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KB금융에 전체 실적 1000억 앞서…국민은행은 실적 1000억 높아 ‘장군멍군’

KB증권, 실적 44% 급등해 신한금투에 ‘역전’…카드·캐피탈·저축은행은 신한금융 ‘승’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 왼쪽)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각 사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2019년 ‘1등 금융지주’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금융그룹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인 은행 부문에선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누르고 ‘리딩뱅크’의 위치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이 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 부문 가운데 카드와 생명보험, 캐피탈, 저축은행 등에서 KB금융에 앞섰다.

반면, KB금융그룹은 금융지주사의 ‘노른자위’인 은행 부문에서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누르고 1위 은행에 올랐고, 증권과 자산운용 부문에서 신한금융보다 높은 실적을 올렸다.

◇ 신한금융, 그룹 전체 실적서 1000억 앞서…국민은행은 신한은행보다 실적 1000억 높아

10일 신한금융과 KB금융의 2019년도 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한금융이 지난해 당기 누적 순이익 3조4035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과 비교해서 실적이 7.8%(+2468억원) 상승했다.

2019넌 KB금융은 순이익 3조3118억원을 거둬 2018년보다 실적이 8.2%(+2506억원) 올랐다.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실적 신장세는 더 높았지만, 수익의 절대 규모로는 신한금융이 KB금융보다 917억원 더 높은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KB금융은 금융그룹 내 최대 격전지인 은행 부문에서 신한금융을 앞서 ‘리딩뱅크’ 벨트를 차지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2조4391억원을 거두며 같은 기간 순이익 2조3292억원을 시현한 신한은행에 1099억원 차이로 앞섰다.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전체 실적에서 1000억원 차이로 앞섰다면, 금융지주 산하 메인 계열사라고 할 수 있는 은행 부문의 ‘진검 승부’에선 KB금융의 국민은행이 신한금융의 신한은행을 1000억원 차이로 누르면서 ‘장군멍군’을 주고 받은 셈이다.

실적 신장세도 국민은행이 신한은행보다 돋보였다.

국민은행은 2018년보다 순이익이 1799억원 늘어나면서 실적 증가폭이 8.0%에 달했지만, 지난해 신한은행의 순이익 증가 규모는 501억원에 그치면서 증가세도 2.2%에 머물렀다.

허인 국민은행장(사진 왼쪽)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각 사 제공
비은행 부문에서 가장 비중이 큰 카드사 실적의 경우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국민카드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신한카드는 508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같은 기간 순이익이 3165억원에 그친 국민카드에 약 2000억원 차이로 앞섰다.

카드업계 전체를 덮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업황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민카드는 2018년보다 순이익이 299억원 증가하면서 10.4%의 실적 증가세를 이뤘지만, 애당초 규모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나는 신한카드에 비하기는 무리였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불황으로 인해 2018년보다 순이익이 106억원 줄어들면서 실적이 2.0% 떨어졌지만 여전히 5000억원대의 순이익을 유지하면서 ‘카드사 1위’ 자리를 여유 있게 지켰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영업 수익 감소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리스, 할부금융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익 창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인하 부담에도 불구하고 비용 효율성을 강화하고 우량고객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 증권사 실적, KB증권이 실적 44% 끌어올리며 신한금투에 ‘역전’…캐피탈·저축은행은 신한 ‘승’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카드사 다음으로 포지션이 큰 증권사 실적에선 KB증권이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신한금융투자를 ‘역전’하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금융지주사 전체 실적이나 은행 부문 실적의 경우 지난해와 2018년 모두 ‘금융그룹’ 실적에선 신한금융이 KB금융에 앞서고, ‘은행’ 부문 실적에선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앞서는 구도가 그대로 유지됐다.

그러나 증권사 실적의 경우 2018년까지 만해도 신한금융투자가 KB증권을 여유 있게 앞섰지만, 2019년엔 KB증권의 실적이 급등한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반대로 실적이 하락하며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자리가 아예 뒤바뀌게 됐다.

KB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2579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보다 실적이 44.2%나 불어났다. 이에 반해 지난해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보다 순이익이 12.1% 감소한 2208억원에 그치면서 약 300억원 차이로 KB증권에 역전을 허용했다.

2018년 KB증권의 순이익은 1788억원으로 같은 해 신한금융투자가 거둔 순이익 2513억원에 크게 뒤쳐졌지만, 지난해 KB증권의 순이익이 무려 791억원 수직 상승할 동안 반대로 신한금융투자 순이익은 304억원 증발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사진 왼쪽)과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 사진=각 사 제공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지난해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 영향으로 증권수탁수수료가 2018년보다 28.1% 감소한 영향이 컸다”며 “자기매매 부문 역시 자본 시장 악화 영향에 따른 투자 손실 인식 등으로 (2018년과 비교해) 23.9% 줄면서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다”고 해명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5월부터 발행어음 사업을 본격화 하면서 초대형 IB로서 수익기반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캐피탈 부문에선 지난해 신한캐피탈의 순이익이 1260억원으로 2018년보다 19.3% 올라 같은 기간 실적이 4.6% 오르며 순이익 1170억원을 시현한 KB캐피탈을 앞섰다.

저축은행 부문에서도 신한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231억원으로 실적이 19.3%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순이익 163억원을 시현한 KB저축은행을 앞섰다.

KB저축은행은 2018년 110억원에서 1년 새 순이익이 53억원 오르면서 실적을 무려 48.2%나 끌어올렸지만, 이미 2018년에 순이익 194억원을 거두며 두 배 가까이 실적이 더 높았던 신한저축은행을 따라잡기엔 벅찬 모습을 보였다.

한편, 보험부문에선 신한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이 1239억원으로 2018년보다 5.5% 감소했고,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에 새로 인수된 생보사인 오렌지라이프는 그룹 편입 첫 해 순이익 1606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KB금융그룹의 경우 KB보험 계열 핵심 자회사인 KB손해보험의 지난해 순이익이 2018년보다 10.7% 감소한 2343억원이었고, KB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160억원으로 2018년보다 실적이 8.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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