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프리콘 활용 통해 기술력 '업'…2차전지 재활용·수처리 사업 확장

"4차 산업혁명 시대 이끄는 건설산업 리더로 글로벌 탑 티어로 비상할 것"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압박과 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 산유국의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대표 건설사들은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항공부터 석유화학까지 신(新)성장 동력 확보에도 전력을 기울이는 등 ‘변신’도 꾀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실적이 좋은 건설사들의 뉴 비전을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시리즈로 연재한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GS건설이 자사의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Xi)'의 흥행에 안주하지 않고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녹색성장 시대를 맞아 새로운 항해에 나서고 있다.

방향키는 '기술 고도화'와 '친환경'으로 잡았다.

GS건설은 건설업에서 모듈러건축, 프리콘(Pre-Con) 등 스마트 건설을 위한 기술 노하우 확보와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건설 외 분야에선 태양광 발전, 2차전지 재활용, 수처리 등 친환경 사업 진출 및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선진 모듈러기술 흡수…프리콘 영역 '강자'로

올해 초 GS건설은 미래 건설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외 모듈러주택 건축업체 인수를 택했다. 모듈러주택은 공장에서 집 구조의 70~80%를 미리 만들고 현장에서 ‘레고 블록’을 맞추듯 조립해 주택을 짓는 공법을 사용한다.

GS건설은 유럽과 미국에 기반을 둔 해외 모듈러주택 건축업체 3곳을 동시에 인수하기 위해 나섰다. 모듈러 기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모듈러 시장을 선점하려는 복안이다.

GS건설은 올해 1월 단우드(폴란드), 엘리먼츠(영국) 등 2곳 인수를 완료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인수 예정인 미국 철골 모듈러업체인 S사에 대해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실사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인수계약 시점이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주요 사항에 대한 협의는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모듈러 3사의 총 인수금액은 최소 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내 3개 주택 모듈러업체의 인수합병이 마무리 되면 추가적인 매출과 이익성장이 기대된다"며 "3사의 총 매출규모(2019년 기준)는 약 4000억원"이라고 했다.

GS건설은 스마트 건설의 핵심분야인 프리콘 영역에서도 명성과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프리콘은 3D 모델링을 이용해 실제 시공전 미리 가상 시공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정 간 간섭 및 설계 오류를 사전 파악해 리스크를 최소화시키는 기술이다.

2013년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빠르게 프리콘팀을 꾸린 GS건설은 현재 국내 '프리콘 강자'로 자리매김 했다. 그간 민간부문(하나통합데이터센터, 2015년)과 공공부문(시흥 은계 S-블록 공공주택, 2017년)에서 각각 국내 최초로 프리콘 공사를 따내며 노하우를 축적했다. 2018년 개통한 세계 최초 경사 주탑 현수교인 '노량대교'는 GS건설의 프리콘 역량을 결집한 작품이다.

현재 리모델링이 진행 중인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호텔 공사에도 프리콘 기법을 적용했다. 지난해 프리콘 단계를 거쳐 올해 1월부터 리모델링을 위한 철거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1월 9일 포항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포항 규제자유특구 GS건설 투자협약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이강덕 포항시장,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GS건설 제공
◇물기업에 통큰 투자…자산운용업 진출로 시너지 예상

GS건설은 건설 외 분야에서도 새 먹거리 찾기에 시동을 걸었다. 사업 영역 확장의 콘셉트는 친환경이다.

우선 GS건설은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와 관련한 '통큰' 투자를 단행했다. GS건설은 지난해 GS이니마 지분 확대와 브라질 수처리업체 인수합병 등에 4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2012년 '비전 2020'을 선포하며 목표로 세운 글로벌 10대 물기업 달성의 연장선상이다.

올해 1월에는 전기차에 쓰이는 2차전지(리튬이온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사업에 진출했다. 1차로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해 2차 전지에서 연간 4500톤(t)의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의 유가금속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포항시 재활용 규제자유특구에 짓는다. 이어 2차 투자로 연간 1만톤 규모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GS건설 전 직원의 절반 이상이 전지전자·화학·기계·소재 분야 엔지니어인 만큼 이번 사업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GS건설은 태양광 발전사업에서도 글로벌 보폭을 넓혔다.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 태양광발전사업으로 세계 민자발전산업(IPP)에 처음으로 발을 들인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인도 태양광 발전사업에도 진출했다. GS건설은 향후 태양광 발전사업을 토대로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 지역 등으로 진출 영역을 확대해 글로벌 IPP 디벨로퍼로서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GS건설은 태양광 발전사업 확대의 일환으로 스마트팜 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GS건설은 전남 여수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까지 175억원을 들여 도성마을에 스마트팜을 짓기로 했다. 스마트팜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이용해 농장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농장을 뜻한다.

GS건설 관계자는 "건설업이 정책 방향이나 규제 등에 따랄 업황 변동폭이 큰 만큼, 보완책으로 신사업 진출을 준비해 왔다"라면서 "신사업 진출 결정은 단시간 내 이뤄진 것이 아니라 4~5년 전부터 차근히 검토해 온 끝에 이제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의 자회사인 자산운용사 '지베스코'도 주목할 만하다. 지베스코는 건설 안팎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GS건설의 자금조달 허브(Hub)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50억원을 출자해 법인 등기를 마친 지베스코는 올해 상반기 내 운용사 등록을 완료할 예정이다.

지베스코 자회사 신설은 GS건설이 디벨로퍼로서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도급공사에 머물지 않고 제안형이나 투자형 개발사업 추진 시 자본조달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규 개발을 통한 개발이익은 물론 장기보유 후 매각 차익을 거두는 등 수익 다각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개발 후 분양하지 않아도 지베스코가 펀드를 통해 선매입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GS건설 계열사 가운데 자이S&D(자이에스앤디)가 이미 부동산 자산관리(PM)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지베스코가 운용하는 펀드가 인수한 자산의 관리를 자이S&D에 맡기는 방식을 통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형 개발사업의 연장선 상에서 GS이니마와의 협업도 예상된다. GS건설은 수처리플랜트 건설에 투자형 개발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 과정에서 지베스코도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GS건설 e-브로슈어에서 "GS건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건설산업의 리더로서 혁신적 도전과 열정으로 지속가능한 세상의 가치를 건설하며 글로벌 탑 티어(Global Top Tier)를 향해 더 높이 비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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