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스탠퍼드 대학교 캠퍼스 내부에 위치해 있는 ‘Windhover’ 건물에서 한 학생이 휴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스탠퍼드대 홈페이지 캡처
[편집자주] 최근 들어 건설사간 대규모 조경과 커뮤니티 설계 경쟁이 치열하다. 조경공간은 단지 내 첫 인상을 좌우하고 미관상으로 좋을 뿐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 및 집 안팎의 공기정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커뮤니티의 경우 아파트 선택의 핵심요소 중 하나로 삶의 질을 높이고 집값 상승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건설사가 특화 경쟁에 힘쓰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조경과 커뮤니티 특화 단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들의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이 갈수록 진화하는 만큼 시공능력 기준 국내 1위 건설사인 삼성물산이 최근 입주민의 몸과 정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단지를 선보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의 시행과 함께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인 ‘코로나 블루’를 달래기 위한 명상서비스도 등장한 가운데 삼성물산은 이에 앞서 명상을 목적으로 한 아파트 조경 공간을 건설한 것이다.

삼성물산이 이 같은 명상 특화 조경 공간을 시공한 것은 해외 모범 사례에서 힌트를 얻은 결과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명상 특화 조경 단지를 고심하던 중 미국 샌프란시스코 스탠퍼드 대학교에 있는 ‘Windhover(Hover는 ’맴돌다‘ 라는 뜻이 있음)’라는 건물에서 명상 공간을 찾아냈고 2018년 미국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스탠퍼드 대학교 캠퍼스 내부에 위치해 있는 명상 특화 쉼터 공간인 ‘Windhover’ 건물 전경. 사진=스탠퍼드대 홈페이지 캡처
이 곳은 스탠포드대 학생들의 명상과 마음 챙김을 위해 지어진 건물로, 학생증 등을 태그하고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핸드폰이나 노트북 등 일체의 전자제품 사용이 허가되지 않은 공간인 만큼, 매우 조용한 정적의 공간이다.

해당 건물은 실내에서 외부를 바라보며 명상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조성이 돼 있다.

아늑한 공간 조성을 위해 생울타리 또는 가벽으로 주변을 차폐해 외부 시선을 차단하고, 건물 주변에는 연못 등 정적인 수경시설을 도입, 연못 위에는 점경물, 실내에는 벽화 등 미술작품을 도입해 따뜻하고 포근한 공간이 조성돼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장을 탐방한 결과 건물 내부와 외부가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최적의 명상 공간을 조성하고자 협업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물산 측은 이와 같은 공간을 래미안 조경에 접목시키고자 고심했고, 주거에서 적용할 수 있는 유사한 공간은 필로티라고 판단했다.

그 결과 탄생한 단지가 지난해 6월 완공된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다.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52번지 일대에 위치해 있던 잠원 한신 18·24차 아파트를 통합해 재건축한 아파트로 지하3층~지상 32층, 6개동 총 475 가구로 규모로 공급된 단지다.

삼성물산이 시공한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단지 내부의 명상 특화 공간인 필로티 가든 전경. 사진=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 관계자는 “래미안 리오센트 단지 내부에 필로티 내부의 건축과 외부의 조경이 서로 연결되는 ‘필로티 가든’을 도입했다”며 “래미안 리오센트의 조경을 시공하는 과정에서 ‘Windhover’의 주요 요소를 조경설계사와 협업을 통해 구체적으로 발전 시켜갔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스탠퍼드대의 Windhover 건물과 같이 래미안 리오센트에 아늑한 공간을 도입 하기 위해선 공간 구획 및 외부 시선의 차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래미안 리오센트에 가벽과 목재 루버 등을 도입하고, 필로티 주변에는 정적인 수경시설, 필로티 내부에는 외부를 감상할 수 있는 휴게소파 등을 도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기존의 조경 휴게공간은 파고라 등 별도 쉼터를 만들고 파고라 내부에 벤치 등 도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당사는 래필로티 가든의 도입을 통해 별도의 파고라 설치 없이, 건축과 조경이 서로 연계돼 쾌적하게 쉴 수 있는 휴게공간을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의 필로티 가든은 아파트 내 열린 공간인 필로티(건축물 하단부를 텅 빈 구조로 만들기 위해 세운 기둥)를 활용해 각 동별로 정원을 조성해 아늑한 공간을 연출한 공간이다.

기존 아파트 단지들의 필로티는 통상 자전거 보관소 등으로 활용돼왔지만, 삼성물산은 단지 내 필로티가 위치한 곳이 주로 바람이 통하고 그늘지는 쾌적하고 열린 공간이라는 점에 조경 특화의 착안점을 뒀다.

필로티 가든 내부에는 휴게 소파를 배치해 거실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물과 꽃이 어우러진 정원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했다.

또한 단지 입구와 가까운 동에는 학교나 학원 등하교 차량이 진입하는 점을 고려해 필로티 내부 바 테이블에 앉아 부모들과 자녀들이 통학이나 통원 차량을 기다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삼성물산이 시공한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단지 내부의 명상 특화 공간인 필로티 가든 전경. 사진=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 관계자는 “명상에서 시작해 필로티 가든이라는 정원까지 탄생했다”며 “주변에 늘 존재했던 것들이지만 공동주택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고 생각하고 다시 바라보면 또 다른 면이 보이며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필로티 가든이라는 방향을 설정하고, 조경 설계사들이 풍성한 아이디어를 더해주고, 많은 협업을 통해 첫 현장에 실물이 나오기 까지는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에 도입된 필로티 가든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다른 래미안 단지들에서도 도입을 요청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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