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문재인 정부 들어 공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 강조했던 생산성이나 수익성보다는‘사회적 가치’를 최우선 목표로 하는 공공성 중심으로 공기업 경영평가가 전환되는 분위기다. 아무리 사업적인 성과가 좋아도 사회적 가치창출 노력을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에 따라 평가등급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사회적, 경제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창출, 삶의질 개선, 상생노력 등 사회적 가치실현을 높이고 있는 공기업들의 노력에 대해 알아봤다.

진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전경.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성 중심' 경영 실천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사회적 가치 실현 로드맵인 '사회적 가치 종합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지난해 이를 보완환 '사회적 가치 2.0 추진계획'를 다시 한번 발표하면서 사회적 가치 실현에 대한 국민 체감도를 높였다.

또한, 사회적 가치 창출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공공기관 최초로 개발함으로써 공공성 중심 경영방침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대내외에 공식화 했다.

◇ 2018년 청사진 '설계' → 2019년 사회적 가치 중심 경영 '정교화'

LH가 수익성 중심에서 공공성 중심으로 경영패러다임 전환을 본격화한 시기는 2018년이다.

그 해 6월 '사회적 가치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전으로 "사람과 세상을 이어가는 행복터전, with LH'을 선포하고 변화와 혁신을 약속했다. 이후 다음달에는 공공기관 최초로 '사회적 가치 영향평가' 제도를 도입했다. 사회적 가치 영향평가는 내부규정의 입안단계에서부터 사회적 가치 실현 관점에서 요인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평가하는 제도다.

같은 해 9월에는 사회적 가치 실현 추진 체계와 실행 계획을 총망라한 '사회적 가치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이 종합계획에는 혁신, 포용, 소통과 인권, 안전, 일자리 등 사회적 가치 13개 요소를 연계한 20개 전략 과제와 74개 단위 과제, 12개 지역 맞춤형 과제가 담겼다.

2019년 LH는 종합계획 토대 위에 사업을 이행하면서 사회적 가치 실현을 보다 구체화하는 데 주력했다. 4월에는 공공기관 최초로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를 측정하는 기준과 지표를 개발했다. 국민 주거생활안정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본연의 목표를 실행하면서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하고자 객관적 지표를 만든 것이다.

LH가 해당 지표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사는 2018년 기준 8조2000억원의 재원을 사회성과 창출을 위해 투입해 취약계층 주거비 절감와 중소기업 성장 효과, 임대주택 주거 안전강화 분야에서 5조3000억원의 사회성과를 창출했다.

안전 강화를 통한 사회적 가치 제고에도 힘을 싣었다.

LH는 지난해 6월 조직 개편을 통해 전사적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로서 '안전기획단'을 사장 지속기관으로 창설하고, 각 지역본부에는 안전관리센터를 신설했다. 안전기획단은 건설현장 안전사고를 줄이고 건선현장과 보유자산에 대한 안전관리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같은 달 LH는 '사회적 가치 2.0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 종합계획에 대한 세밀한 조정 작업이 이뤄진 것이다. 기존 계획과 비교해 사회적 가치 중심 관리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안정 지원 확대했다는 것이 LH의 설명이다.

변창흠 LH 사장은 새 추진계획 발표 당시 "사회적 가치 2.0 추진계획을 통해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 성과 두드러져…희망 상가 공급 확대도

사회적 가치에 방점을 둔 행보에 따른 성과는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2018년 기준 공공부문 최대 규모인 약 18만5000명의 고용을 창출했고, 2017~2018년 비정규직 171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또한 지난해 신규 채용인원도 841명(2019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졌다. 청년인턴 유형 가운데 채용형 인턴 비율이 42.1%로 높아진 점도 눈에 띈다. 2016년 채용형 인턴 제도를 도입한 이래 줄곧 채용형 인턴 비중은 28%대 머물러왔다. 청년 지난해 청년인턴 규모는 총 1550명으로, 체험형 898명, 채용형 652명을 각각 채용했다.

여성 신규채용도 233명을 기록하며, 전년(175명)보다 33% 늘었다. 이는 종전 2014년~2018년 여성 신규채용 인력 평균치인 83명과 비교해 3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LH의 손길이 이어졌다. 희망상가 공급 확대가 대표적이다.

'LH 희망상가'는 청년과 경력단절여성, 사회적 기업·영세소상공인에게 장기임대주택 단지 내 상가를 저렴한 조건에 장기간 빌려준다. LH는 지난해 전국 36개 지구에 217호의 상가를 신규 공급하며 2018년(188호)보다 공급물량은 29호 늘렸다.

건설근로자 권익 향상도 이뤄졌다. 건설근로자 잔자카드제를 2018년 5000명 수준에서 지난해 3만4000명으로 확대 적용해 노임 정상 지급 등 근로자 복지 향상에 기여했다.

이 같은 성과는 사회적 가치 부문 각종 수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8월 열린 2019년 대한민국 소비자대상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부문' 수상기관에 선정된 데 이어 11월에는 제45회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부문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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