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심정선 기자] 만장일치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에 등재했던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을 권장하고 나섰다. ICD-11에 게임을 등재한 지 300여일만의 극적인 태도 변화다.

그동안 WHO는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만을 강조해왔다. 업계는 물론 학계와 대중까지도 질병코드 등재에 반대하고 나섰지만 WHO의 태도는 한결같았다. 이러한 WHO의 일관된 행위는 게임에 부정적 프레임을 씌워 '죄악세(Sin Tax, 술·담배·도박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물품·용역에 부과하는 세금)'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게임사들은 작년과 완전히 달라진 WHO의 태도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바로 몇 개월 전 게임과 마약을 동일선상에 두고 게임사를 마약상 취급하던 WHO지만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라는 대의명분과 이미지 쇄신이라는 실리 사이에서 내린 판단이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질병코드 등재라는 최악의 악재를 만난지 10여개월만에 WHO 측과 협상할만한 카드가 나온 셈이다.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유행) 상황이라는 악재 속에서 찾은 몇 안되는 희망으로 보인다.

이에 액티비전블리자드, 라이엇게임즈, 트위치, 유튜브 게이밍, 카밤, 아마존 앱스토어, 유니티, 글루 모바일, 잼시티, 징가 등 글로벌 유명 게임사들이 '떨어져서 함께 플레이하자'의 의미의 플레이어파트투게더 해시태그(#PlayApartTogether) 캠페인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캠페인 참가사들은 게임 내 특별 이벤트와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에 대한 보상을 준비하고 있다. SNS를 통한 캠페인 홍보에도 나선다. 국내 게임사들도 해당 캠페인 참여를 고려 중이다.

캠페인에 참여한 게임사들에게 WHO 미국대사가 공식적인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한 만큼, 오는 2022년 WHO 회원국에 ICD-11이 적용되기 전 대중의 지지와 게임의 효과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쇄신도 가능해 보인다.

점진적인 사회적 활동을 통해 게임 업계가 ICD-11 적용 보류 및 검토 결정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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