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기 우송대 교수 "우리가 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일은 경제성장이 아닌 경제 생존의 문제임을 직시해야 한다"

손연기 우송대학교 교수 겸 한국정보통신보안윤리학회장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손연기 우송대학교 IT융합부 교수] 우리는 알파고 대(對) 이세돌의 딥마인드 첼린지 매치를 보고서야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 생활속으로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었는지 실감케 됐다. 우리가 인공지능(AI)의 엄청난 위력과 중요성에 눈을 뜬 결정적 계기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어느새 4년이 지났다. 과거 반세기동안 이른바 지구촌 경제를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주름잡았다면 이제는 인공지능이 글로벌 부가가치를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임이 명백해졌다. 바야흐로 범용기술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각각의 산업혁명 시대마다 주도적인 기술이 있었다. 증기기관과 전기,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 등이 과거의 범용기술이라 한다면 이제는 단연 인공지능이 새로운 한 세기를 주도할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현재 글로벌 시가 총액 상위 기업은 모두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비즈니스를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국의 맥킨지 앤드 컴퍼니는 앞으로 30년 후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업의 글로벌 총생산이 기존보다 약 13조 달러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술은 상상을 초월하는 데이터의 증가 속도와 컴퓨팅의 알고리즘 진화를 통해 더욱 더 파괴적인 경제적 효과를 창출해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대상으로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비즈니스계의 최고수가 설파한 것인 만큼 A.I.경제로의 체질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실정은 어떤가. 인구절벽 시대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 경제는 성장 잠재력이 매우 허약하다. 당장 지방소멸 문제와 정부 부채의 증가, 기업 생산성 약화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이는 경제 저성장과 미래 투자의 불투명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주력 제조업인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3년전 메모리 슈퍼사이클 덕분에 최대 실적을 갱신한 반도체 분야도 D램 가격의 급락과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과거의 초호황이 더 이상 이어지기 어렵다.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실정이다. 결국 저성장을 풀어낼 해답은 인공지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시기에 정부는 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전략적 혁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쌍수로 환영할 일이다. 이에 화답하듯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데이터 및 AI경제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을 통해 정부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혁신성장 전략투자 분야인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의 육성전략 및 융합 촉진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의 신기술과 신제품에 대한 시장 출시를 돕기 위해 규제 샌드박스를 시행하고 관련 분야 전문인력을 1만 명 양성한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계획은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부터 부가가치 창출과 글로벌화에 이르는 고부가 가치사슬을 활성화하고, 인공지능 기반의 메이드인 코리아 유니콘 기업을 발굴해 낼 것을 기대해본다.

이제 우리가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일은 경제성장이 아닌 경제 생존의 문제임을 직시해야 한다.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인공지능 기반의 새로운 성장 사이클에 올라타려면 사회 모든 분야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활용하는 문화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2000년대 초반 초고속인터넷의 도입으로 전국민이 컴퓨터를 활용해 새로운 인터넷 네티즌 문화를 양산한 것처럼 인공지능도 우리 삶에 더욱 깊숙이 스며들도록 해야한다.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항목이므로 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시민사회가 결국 국가 간 인공지능 역량과 격차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인공지능 인재대국'으로 변화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시한번 큰 목소리로 외치고자 한다. "해답은 인공지능에 있다." 우리나라가 다시금 위대한 경제발전과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려면 그 생존의 해답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바로 인공지능이다.

손연기 우송대 교수 겸 한국정보통신보안윤리학회장 프로필

1958년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그후 미국 유타주립대(Utah State University)에서 사회학과 학사를 거쳐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석·박사(사회학) 학위를 취득했다.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학과장을 거쳐 한국정보문화센터에서 원장으로 근무했다. 특히 한국정보문화진흥원(현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을 연임한데 이어 행안부 산하 한국지역정보개발원(KLID) 원장도 역임했다.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를 거쳐 현재는 우송대학교 IT융합부 교수와 한국보안윤리학회장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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