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온라인 유통이 국내 유통산업의 대세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패턴 변화와 모바일 쇼핑의 성장으로 온라인 채널은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업체들에게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분위기다. 온라인채널을 운영하는 업체들도 모바일 환경을 개선하는 등 온라인 유통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대안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온라인 판로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의 현주소에 대해 알아봤다.

KGC인삼공사가 운영하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정(正)몰’. 사진=KGC인삼공사 제공
[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KGC인삼공사가 운영하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정(正)몰’이 비대면(언택스) 소비 트렌드 속에서 주목받고 있다.

2017년 7월 오픈한 정몰의 회원수는 현재 71만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방문자수는 7만명, 월평균 3만건 이상의 주문이 들어온다.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1분기 정몰 매출은 138억원에 이른다. 1분기에만 지난해 정몰 매출 300억원의 절반 가까이를 벌어들인 셈이다.

정몰의 성공은 인삼공사의 미래를 내다본 긴 안목으로 운영했던 것이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활성화된 요즘 빛을 봤다는 평가다.

정몰은 인삼공사가 1년여 간의 준비 끝에 2017년 7월 선보인 개방형 건기식 전문몰이다. 당시 대부분의 자사몰이 자사 제품만을 고집하던 상황에서 개방형 운영은 이례적이었다.

오픈 당시에도 전체 입점 제품 중 인삼공사의 대표 제품인 정관장의 비중을 8% 정도로만 뒀다. H&B(헬스·뷰티) 종합 온라인 쇼핑몰을 선언한 만큼 그에 맞는 구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오픈 초기 2000개에 불과하던 판매 상품 수는 현재 GNC, 세노비스 등 건기식과 콤비타 마누카꿀, 이롬 등의 헬스푸드, JQ 인증상품, MISURA 등의 안심먹거리, 화장품·뷰티, 반려동물 제품 등 7000개를 넘어섰다. 그러나 정관장 제품은 여전히 전체 구성의 7%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많은 자사몰들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개방형 종합몰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 발 더 빨리 움직인 정몰의 성공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정몰은 준비 당시부터 타깃을 건강기능식품 마니아층으로 잡았다. 오픈 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기식 구매자들은 해외 온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바로 구입(해외 직구)하고 있었다. 국내에 없는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조금 더 싼 값에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건기식의 해외 직구는 안전성에 많은 문제로 지적됐다. 잘못 구입할 경우 건강상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유해 성분이나 사용 금지 원료가 함유됐을 가능성은 물론 제품에 하자가 있음에도 보상이나 반품, 환불 등도 쉽지 않았다.

정몰은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 관리에 신경을 썼다. 정몰에서 판매하는 모든 건기식 제품에는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부착돼 있다. 식약처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또한 위해상품 판매차단 시스템을 도입했다. 유통 중인 상품의 위해성 여부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아 확인될 경우 즉시 판매중단 처리를 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9년에는 대한상공회의소로부터 위해상품 판매차단 시스템 운영 ‘최우수 온라인 유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몰 오픈 초기에 2000개 불과하던 판매 상품 수는 현재 7000개를 넘어섰다. 그래프=KGC인삼공사 제공

정몰은 오픈 초기부터 오프라인 가맹점과의 협력을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온라인몰의 강화가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면 안됐기 때문이다.

이에 디지털 시대에 각광 받는 중개 모델인 O4O(online for offline) 시스템을 정관장 인프라에 맞게 변형시켰다.

전국 800여개의 정관장 매장을 정몰과 연결시켜 온라인에서 구입 후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매장 픽업’ 서비스와 회원의 가입주소를 바탕으로 단골 매장을 연결해 가맹점주가 당일에 직접 전달하는 방식인 ‘매장 배송’ 서비스를 만들었다. 이렇게 발생한 온라인 주문 매출 대해서는 오프라인 매장 점주가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는 구매 편의성을 주고, 가맹점주에게는 새로운 고객의 유입과 매출 성과를 안겨주는 모델을 만듦으로써 고객층의 다양화와 상생경영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어냈다.

이러한 동반성장의 노력을 인정받아 2018년에는 한국프랜차이즈 대상 대통령 표창을 2019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생협력 모범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몰은 오픈마켓 형태로 운영돼 입점사들도 중요한 파트너이다. 정몰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기반을 통해 11번가나 쿠팡 등 대형 커머스 업체들과도 제휴됐다.

이 제휴를 통해 정몰에 입점한 입점사들의 상품도 동시에 연동 판매를 진행하면서 입점사들에게 보다 많은 매출의 기회를 제공한다.

입점사들은 정몰의 다소 작은 고객풀이 아닌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의 고객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정몰은 건강기능식품 판매의 플랫폼 역할을 하며 전문 셀러의 지위도 확보하게 됐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기업, 홍삼제조 기업의 이미지가 강했던 KGC인삼공사가 정몰을 통해 건강식품 구매 편의성을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온라인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모든 H&B 제품의 원스톱 쇼핑은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아우를 수 있는 건기식 전문몰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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