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주유소. 사진=신지하기자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폭락했던 국제유가가 이달부터 배럴당 4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 종가는 배럴당 0.28달러 상승한 40.6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달 첫째주 미국 내 휘발유 수요가 하루 880만 배럴를 기록하며,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3월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올 초(배럴당 60달러선)와 비교해 3분의 1 토막났던 국제유가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5월 셋째주 리터당 1248.85원을 기록하며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이달 둘째주 1359.38원까지 상승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7째주 만에 휘발윳값이 100원 이상 오른 주유소 가격 표시판을 보고 고개를 갸웃합니다. '기름값이 내릴 때는 더딘데 오를 때는 너무 빨리 오른다'라는 반응입니다.

올해 1월 국제유가는 배럴당 60달러대였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한 지난 4월에는 배럴당 20달러대가 무너졌습니다. 국내 정유사들이 대체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두바이유)를 기준으로 보면 1월 첫째주 배럴당 67.14달러였다가 4월 넷째주 17.59달러로 73.8%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 휘발윳값은 리터당 1558.67원에서 1301.78원으로 16.5% 하락에 그쳤습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기름값이 국제유가 하락폭 만큼 떨어지기 어려운 원인으로 '세금'을 꼽습니다. 국내 보통휘발유 1리터를 기준으로 교통에너지환경세 529원, 교육세 79.35원(교통세의 15%), 주행세 137.54원(교통세의 26%) 등 유류세로 745.89원이 붙습니다. 주유소 판매가의 부가세 10%도 부과됩니다. 여기에 주유소가 마진 등을 고려해 휘발유 최종 판매가를 결정합니다.

이달 첫째주 국내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355.37원입니다. 이 기간 정유사들이 공급한 보통휘발유 세전가는 리터당 406.12원이며, 교통세와 교육세 등 각종 유류세를 부과한 이후 세후가는 1267.73원입니다.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861.61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63.6%에 이릅니다.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도 세금 비중이 높다보니 리터당 900원 이하로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는 사실상 만나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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