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DS의 시운전 완료한 울산Comple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편집자주] 경제와 환경의 조화로운 상생을 위해 국내 에너지 기업들도 '에너지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 속에서 친환경 및 재생에너지를 본격 육성하고 있다. 경영활동 전반에서 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온실가스 배출 및 환경오염 발생을 최소화하는 녹색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국내 에너지업계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녹색경영을 대표할 수 있는 신기술과 이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소개하고자 한다.

[데일리한국 심정선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독한 혁신을 바탕으로 2020년을 그린밸런스 2030 본격화를 위한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31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김준 사장은 올해 첫 날 SK인천석유화학을 방문해 현장 구성원들과 함께 그린밸런스를 독하게 실천해 내자고 다짐했다. 이어 신년사를 통해서도 그린밸런스 2030을 위한 도전과 혁신을 가속화하자고 구성원들을 독려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5월 SK그룹 사회적가치 측정 발표에서 환경영역 사회적가치(SV) 부정효과가 1.4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린밸런스 2030은 기존 사업의 환경 부정 영향을 축소하고, 친환경 사업 모델 개발을 통해 환경 마이너스 가치를 상쇄함으로써, 회사 성장 견인과 함께 2030년까지 환경SV 부정효과를 ‘0’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의 그린밸런스 2030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곳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CES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CES에 참가, 친환경차인 전기차의 배터리 및 배터리 분리막, 내·외장재에 주로 쓰이는 경량화 소재, 전기차용 윤활유 등 친환경 사업과 관련된 다양한 아이템들을 소비자에게 선보였다.

이처럼 SK이노베이션 계열은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다. 또한 친환경의 상징인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그 경쟁력을 기반으로 E모빌리티와 에너지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배터리 사업의 확장을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 중 헝가리(1공장)와 중국 창저우에 위치한 전기차배터리 공장에서 상업 생산을 준비 중이다.

이 밖에 헝가리2공장과 미국 조지아에도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두 공장은 오는 2022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SK에너지, VRDS 시운전 완료...본격 상업생산 들어가

대표적인 친환경 제품군인 SK에너지 친환경 아스팔트, SK종합화학 친환경 플라스틱, SK루브리컨츠 전기차용 친환경 윤활유 등도 지속적인 확대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중 SK에너지가 2017년부터 약 1조원을 투입해 울산Complex에 건설 중인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acuum Residue Desulfurization, 이하 VRDS)는 대표적인 친환경 투자라 할 수 있다. VRDS는 고유황 중질유를 원료로 0.5% 저유황중유, 선박용 경유 등 하루 총 4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생산할 수 있어 올해부터 시행된 IMO2020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설비로 평가받고 있다.

IM02020은 해운업체들에게 황 함량 비중을 기존 3.5%에서 0.5%까지 대폭 낮춘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자체적으로 황 성분을 제거하는 탈황 설비 스크러버(Scrubber)를 설치해야 하는 규제안이다.

SK에너지는 지난 1월말 기계적 준공을 마친 데 이어 14일 시운전을 완료한 상태로 현재 상업 생산에 들어갔다. VRDS가 정상 가동되면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기준 매년 2000~3000억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VRDS는 기존과 달리 SK울산콤플렉스 자체 기술력만으로 시운전을 마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계적 준공 이후 시운전 기간 동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돼 외국 설비 전문업체 엔지니어의 파견이 불발됐지만, 자체 기술력만으로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보통 시운전기간에 이음새 틈새에서 오일, 가스 등의 누출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번 VRDS는 설비 누출문제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에너지는 누출현상을 막기 위해 점검을 6단계로 세분화했고 점검 실명제도 도입했다고 밝혔다.

또한 SK에너지는 전국의 주유소 플랫폼을 활용해 전기 및 수소 충전이 가능한 친환경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구축에 나서는 한편, 화물차 휴게소인 내트럭하우스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친환경적인 전기를 생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K종합화학은 비즈니스 중심의 ‘3R(Reduce·Replace·Recycle)’ 추진을 통해 그린밸런스를 앞당긴다는 목표다. 회사가 가진 기술력과 R&D 역량, 밸류체인(Value chain) 내 협력을 기반으로 3R 전략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초국가적 이슈인 폐플라스틱·폐비닐 등 환경문제 해결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연장선상에서 SK종합화학은 지난해 11월 패키징 소재 친환경 포럼을 개최했다. 그간 기업이나 소비자 단체 등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친환경 추진 단위가 민관학 협업 단위로 커져 친환경 정책 및 실행에 있어 큰 진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SK종합화학은 업계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채널 구축을 추진하는 등 관련 노력을 이어 가고 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하 SKTI)은 국내 업체 중 최초이자 유일한 ‘해상 블렌딩 비즈니스’를 재작년부터 확대해 운영하며 친환경 저유황중유 시장 선점에 나섰다.

SKTI는 2010년부터 싱가포르 현지에서 초대형 유조선을 임차해 블렌딩용 탱크로 활용, 해상에서 반제품을 섞어 저유황중유를 생산하는 ‘해상 블렌딩 사업’을 운영 중이며, SK에너지 VRDS 증설과 마찬가지로 IMO2020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의 핵심 생산 거점인 울산Complex와 SK인천석유화학은 친환경 사업장 구축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울산CLX는 기본적인 법적 사항 준수를 위한 필수 투자를 넘어 법에서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환경관리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작년부터 5년 간 약 2500억원을 관련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작년 정기보수 기간 중 배연탈질설비를 추가로 설치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저감하고, 열교환망 최적화 및 원유 정제 설비 교체 등을 통해 연료 사용량을 줄임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도 감축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에너지 업사이클링’ 사업을 시행해 생산공정 열원을 지역사회 냉난방용 에너지로 공급함으로써,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물질 감축을 통한 친환경 SV를 창출하고 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국·내외 친환경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소셜벤처를 지원하고 친환경 SV를 창출하는 SV2 Impact Partnering을 비롯해 베트남 탄소제로섬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폐플라스틱 열분해 및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그린밸런스에 더욱 가까이 다가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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