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폰 판매 감소 속 태블릿 기능 활용 폴더블폰 대안 부상

삼성 폴더블폰 첫선 후 전세계 격전…혁신 정체 속 새로운 폼팩터로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사진=모토로라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모토로라 등은 올해 하반기 새로운 폴더블폰을 내놓을 예정인데요. 샤오미도 첫 폴더블폰 출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는 명실공히 이 분야 기술 선두 기업입니다. 지난해 '갤럭시폴드'로 화웨이의 '메이트X'와 맞붙었지만 삼성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습니다. 두 폴더블폰은 모두 화면을 옆으로 접는 방식이었습니다.

올 상반기는 화면을 위아래로 접는 클램쉘(조개껍질) 방식의 '갤럭시Z 플립'으로 모토로라와 경쟁했는데요. 모토로라의 클램쉘 방식 폴더블폰 '레이저'는 판매량 면에서 갤럭시Z 플립보다 한참 뒤처지는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레이저는 지난 2월 IT매체 씨넷(CNET)이 진행한 테스트에서 약한 내구성을 지적받기도 했는데요. 2만7000여번 제품을 접고 펼치니 힌지에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를 통한 레이저의 평균 수명은 약 1년으로 추정됐습니다.

지난해 나온 화웨이의 폴더블폰 메이트X 또한 저온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는데요. 이 때문에 기술력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히 신제품을 내놨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내구성 문제는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해 갤럭시폴드는 해외 리뷰어로부터 화면 파손 등 결함 사례가 나오면서 출시 일정이 상당기간 늦춰졌는데요.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고객들의 평가를 봐도 접힘부의 뚜렷한 주름, 힌지 내구성 약화 등이 보완 사항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폴더블폰은 출시될 때마다 전세계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새로운 모바일 시대를 이끌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입니다. 올해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0'에서도 가장 이목을 끈 것은 '갤럭시S20' 시리즈가 아닌, 갤럭시Z 플립이었습니다.

갤럭시폴드2 렌더링 이미지. 사진=아이스유니버스
하지만 아직까지 폴더블폰 판매량은 초라하기만 한데요. 지난해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 판매량은 총 50만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갤럭시S 시리즈의 연간 판매량이 3000만~4000만대, 노트 시리즈가 1000만대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시장에선 올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출하량을 250만~300만대 사이로 전망합니다. 화웨이, 모토로라 등을 포함해도 올해 전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400만대를 넘기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제조사들은 왜 품질 이슈를 감내하면서까지 잘 팔리지도 않는 폴더블폰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일까요. 단순히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시간과 돈을 쏟아붓는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보면 2016년 출시된 갤럭시S7(4850만대) 이후 4000만대를 돌파한 모델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갤럭시S8은 출시 첫 해 3800만대, 갤럭시S9은 3200만대가 각각 팔렸죠.

갤럭시S10은 3700만대가 팔리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해가 갈수록 흥행이 어려워지는 모습입니다. 플래그십폰의 저조한 흥행은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공통 사항입니다.

이로 인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폼팩터가 주목받게 된 것이죠. 폴더블폰은 펼치면 대화면이 나타나기에 태블릿PC 수요까지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모바일 폼팩터에서는 애플이 더 이상 선두주자가 아닙니다. 13년전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출시할 때와 상황이 달라진 것인데요. 다음 세대의 모바일 혁신을 어느 기업이 주도하느냐에 대한 상징성도 매우 큰 것 같습니다.

2000년대에는 무수히 많은 스마트폰 실험작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폴더블폰이 번죽만 요란한 '찻잔 속 태풍'에 그치게 될까요, 아니면 모바일 역사에서 아이폰 이상의 획을 긋게 될까요. 현재로서는 판단하기가 이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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