형성과 견문 확대를 위한 ‘글로벌 비전 힐링캠프’를 지난해부터 새롭게 운영하고 있다.

Stand up은 기존 고속도로 교통사고 피해가정에 대한 장학금 지원을 넘어 실제 장학생들이 취업에 필요한 자기소개서 작성, 모의 면접 등 취업컨설팅을 지원하거나, 창업을 희망하는 장학생에게 사업계획서 작성과 창업 자금을 지원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자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총 12명이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도로공사의 ‘글로벌 비전 힐링캠프’는 장학생들의 삶의 비전 형성과 견문을 넓히기 위해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7월에는 장학생 18명이 참여해 싱가포르 혁신기업 방문, 현지 대학생(싱가포르국립대)과 함께하는 미션수행 등 팀 단위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그램 추진이 보류된 상태다.

올해부터는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인해 심리적·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심리치료 지원 프로그램 ‘안아드림’을 마련했다. 안아드림은 불의의 사고로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통사고 피해자들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 준다는 의미다.

프로그램은 고속도로 교통사고 피해자가 경험하는 트라우마와 우울증을 치료하고, 가족 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개인 맞춤형 심리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심리치료 방법을 온·오프라인(전화상담, 화상상담, 방문상담) 중 자유롭게 선택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는 21명이 참여해 지원을 받고 있다.

황선일 의인상 시상식. 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이밖에도 도로공사는 2018년부터 ‘고속도로 의인상’을 제정해 고속도로 사고현장에서 남다른 시민의식을 발휘해 안전한 고속도로를 만드는데 이바지한 개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고 있다. 현재까지 35명의 의인을 선정해 총 1억17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올해는 호남고속도로 지선 유성나들목 인근 3중 추돌사고 현장에서 운전자들을 구출하고 구조를 도운 황선일 씨, 남해고속도로 냉정분기점 인근에서 갑자기 쓰러진 운전자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해 화제가 됐던 김해 영운고등학교 역도부 지민호 코치, 조영현 선수 등 16명을 고속도로 의인으로 선정해 포상했다.

생명나눔 활동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

헌혈뱅크 운영, 해외 심장병어린이 치료 등 생명 나눔 활동 역시 도로공사의 주요 사회공헌 사업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도로공사는 2008년 10월 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헌혈뱅크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2만3000여 명의 직원이 헌혈에 참여해 헌혈증서를 모았다. 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이용객을 대상으로 ‘헌혈증 기부 캠페인’을 진행, 지금까지 5만2000여장의 헌혈증서를 받았다. 이렇게 모은 헌혈증은 백혈병 및 희귀난치병 어린이에게 전달하고 있다.

연말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구세군과 함께 모금활동을 벌여 저개발 국가의 해외 심장병어린이를 선발해 치료해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7개국 352명의 심장병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찾아줬다.

도로공사 직원들이 김천 소재 아동 복지 시설의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지역과의 상생협력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강화

도로공사는 2014년 경북 김천으로 본사를 이전한 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 지역 사회에 활력이 되고 있다.

앞서 2018년에는 보행자와 차량 통행량이 많아 교통사고가 우려되는 율곡초 등 경북 김천시 5개 초등학교 앞에 옐로카펫 설치를 지원했다. 옐로카펫은 어린이가 횡단보도를 이용할 때 안전하게 대기할 수 있는 노란색 안전지대로, 쉽게 눈에 띄어 운전자가 보행자를 인식하고 감속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사고 예방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기존의 검은색보다 눈에 잘 보이는 노란색 커버로 교체한 ‘노란 신호등’을 설치하는 등 공사의 업역을 살린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투명우산과 옐로카드 등 교통안전 물품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구단’을 활용해 연고지 시민들의 응원에도 보답하는 색다른 사회공헌활동도 펼치고 있다. 배구단 정규리그 경기 결과와 득점에 따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적립한 ‘EX-사랑기금’으로 희귀난치병 어린이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60여명의 희귀난치병 어린이들에게 1억7000여만원의 치료비를 기부했으며, 올해에는 김천지역 희귀난치병 어린이 7명의 치료비를 지원했다.

직원들이 매월 일정 금액으로 기부해 조성된 해피펀드를 활용한 사회공헌활동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생계비를 후원하고 있으며 화재, 실직, 질병 등 갑작스러운 위기상황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가정에 교육비, 치료비, 주택보수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심리·정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동에게는 전문적인 상담을 지원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밖에도 태양광 발전사업 수익을 활용해 에너지 빈곤층에게 전기료와 태양광 시설을 지원하고 있으며, 매년 겨울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과 연탄, 난방용 기름도 전달하고 있다.

고속도로 장학생 글로벌 비전 힐링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혈액 수급난 해소를 위해 직원 릴레이 헌혈 캠페인을 벌여 지금까지 2000여명이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지역주민에게 마스크 등 위생용품을 전달하기 위해 1억 원을 기부하고, 임원 급여 일부를 반납해 마련한 9300만원으로 김천 및 경북지역 취약계층 주민에게 전통시장상품권 등을 지원했다.

또한 김천 지역 취약계층에게 지역상품권 1000만원을 지원하고, ‘플라워버킷챌린지’ 캠페인 참여를 통해 지역아동들에게 330여개의 화분을 선물해 지역 화훼농가를 지원하는 등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방역물품과 휴게소 음식 나눔, 시각장애아동을 위한 점자촉각도서 제작과 점자도서를 위한 도서 입력 봉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아낌없는 나눔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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