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문재인 정부 들어 공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 강조했던 생산성이나 수익성보다는‘사회적 가치’를 최우선 목표로 하는 공공성 중심으로 공기업 경영평가가 전환되는 분위기다. 아무리 사업적인 성과가 좋아도 사회적 가치창출 노력을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에 따라 평가등급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사회적, 경제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창출, 삶의질 개선, 상생노력 등 사회적 가치실현을 높이고 있는 공기업들의 노력에 대해 알아봤다.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사진=한국교통안전공단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통사고 사망자 줄이기’ 등 다양한 사회적가치 실현에 힘쓰고 있다.

최근 공단은 ‘안전속도 5030정책' 캠페인을 통해 도로에서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이 캠페인은 도시 내 차량 속도를 간선도로는 시속 50㎞, 이면도로는 시속 30㎞로 하향시킨다는 내용이 골자다.

공단에 따르면 지난 6년(2012~17년)간 OECD 회원국 평균 인구 10만명 당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는 1.1명 수준이지만, 한국은 3.5명으로 3배 이상 높은 실정이다.

이에 공단은 시범사업으로 서울시 종로(세종대로사거리~흥인지문교차로) 구간에서 안전속도 5030을 먼저 도입했다. 시범사업 효과 분석결과, 보행 부상자는 22.7%, 야간 급가속은 71.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범사업 기간동안 보행자 교통사고 건수는 19건에서 시행 전 동기간 16건으로 15.8% 감소했으며, 보행 부상자 수는 22명에서 17명으로 22.7% 각각 감소했다. 이 수치는 안전속도 5030 시행이전 5년간 보행자 교통사고 감소율이 2.5%, 부상자 수가 등락을 반복해 큰 변화가 없음을 감안하면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속도 10km 하향으로 인한 우려사안은 교통체계 운영 효율성 부문에서도 교통량이 많은 오후 2시와 6시에 주행속도가 오히려 소폭 증가, 영향이 거의 없거나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권병윤 공단 이사장은 “일반도로에서 제한 속도를 낮춰도 주행 시간에는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사고 위험은 크게 낮아진다”며 “‘안전속도 5030’ 정책의 조기정착과 안정적인 시행을 위해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오른쪽)이 강지원 희망VORA 회장에게 공단 임직원의 월급으로 모금한 1억6100만원울 전달하는 모습. 사진=한국교통안전공단
◇ 코로나19 고통분담…자발적인 나눔으로 상생 실천

공단의 사회적 가치실현은 도로 밖에서도 진행중이다. 공단은 '코로나19' 고통분담을 위해 조금 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공단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1억6100만원을 비영리법인 '희망VORA'에 기부했다. 희망VORA는 교통사고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된 단체로, 기부금은 공단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공단 이사장을 비롯한 5명의 상임이사는 고통분담을 위해 월급여 30%를 오는 7월까지 반납하기로 했고, 관리직의 경우 직급에 따라 각각 50만~80만원까지 반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공단은 해당 기부금으로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경북 지역 농가의 쌀을 구매, 공단 본사가 있는 경북 김천지역 내 교통사고 후유 장애 가정 2624세대에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공단은 드론을 활용해 김천지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총 59곳의 방역을 지원하는 등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선제적인 활동을 펼쳤다.

공단 관계자는 “기부금은 교통사고 피해 유가족 가운데 초·중·고등학생 총 988명의 유자녀에게 태블릿PC와 온라인 학습권을 제공하는 데 쓰일 예정”이라며 “최근 온라인 개학으로 생길 수 있는 ‘학습 사각지대’를 막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임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교통안전공단
◇ 내부 안전환경에도 철저...‘공공기관 안전활동 평가’서 최고등급

안전을 중시하는 공단의 사회적가치 실현은 사내에서 먼저 빛을 발했다. 권병윤 이사장의 안전보건경영체계가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다. 공단은 지난해 ‘공공기관 안전활동 수준 평가’에서 최고 수준인 S등급을 달성했다.

이 평가는 공공기관 작업장 안전강화 대책의 하나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 조성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에서 올해 처음 시행한 제도다. 128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안전보건체제 △안전보건활동 계획 △안전보건활동 수준 △안전보건활동 성과 등 4개 분야, 총 34개 평가지표를 서류 및 현장심사를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 D, E 총 6등급으로 나뉜다.

올해도 공단은 근로자와 경영진이 한마음 한뜻으로 ‘안전한 일터 조성을 통한 우리 모두의 안전을 국민과 함께’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권병윤 이사장은 “위험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으나 우리의 꾸준한 관심과 대비로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지난해 공공기관 안전활동 수준 평가 S등급 달성을 계기로 국민의 안전뿐만 아니라 우리 직원들의 안전까지 함께 지키며 더욱 신뢰받는 안전한 공공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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