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의 낮은 건폐율에 트리플 역세권 대단지
송파 대장주 놓고 헬리오시티와 '자존심 대결'
"입지 한수위"…3년새 집값 60% 이상 올라
[편집자주] 대한민국 가구 중 절반이 아파트에 산다. 아파트 중에서도 신축과 대단지 선호현상이 두드러진다. 신축 아파트는 주차 편의성 등에서 단독주택이나 빌라, 오피스텔 및 구축 아파트보다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단지 규모까지 갖추면 커뮤니티 시설의 활성화로 단지 안에서 대부분의 일상생활 향유가 가능해진다. 이렇다 보니 대단지 신축 아파트는 집값 상승률도 더 높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부동산 시장을 리딩하는 주요 아파트 현장을 심층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대상 아파트는 국민은행이 매년 연말 선정하는 시가총액 상위 50위 단지인 ‘KB 선도 아파트 50’에 속하는 단지들이다(※시가총액=모든 세대의 집값 총합, 시가총액이 더 높은 곳의 개별 아파트가 고가 아파트라는 것은 아님, 대단지 아파트는 개별 아파트가격은 높지않아도, 시가총액은 높을 수 있음).

  • 잠실 파크리오 내 보행자 전용도로. 66개동의 정중앙을 가로지르는 보행자 도로 길이는 직선거리 900m에 이른다. 사진=박창민 기자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전국 대표 대단지(6864가구), 잠실 대장주, 아트조경 아파트."

서울 송파구 신천동 17번지에 들어선 '잠실 파크리오'(PARKLIO) 아파트의 별칭들이다.

파크리오는 6월 기준 전국 아파트 가운데 2번째로 큰 규모를 갖췄으며, 잠실 대장주로 불리는 '엘리트파'(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파크리오) 중 하나다. 부지면적의 40% 이상이 녹지공간으로 꾸며진 것은 물론 6개 건설사가 시공을 맡아 준공 때까지 조경 각축전을 벌인 결과, '아트조경 아파트'의 대명사로 거듭난 곳이기도 하다.

'잠실 터줏대감' 파크리오와 최근 신축된 헬리오시티가 '송파 대장주' 자리를 놓고 벌이는 자존심 대결도 세간의 관심사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파크리오 가격이 주춤한 사이 헬리오시티 가격이 신축 아파트라는 강점을 내세워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다만 다수 송파구 공인중개사들은 "신축보단 결국 입지"라는 점을 강조한다. 신축인 헬리오시티가 '귀한 몸' 대접을 받으며 당장은 파크리오를 위협하고 있으나, 신축 효과가 사라지면 결국 입지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파크리오가 더 높은 시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 삼성물산이 시공한 잠실 파크리오 105동, 103동 전경. 사진=박창민 기자
"삼성물산 지은 동이 더 비싸고 가장 인기 많았다"

파크리오 단지명은 올림픽공원의 '파크'(PARK)와 강을 의미하는 스페인어 '리오'(RIO)의 합성어로, 한강과 올림픽공원 조망이 가능한 주거 여건을 갖춘 아파트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파크리오는 2008년 준공된 이후 '대한민국 대표 대단지'라는 명성을 13년째 이어오고 있다.

서울시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지어진 잠실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파크리오는 지하 2층~지상 36층, 66개동, 총 6864가구 규모를 갖춘 '매머드급 대단지'다. 준공 이후 10여년간 단일 단지 기준 '전국 최대 규모 아파트'로 불렸으나 2018년 헬리오시티(9510가구)가 들어선 이후 1위 자리를 내줬다.

잠실시영아파트가 파크리오로 거듭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91년 재건축 조합이 결성된 후 1995년 안전진단을 완료하고, 2001년 건축계획심의를 통과했다. 2003년 조합원 이주를 마치고 2005년 5월 공사 착공에 들어가 2008년 7월 완공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시공은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쌍용건설, 코오롱글로벌, 두산건설 등 총 6개 건설사가 맡았다. 공사 지분은 모두 6분의 1로 같았다.

2008년 8월 입주가 이뤄진 후 상당 기간 파크리오 단지 66개동 가운데서도 삼성물산이 지은 101~106동, 114~120동 등 13개동 가격이 가장 높았다. 삼성물산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에 대한 높은 선호도와 잠실나루역과 가장 가까운 입지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신천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29일 "지금은 단지 내에서 시공사 프리미엄이 많이 없어졌지만, 3~4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물산이 지은 동들과 다른 동들간 가격 차가 컸다"면서 "잠실나루역과 가깝다는 점은 물론, 아무래도 삼성물산이 지었다는 인식이 있다보니 두산건설이 지은 동들도 잠실나루역과 가까운데도 삼성물산 동들이 더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 잠실 파크리오 내 쌍용건설이 설계한 '육각정자'와 연못. 쌍용건설은 몽촌토성 등 단지 주변 백제시대의 유적지를 모티브로 이 조경을 만들었다. 사진=박창민 기자
◇ 6개 시공사 '조경 각축전'…거울연못에서 포석정까지

이달 24일 찾은 파크리오에서는 단지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설계도 눈에 띄었다.

66개동의 정중앙을 가로지르는 보행자 전용도로 길이는 직선거리 900m에 이른다. 이 보행자 도로를 따라 쉴 수 있는 8개의 테마나루터가 들어서 있다. 6개 시공사들이 2개씩 미술조형물을 설치해 놨다. 파크리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재활용 센터 수는 15개소이며, 어린이 놀이터는 11개, 경로당은 4개 등이 들어서 있다.

조경면적이 부지면적의 41.97%, 11만5636㎡에 달하는 만큼, 단지 내 수풀이 무성한 곳들에 들어가면 도심 속 공원을 걷는 듯한 인상도 받을 수 있다. 식재한 수목 수만 해도 관목류 95만그루, 지피류 46만본, 상목교목 7800그루, 낙엽교목 6600그루, 대형 소나무 700그루 등 100만그루를 넘어선다.

파크리오 조경 설계에는 디테일도 숨어있다. 입주민들이 100m 높이의 아파트 동 사이를 거닐다가 느낄 수 있는 폐쇄감을 줄이기 위해 평균 5~6m 길이의 큰 교목을 식재했다. 입주민들의 앙각(낮은 곳에서 높은 곳에 있는 목표물을 올려다볼 때 시선과 지평선이 이루는 각도) 27도 시야에 큰 수목들이 들어오도록 해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한 것이다.

14%로 낮은 건폐율도 입주민들의 쾌적한 주거생활을 돕는다. 건폐율은 부지에서 건축물이 차지하는 땅의 비율를 말하며, 건폐율이 낮을수록 동간 거리가 넓음을 의미한다. 서울 단지들의 건폐율은 통상 20%가 넘는다.

  • 잠실 파크리오 내 현대건설이 설계한 '거울연못' 전경. 사진=박창민 기자
시공 과정에서 6개 시공사들간의 치열한 조경 각축전이 벌어졌다. 한 시공사에서 새 조경기법이 적용됐다는 정보가 입수되면 다른 시공사도 또 다른 조경기법을 도입하면서 '조경 역작' 아파트가 탄생했다는 후문이다.

파크리오 문주를 들어서면 마주치는 진입광장의 거울연못은 현대건설의 작품이다. 열주형태의 조형물에서 물이 떨어지게 하고 연못 내 물이 잔잔히 흐르도록 해 수면거울 효과를 냈다. 삼성물산은 에버랜드 조경팀이 투입돼 생태하천을 만들었다. 쌍용건설은 몽촌토성 등 단지 주변 백제시대의 유적지를 모티브로 육각정자가 놓여진 연못과 흙담을 만들어서 전통성을 살린 조경을 설치했다. 코로롱글로벌은 포석정을 모티브로 한 곡수원 공간을 설계했다. 대림산업은 연못에 수생식물을 식재해 대림산업 동만의 분위기를 냈다. 두산건설은 어린이놀이터 옆에 바닥분수를 설치했다.

입지에서도 파크리오의 규모를 엿볼 수 있다. 파크리오 단지 내에는 잠실초, 잠현초, 잠실고가 들어서 있다. 학생수는 잠실초 1200여명, 잠현초 850여명, 잠실고 650여명 등이다.

파크리오는 3개 전철역이 반경 500m 내에 위치한 트리플 역세권 아파트이기도 하다. 101~120동은 2호선 잠실나루역이 반경 100~200m 거리며, 201~229동과 301~317동은 반경 300~500m 거리에 8호선 몽촌토성역과 9호선 한성백제역 9호선이 있다. 전철역 한 곳에 다수 지하철 노선이 겹쳐 트리플 역세권인 경우는 종종 있으나, 파크리오는 '1전철역 1노선'으로 트리플 역세권 입지를 갖춘 것이다.

  • 잠실 파크리노 문주. 사진=박창민 기자
◇ 마이스(MICE) 개발 호재로 다시 뛰는 집값

잠실 대장주로 불리는 파크리오의 집값은 부침을 겪으면서도 상승세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조성 확정 소식에 집값이 다시 한번 불붙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과 KB부동산 리브온(Liiv ON) 등에 따르면, 파크리오 주력상품인 108B타입과 109타입의 경우 최근 3년새 60% 이상 올랐다. 2017년 6월 108B타입과 109타입은 10억~11억원에서 거래가 이뤄졌으나 이달 108B타입은 16억9500만원(6일, 13층), 109타입은 16억6000만원(5일, 6층)에 각각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최근 잠실 스포츠·MICE 개발 낭보에 가격이 더욱 올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잠실스포츠·MICE 민간투자 사업 적격성조사가 완료됐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잠실 스포츠·MICE 단지 조성사업은 남쪽으로는 서울 지하철2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북쪽으로는 한강, 서쪽으로는 탄천을 끼고 있는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 부지에 전시·컨벤션 시설과 야구장, 수변레저시설, 호텔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파크리오 상가 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에 지난 4월 15억원 중반대까지 떨어졌던 파크리오 시세(108B·109타입)가 마이스 개발 호재로 현재 17억5000만~19억원대까지 호가가 올랐다"고 말했다.

송파구 대장주를 놓고 벌이는 헬리오시티와의 자존심 대결도 그간 주목을 받아 왔다. 2018년 완공해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들어선 헬리오시티는 강남에서 귀한 신축단지다.

준공 이후 파죽지세로 상승세를 보인 헬리오시티는 올해 초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가격 조정을 받던 파크리오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했다. 헬리오시티 주력타입 중 하나인 109E타입과 파크리오 109타입의 가격을 비교하면, 지난 4월 헬리오시티 109E타입은 16억3500만원에 1건 거래된 반면 파크리오 109타입은 각각 15억2000만원, 15억6000만원에 총 2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대략 8000만원 안팎으로 헬리오시티가 높았던 셈이다.

그러다가 최근 파크리오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두 단지와의 매매가 차이가 비슷해졌다고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설명했다. 실제로 가장 최근 거래된 헬리오시티 109E타입 가격은 16억5000만원, 파크리오 109타입은 16억6000만원이었다.

가락동과 신천동 일대 다수 공인중개사들은 헬리오시티의 신축효과가 사라지면 파크리오가 더 높은 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크리오가 입지 면에서 더욱 우위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락동 B 공인중개사는 "당장은 헬리오시티가 더욱 강세를 보일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신축도 결국엔 구축이 되며, 나중에 아파트값을 좌우하는 부분은 입지 영향이 훨씬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중개사는 "파크리오가 건폐율도 헬리오시티보다 낮고, 구축이다보니 서비스 면적도 훨씬 넓다"면서 "입지 측면도 파크리오가 한수 위라는 게 이 일대 중개사들의 공통된 생각인 만큼 차후에는 파크리오 집값이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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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0/06/30 08:00:16 수정시간 : 2020/06/30 08:0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