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병원비 자동 결제, 모바일 처방전·증명서 서비스 출시 예정

“내년까지 등록회원 1000만명 달성”…‘규모의 경제’ 이뤄내겠다”

“서비스 다양화·고도화에 집중…10년 내 ‘전 국민 플랫폼’ 성장”

송용범 비브로스 대표가 14일 서울 강남구 똑닥 사옥에서 '똑닥' 어플을 실행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언택트(Untact, 비대면) 트렌드가 대두되고 있다. '똑닥'이 제공하고 있는 모바일 병원 예약접수 서비스는 물론, 앞으로 선보일 모바일 병원비 결제, 모바일 처방전 등도 의료진, 환자들 모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로 정착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서울 강남구 똑닥 사옥에서 지난 14일 만난 송용범 비브로스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내년 말까지 등록회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비브로스가 운영하는 똑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병원 예약접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환자 진료 접수, 수납, 처방 등을 관리하는 병원 의료정보시스템(EMR)과 직접 연동하는 시스템을 독점해서 사용하고 있다.

송 대표는 5살, 7살 자녀를 둔 두 아이의 아빠다. 그는 소아과에 방문한 두 아이가 진료를 받으려고 30분 이상 기다리는 모습에 ‘왜 굳이 병원에 방문해서 기다려야하지?’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리고 병원 방문해서 접수하는 문화가 고정관념이라고 판단, 2013년 비브로스를 출범하고 2017년 ‘똑닥’ 앱을 출시하게 됐다.

송 대표는 “똑닥의 성공을 한 번도 의심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성공의 근거는 명확했다. 진료 대기시간에 내 아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2차 감염 염려와 대기시간을 보다 생산적으로 활용하고픈 니즈(Needs)는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이다. 두 아이를 키우는 송 대표의 경험에서 나오는 확신이기도 하다.

송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똑닥이 짊어질 '사회적 짐'이 더욱 무거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익숙한 문화와 매크로(Macro·거대한) 시각 자체를 바꾸려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필요하고 수 백억원을 사용해도 바뀌지 않을 수 있다”라면서 “하지만 코로나19로 언택트 트렌드가 대두되면서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똑닥의 역할도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초 약 300만명이던 똑닥 등록회원 수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100만명이 증가하면서 이달 4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5월(163만명)과 비교하면 한 해만에 250만명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똑닥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송 대표는 수익성을 높이기보단 서비스 다양화와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것이 ‘전 국민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순서’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모바일 플랫폼의 비즈니스 정석은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그 안에서 플랫폼 헤게모니(Hegemony·주도권)를 쥐게 됐을 때 자동적으로 수익화가 이뤄진다는 것이며, 이러한 시스템적 관점에서 봐야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라면서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등도 수익보다는 해당 서비스의 본질적인 측면에 집중한 결과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송용범 비브로스 대표가 14일 서울 강남구 똑닥 사옥 내 사훈인 '사람들이 건강해지는 편리한 방법을 제공한다'가 적혀진 벽면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혜영 기자
다음은 송 대표와의 일문일답.

▶ 똑닥의 타겟층은 어떻게 되나.

그 동안 타겟층은 소아과 다니는 아이들과 그리고 부모님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신기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동네 소아병원들이 똑닥을 도입하면서 그 주변 이비인후과, 내과 등을 진료과목으로 둔 병원들이 먼저 똑닥과의 제휴를 신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성인 진료 영역으로까지 확장하면서 전 연령대가 타겟층이라고 볼 수 있다.

▶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으로서 비브로스만의 장점 및 특화 서비스는.

현재 EMR 기업들과의 독점 계약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병원 예약접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EMR 프로그램에는 병원비, 처방전, 병원증명서 등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어 이를 모바일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 병원비, 처방전 등 관련 모바일 서비스 출시는 언제쯤 이뤄지나.

모바일 병원비 결제 서비스는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진료를 보고 나서 결제를 할 때 카카오 택시와 같이 신용카드 등록메뉴로 병원비가 자동 결제된다. 모바일 처방전과 병원증명서 서비스는 내년까지 마무리 된다. 모바일 처방전과 병원증명서 서비스는 해당 내용이 사용자 폰에 들어가는 서비스로, 모바일 처방전 서비스의 경우 약국에 자동 전달되고 모바일 병원비 결제 서비스와 함께 이용해 약제비를 자동 결제할 수 있다.

▶ 모바일 진료비 결제 서비스 외에 연내 선보일 다른 서비스는.

병원비 자동 결제 서비스의 연장선상에서 올해 3분기 ‘똑닥 페이’가 출시될 예정이다. 진료받은 병원에서 환자 관리를 위해 제공하는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도 똑닥에 보강해 병원과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보완할 계획이다. 또한 ‘병원 검색 서비스’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 똑닥 병원 검색 서비스는 기존 병원 검색 서비스와 뭐가 다른가.

현재 1차 의료기관의 병원 정보는 매우 분절적이고 단편적으로 밖에 제공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동네에서 수액주사를 맞고 싶은데, 포털사이트에서 수액주사를 검색하면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렵다. 장염에 걸려 장염을 검색해도 엉뚱한 정보가 다수다. 이번에 출시할 병원 검색 서비스는 의료진들마다의 진료항목 중 주 진료항목이 무엇이고, 그동안 어떤 항목에 대한 진료를 많이 봐왔는지, 해당 병원에서 수액주사를 맞은 분들의 수는 어느 정도 되는 지 등을 제공해 사용자가 아플 때 방문할 로컬병원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비브로스는 의료 관련 플랫폼으로서 그 동안 어떤 역할을 해왔나.

병원 예약접수 서비스를 통해 환자들의 진료 대기시간을 줄여 병원 방문 시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 2차 감염을 예방하는 데 일조했고, ‘실시간 마스크 지도’와 ‘마스크 재량 알림’, ‘코로나19 사전 문진 기능’ 서비스를 선보였다.

▶ 실시간 마스크 지도, 마스크 재량 알림, 사전 문진 기능은 어떤 서비스인가.

실시간 마스크 지도는 전국 어디서나 이용자 주변의 공적 마스크 판매처 위치, 입고 시간, 재고량 등을 5분마다 업데이트해 알려주는 서비스다. 출시 후 일주일 동안에만 약 415만 건의 이용 횟수를 기록했다. 마스크 재고량 알림은 사용자의 마스크 구매 가능 요일마다 자동으로 앱 알림을 통해 주변 마스크 판매점의 위치와 재고량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모바일 진료 접수 시 최근 해외 방문 이력과 발열 여부 등을 묻는 코로나19 사전 문진 기능도 선보였다. 이 기능은 출시 한 달 만에 이용횟수 100만 건을 돌파했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바라보는 관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산업들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음식 서비스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 주문보다는 배달 주문을 증가하고 모바일 쇼핑도 늘 것으로 보인다. 진료 서비스의 경우도 언컨택 트렌드가 계속 대두될 것으로 예상되며 모바일 예약 접수, 모바일 병원비 결제, 모바일 처방전 등 서비스가 의료진, 환자들 모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로 정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 전략은.

도의적인 측면에서 국민들의 감염병 예방에 기여할 수 있도록 똑닥의 새로운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다. 병원 입장에서도 신용카드 영수증, 처방전 출력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처방전 등 종이를 가지고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부에서도 페이퍼리스(Paperless) 시대를 생각하고 있어 똑닥의 새 서비스가 정부 정책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

▶ 모바일 처방전 서비스 등이 규제적인 문제는 없나.

데이터 관점에서 똑닥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스마트폰에 보관되기 때문에 문제 없다.

▶ 월간 사용자 수(MAU)나 회원 수 목표가 있나.

새롭게 선보일 모바일 서비스들과 함께 내년 말까지 등록회원 수 1000만명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인구통계학 상 우리나라 10세 이하 영유아와 이들의 부모님 인구가 1500만명이다. 이 가운데 1000만명 이상이 회원이고 지속적으로 예약 서비스를 이용하면, 10년 내 영유아는 청소년이 되고, 부모님들도 노화되면서 똑닥은 카카오톡, 네이버처럼 '전 국민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모바일 헬스케어 최초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비브로스의 비전은.

의사, 간호조무사, 약사가 자신의 본연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돕고자 한다. 의사는 진료에 집중하고, 간호조무사는 실제 환자 케어에 집중하고, 약사는 약 제조와 복약 처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 외적인 부수적인 태스크(Task·과업)들은 모바일화 시키겠다. 이를 통해 환자들도 진료 외적인 부분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 엔터프리너형 송용범 대표는…

송용범 비브로스 대표는 30대의 젊은 나이로 '똑닥' 앱을 출시해 국내에 '모바일 병원 예약·접수'라는 새로운 문화를 자리잡게 한 벤처창업가다.
1983년생인 송 대표는 세종대에서 컴퓨터공학과 경영회계학을 전공했다. SBI저축은행에 입사해 기업금융 업무를 맡았다. 닐슨코리아에서는 마케팅 애널리스트와 광고분석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다.
만 30세이던 2013년 12월 비브로스를 설립하고, 3년여간의 준비 끝에 2017년 3월 똑닥을 출시했다.
비브로스가 운영하는 똑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병원 예약접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헬스케어 O2O(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이다. 출시 첫 해 약 30만명이던 똑닥 등록 회원 수는 3년만에 400만명을 돌파했다. 제휴를 맺은 병원 수만 1만3000여곳에 이른다.
이 같은 고속 성장의 밑바탕에는 송 대표의 기업가 정신이 녹아있다. 그는 도전정신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갖춘 '엔터프리너'(Entrepreneur)형 리더로 알려졌다.
인적 네트워크가 전무했던 헬스케어 업계에 뛰어들어 병원 의료정보시스템(EMR) 기업들과 투자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했다. 그 결과 EMR 프로그램 연동 독점 계약을 성사시키고, 신한금융투자 등으로부터 200억원의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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