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경영방침 '그레이트 컴퍼니'…이해관계자 부가가치 극대화

안전관리 1000억원 투자…하반기 'AI 산업용 로봇' 현장 투입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압박과 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 산유국의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대표 건설사들은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항공부터 석유화학까지 신(新)성장 동력 확보에도 전력을 기울이는 등 ‘변신’도 꾀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실적이 좋은 건설사들의 뉴 비전을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시리즈로 연재한다.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현대건설이 '100년 기업'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주주친화·안전·기술 경영 강화로 지속가능경영 토대를 닦는다. 이의 일환으로 올해 초 주주 배당금을 20% 상향하고 전자투표제를 도입했으며, 안전재해 예방을 위한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술경영을 강화한다. 올해 하반기 인공지능(AI) 산업용 로봇을 건설현장에 투입하는 한편, 이동통신사와 협력해 5G 기반 건설자동화와 스마트모빌리티 관련 기술개발도 나선다.

◇"지속가능경영은 현대건설 경영 근간"

현대가(家)의 뿌리인 현대건설은 1947년 5월 25일 창립 이래 73년간 전 세계 59개국에서 총 850여개 프로젝트를 수행한 글로벌 건설명가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위상을 나타내는 지표인 'ENR인터내셔널 도급순위'에서 전년보다 한 계단 오른 15위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건설사 가운데 최고 순위이기도 하다.

100년 이상된 한국기업이 20곳이 채 안되는 가운데 현대건설은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둔 경영토대를 닦으며 '장수기업'이 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다우존스 지속가능 경영지수 월드'(DJSI World) 10년 연속 편입이 그 방증이다. 이는 아시아 건설사 중 유일한 기록이자 글로벌 매출 1·2위 기업인 그루포 ACS(스페인), 혹티프(독일)도 이루지 못한 성과다.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영방침으로 내세운 '그레이트 컴퍼니'(Great Company)도 지속가능경영 실천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레이트 컴퍼니는 △인적 경쟁력 제고(Great People) △선진 기업문화 구축(Great Culture) △준법·기술경영(Great Value)을 3대 핵심가치로 한다. 목표는 주주, 고객, 협력 파트너,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들의 부가가치 극대화다.

박 사장은 2019 현대건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지속가능성은 현대건설 기업 경영의 근간으로, 그레이트 컴퍼니 역시 지속가능경영의 토대 위에 가능하다"면서 "단기적 경영성과를 넘어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해관계자들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그레이트 컴퍼니 구축이 우리의 꿈"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부터 국내 모든 공사 현장에 보건용 마스크(KF94·KF80)와 손세정제를 무상으로 지급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현대건설 직원이 현장근로자에게 마스크를 전달하는 모습. 사진=현대건설 제공
◇ 선진 기업문화 구축 '온힘'…그레이트 컴퍼니 실현한다

현대건설은 주주의 권익과 현장인력 안전관리를 강화하며 선진 기업문화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공시를 통해 이사회에서 2019년 실적과 관련해 보통주 1주당 600원, 우선주 1주당 650원을 현금배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년 보통주 500원, 우선주 550원에서 각각 20.0%, 18.2% 늘어난 액수다. 이와 함께 배당금 총액도 557억원에서 669억원으로 약 20.1% 증가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배당금 상향은 현대건설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라면서 "앞으로도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하는 등 다각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대건설은 3월 1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건설업계에서 선도적인 전자투표 실시로 주주 권리를 강화한 것이다.

현장 안전경영 강화에도 전면적으로 나섰다. 지난달 현대건설은 국내외 전 현장 안전 시스템 정비와 안전관리비용 투자 확대를 골자로 한 '산업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제정했다. '중대재해 제로(ZERO)' 경영을 강조해 온 박 사장이 현장안전 강화를 위해 팔을 걷어올린 것이다.

제정안에는 안전관리비용 1000억원 투자를 비롯해 △비정규직 안전관리자의 정규직화 △현장 부임 직책자 안전자격증 취득 의무화 △협력사 근로자 안전·보건·위생 위한 동반성장기금 250억원으로 확대 △4차산업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안전관리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장 직책자에 안전자격증 취득 의무화 등은 전문지식을 함양해 인적 경쟁력을 높이려는 그레이트 컴퍼니 가치실현의 연장선이다.

현대건설 산업용 로봇. 사진=현대건설 제공
◇ 4차 산업혁명 시대 '로봇·5G'로 기술경영 강화

현대건설은 준법·기술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기술 혁신도 준비 중이다.

우선 현대건설은 올해부터 건설현장에 인공지능을 갖춘 산업용 로봇 투입을 본격화한다. 올 하반기 드릴링, 페인트칠 등 단일작업이 가능한 현장에 다관절 산업용 로봇을 투입한다. 이후 2022년 용접·자재정리 등 보다 정밀한 작업이 필요한 공정에 산업용 로봇을 투입, 2026년까지 건설 현장 작업의 약 20%를 로봇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로봇은 24시간 작업이 가능해 공사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으며, 사고 위험이 높은 공정에 투입해 안전사고도 막을 수 있다.

5G 기반 건설자동화와 스마트모빌리티 기술개발에도 나섰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KT와 업무협약을 맺고 두 영역에서 기술개발과 사업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5G 건설자동화 실현을 목적으로 연내 기업전용 5G를 통한 현장 실증이 이뤄질 예정이다. 건설자동화 기술이 현장에 적용되면 시공 원격제어, 5G망을 이용한 실시간 현장영상 전송 등 스마트기술을 통해 작업생산성과 현장안전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스마트모빌리티 분야 협력은 공유형 전기자전거 'H 바이크'(H Bike)가 첫 소재다. H 바이크는 현대건설이 고객이 살고 싶은 집을 만든다는 목표로 개발해 내놓고 있는 주택 신상품 'H 시리즈' 중 하나다. 스마트모빌리티 협력차 H 바이크에 KT의 eMTC(enhanced Machine-Type Communication) 통신 모듈이 탑재된다. 이를 통해 힐스테이트 고객은 자전거 위치 확인과 사용자 인식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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