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문재인 정부 들어 공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 강조했던 생산성이나 수익성보다는‘사회적 가치’를 최우선 목표로 하는 공공성 중심으로 공기업 경영평가가 전환되는 분위기다. 아무리 사업적인 성과가 좋아도 사회적 가치창출 노력을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에 따라 평가등급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사회적, 경제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창출, 삶의질 개선, 상생노력 등 사회적 가치실현을 높이고 있는 공기업들의 노력에 대해 알아봤다.

정윤모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사진=기술보증기금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기술보증기금이 ‘포용적 금융’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보는 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돕는 본연의 역할을 물론,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지원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다. 이러한 사회적 가치 실현 공로를 인정받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최근 2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았다.

◇사회적가치 꿈꾸는 기업의 ‘디딤돌’

정윤모(왼쪽 다섯번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등 관계자들이 2018년 11월 23일 서울 성수동 소셜벤처가치평가센터 개점식에서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사진=기보 제공
기보는 사회적가치를 꿈꾸는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방안들을 마련하고 이들 기업의 꿈을 실현해주기 위한 든든한 ‘디딤돌’ 역할을 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기보의 소셜벤처 지원제도다. '소셜벤처'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취약계층 고용, 환경보호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기업을 말한다. 소셜벤처는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살리면서도 일자리 창출 등 사회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보는 이러한 소셜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18년 ‘소셜벤처 임팩트 보증 상품을 출시하고 ‘소셜벤처기업’에 대한 보증지원 제도를 운영중이다.

기보는 이 제도를 통해 2018년 685억원 규모의 보증을 시작으로 지난해 841억원 등 총 2년간 1526억원의 보증을 지원했다. 올해 1분기에도 270억원의 보증지원을 완료했다. 기보는 이처럼 소셜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매년 확대해 2022년까지 총 5000억원 이상을 보증할 방침이다.

보증지원외에도 소셜벤처기업의 발굴·육성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기보는 2018년 10월 소셜벤처 집적지가 형성돼 있는 서울 성수동에 ‘소셜벤처 가치평가센터’를 설치했다.

소셜벤처 가치평가센터는 △소셜벤처 평가시스템 구축 △민간자문단을 운영 △소셜벤처 실태조사 △데이터베이스(DB)관리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한 구심점 역할을 수행중이다. 유망 소셜벤처 발굴부터 금융지원, 컨설팅 등 소셜벤처의 창업과 성장을 위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6월에는 스웨덴과 소셜벤처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스웨덴은 소셜벤처 선진국으로 꼽히는 국가다.

기보는 스웨덴 기업진흥원과의 협약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소셜벤처 사업화을 지원하고 해외진출 희망 소셜벤처 발굴·육성 등 소셜벤처 육성경험을 공유하는 등 활성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중이다.

기보는 사회적가치 창출을 위해 안전경영활동을 펼치는 우수 중소기업의 성장도 지원하고 있다. 기보는 안전보건공단과 지난해 5월 ‘안전경영활동 우수기업 지원협약’을 맺고, 안전경영활동 우수기업에 대한 맞춤형 금융지원을 실시했다.

구체적으로 기보는 안전보건공단이 추천한 안전경영활동 우수기업에 대해 컨설팅, 기술이전·사업화를 지원하고 보증비율 우대, 보증료 0.2%포인트 감면 등을 통해 우대보증을 제공했다.

◇‘포용·상생’…어려움 돕는 기보

'희망리어카 모습' 사진=기술보증기금 제공
기보는 포용적 금융 등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하고 있다.

우선 기보는 보증기관 최초로 원금감면 제도를 시행해 실패한 기업인에 대해 재창업과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중이다. 원금감면 제도는 변제자력이 없어 채무상환이 어려운 주채무자의 신용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채권평가, 상환능력, 정상화노력 등을 기준으로 특수채권 채무자가 부담하고 있는 채무원금을 최대 90%까지 감면해주는 제도다.

기보는 이 제도를 통해 올해 3월 현재 채무자 477명에 대해 신용회복을 지원, 사업도산으로 경제적 기반이 취약해진 실패기업의 경영주에게 재기의 발판을 제공했다. 또, 주채무자가 이 제도를 통해 상환의 주체로 나서게 되면서 관련 연대보증인의 피해도 줄었다.

기보는 원금감면 제도와 함께 채권소각을 통한 재기지원제도도 시행중이다. 채권소각제도는 과거 실패로 ‘발목잡히는 일’이 없도록 회수 가능성이 없는 채권을 소각하고 채무자의 채무 기록을 삭제하는 것을 말한다. 채권소각을 통해 지난해말 현재 총 1만7799명의 채무자에 대해 정상적인 금융활동을 할수 있도록 도왔다.

기보는 또, △사전 재기지원 △재기금융지원 △사후관리 및 추가지원 순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재기지원 시스템을 구축, 체계적으로 기업인의 재기를 지원하고 있다.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활동도 꾸준히 진행중이다. 대표적인 활동이 ‘희망리어카 사업’이다. 이 사업은 폐지를 수거해 생계를 유지하는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해 경량 리어카를 기부하고, 리어카 프레임 양면에 기관의 홍보물을 부착한 대가로 광고비를 지급하는 상생모델 방식이다.

희망리어카 사업은 2018년 부산 남구, 북구 지역 중심으로 첫 시작된 이후 부산항만공사, 부산도시공사가 기보의 사업에 동참하면서 현재 부산 남구·북구·중구·사하구·해운대구에서 총 25대가 운영되고 있다.

기보는 최근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관해서도 ‘포용적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실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자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인 21조9000억원의 보증을 중소·벤처기업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9000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기보는 특히 취약업종과 코로나19 피해가 큰 지역에 특례보증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기보의 코로나19 특례보증은 올해 총 9050억원이다. 기보는 이중 3000억원을 별도로 배정해 대구·경북 소재 기업에 지원중이다. 또 영세·취약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초저금리대출, 전액보증(대출금의 100%) 등도 4월1일부터 실시해오고 있다.

기보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발굴·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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