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의 선전이 돋보였습니다. 중국과 일본 경쟁사들의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이 감소한 반면, 국내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은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낸 것입니다.

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6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42.6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0% 감소했습니다. 이 기간 LG화학은 누적 점유율 24.6%를 기록, 반기 기준 첫 1위에 올랐습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사용량이 82.8%나 늘었습니다.

삼성SDI도 올 상반기 6.0%의 점유율로 4위를 기록했습니다. 사용량은 작년 상반기보다 34.9% 증가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사용량이 66% 늘면서 잠유율 3.9%를 기록, 6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은 올 상반기 각각 점유율 23.5%, 20.4%를 기록. 2위와 3위에 머물렀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 충·방전 원리. 자료=삼성SDI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의 선전이 돋보이면서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2월 SNE리서치는 '리튬이차전지 양극재 기술동향 및 시장전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리튬이온 이차전지용 양극재 시장 수요량이 2025년 약 275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46만톤)와 비교해 6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연평균 성장률은 33.3%에 이릅니다.

삼성SDI에 따르면 충·방전이 가능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본적인 4대 구성 요소에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전해액) 등이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으로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킵니다. 산화환원 반응은 반응물 간 '전자(e-) 이동'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전자를 잃은 쪽을 '산화', 전자를 얻은 쪽을 '환원'됐다고 부릅니다.

양극은 리튬(Li)과 산소(O)가 만난 리튬산화물(Li + O)로 구성돼 있습니다. 배터리의 음극과 양극을 연결하면 도선을 통해 음극의 전자가, 전해액을 통해 리튬이온이 양극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즉 리튬이온에서 분리된 전자가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면 '충전', 반대로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면 '방전'이 되는 원리입니다. 리튬이온이 이처럼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충전과 방전이 이뤄지는 동안 전기가 생깁니다.

배터리의 특성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용량'과 '출력' 입니다. 이러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주 소재가 바로 양극 소재입니다.

양극의 구성. 자료=삼성SDI
리튬은 반응성이 커 자연 상태에 있을 때, 리튬과 산소가 만난 리튬산화물의 형태로 존재합니다. 배터리의 양극에도 리튬산화물의 형태로 리튬이 존재하는데, 리튬산화물처럼 양극에서 배터리의 전극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을 '활물질'이라고 부릅니다.

리튬산화물로 구성된 활물질에 소량의 도전제를 넣어 전도성을 높이고, 바인더를 넣어 이들이 잘 붙을 수 있게 도와준 것이 '합제'로, 작은 입자의 파우더 가루들이 섞여 있는 형태입니다. 이 합제를 얇은 알루미늄기재 양쪽에 발라 양극을 만듭니다. 어떠한 양극 활물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저장되는 전자의 수가 달라지게 되고 배터리의 용량과 전압도 결정되는 셈입니다.

활물질 종류와 장단점. 자료=삼성SDI
양극의 설정을 결정 짓는 양극 활물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리튬과 산소 그리고 다른 물질이 만나 무수한 리튬산화물이 탄생할 수 있지만 현재 전기차 배터리로서 적합한 성능을 내는 활물질은 크게 5가지로 구분합니다. △리튬·코발트·산화물(LCO)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리튬·망간·산화물(LMO) △리튬·인산·철(LFP) 등이 있습니다.

양극 활물질은 리튬과 금속 성분의 조합으로 구성됩니다. 이때 금속의 종류와 비율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집니다. 금속 종류에 따라 니켈(Ni)은 '고용량', 망간(Mn)과 코발트(Co)는 '안전성', 알루미늄(AI)은 '출력' 특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전기차가 요구하는 다양한 스펙을 만족시키기 위해 배터리 업체들은 이들 소재들의 적절한 조합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생산되는 대부분의 전기차용 배터리는 NCA, NCM, LMO 양극 소재들을 적절히 혼합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들은 주로 LFP를 사용합니다. LFP는 높은 안전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장점이 있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고 부피가 크며 출력이 낮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최근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High-Ni) 양극 소재 소식이 많이 들려오고 있는데, 이는 바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함입니다.

배터리의 에너지밀도가 높다는 것은 곧 동일한 용량의 배터리를 더 적은 무게와 작은 부피로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전기차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주행거리의 확대'를 고려하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니켈 함유량이 80% 이상인 하이니켈 양극 소재는 가격 변동성이 크고 가격이 높은 코발트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에서도 강점으로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Energy요모조모]는 석유와 전력 등 어렵게만 느껴지는 에너지 전반의 내용들을 독자들이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한 코너입니다. 에너지 산업의 트렌드 변화와 전망을 다룹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