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서 즐기는 용산구민의 휴양지…‘복지와 자산보존’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

지자체 최초로 제주에 호스텔 건립한 성장현 용산구청장 “일거양득 효과” 싱글벙글

용산구는 자치구 단위 최초로 제주 용산유스호스텔을 건립했다. 사진=주현태 기자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싼값으로 제주도 여행 중입니다. 제주 용산유스호스텔은 용산구에 거주하는 주민만 누릴 수 있는 특혜죠. 부러우면 용산구로 이사 오세요”

대한민국 대표 휴양지, 제주도에서 ‘반값 여행’이 가능하다면? 서울시 용산구민이라면 꿈이 아닌 즐거운 현실이 된다.

용산유스호스텔은 2017년 4월16일 제주도 서귀포시 이어도로에서 개원한 이래 현재까지 이용자가 7만명에 이른다. 구민 만족도도 매우 높아 용산구의 자랑거리로 자리매김된지 오래다.

이 호스텔은 45개의 객실과 세미나실, 노래방, 키즈룸, 바비큐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용산구민에게는 50% 할인 혜택을 적용해 최소 3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숙박이 가능하다.

용산구청 김재훈 주무관은 “개원 이후 전체 객실 이용자 7만명 중, 용산구민의 비중은 전체 이용객의 75%를 차지한다”며 “이는 전체 용산구민 23만명 가운데 약 22%인 5만명 이상이 호스텔을 이용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호스텔 건립은 용산구가 구민들로부터 가장 큰 공감과 호응을 얻은 인기사업으로 이미 깊이 각인돼 있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서울시구청장(앞줄 왼쪽부터 김선갑 광진구청장, 김수영 양천구청장, 이동진 도봉구청장, 이승로 성북구청장, 박성수 송파구청장, 이성 구로구청장, 유동균 마포구청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유덕열 동대문구청장)들과 함께 유산제주유스호텔을 방문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용산구 제공

◇ 모든 용산구민이 체감하는 ‘옳은’ 행정사업의 표본으로 꼽히는 용산유스호스텔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청소년 수련시설 및 구민휴양소 등 주민의 편안한 휴식처를 직접 운영하고 제공하기 위해 ‘제주 용산유스호스텔 건립’ 계획을 세우고 실천했다.

성 구청장의 강력한 의지에 힘입어 용산구는 지난 2011년 전국 자치구 최초로 ‘공유재산 관리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는 개발부지에 포함된 구유지를 매각하거나 교환할 때 발생하는 수입을 일반회계에 포함하지 않고 특별 기금으로 조성시켜 새로운 재산을 매입하는 데 재사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구는 구 재산을 매각해 생긴 공유재산 관리기금을 지난 2016년, 75억원을 투입해 제주도 서귀포시 소재 유스호스텔(부지 1만1422㎡, 건물 2개동)을 매입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하지만 전국 지자체 최초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이 호스텔은 사업 초기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땅을 매입해 건립된 ‘용산유스호스텔’은 당시 75억원이라는 용산구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유스호스텔’이라는 명칭 때문에 청소년 수련활동에만 집중된 것이 아니냐는 오해와 반발이 적지 않았다.

‘유스호스텔’은 통상적으로 청소년이 건전한 야외활동을 위해 만들어진 숙박시설로 통한다. 이 때문에 ‘청소년 활동 시설을 꼭 제주도에 건립’해야 하는지, 100억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굳이 투입할 가치가 있느냐는 반대의 목소리로 만만치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실제로 제주도에서 만난 용산구민 이재희(43)씨는 “부모님과 아이들과 함께 방문했는데, 정말 싼 값으로 제주를 여행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9명의 식구와 다 같이 숙소를 잡으려면 적어도 1박에 30만원 이상이 필요한데 이 호스텔에선 8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씨는 “뉴스에서도 국가나 지자체가 좋은 복지, 좋은 정책이라고 떠들지만, 실질적으로 혜택이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면서 “용산구만의 특별한 사업 덕분에 실제로 혜택을 받으니 너무나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현장서 만난 또 다른 용산구민 최상석(44)씨는 “다른 동네에 사는 지인들이 제주도 여행을 위해 용산유스호스텔에 예약해달라고 몇 번이나 부탁을 받았을때 그저 용산구민인 것 자체가 자랑스럽게 느껴졌다”며 “제주 용산유스호스텔은 모든 용산구민의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24일 데일리한국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주유스호스텔 건립은 용산구가 서울도 아닌 전혀 다른 지역에 구민 휴양시설을 건립한 것이어서 처음에는 우려와 반대도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용산구의 첫째가는 자랑거리로 꼽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크성장현 용산구청장.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제주 용산유스호스텔, 구민복지 증진과 함께 자산보존에도 한 몫

용산 제주유스호스텔은 구민복지 증진과 함께 용산구 자산보존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호스텔 건립으로 주민 복지와 자산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거머쥔 것이다.

호스텔은 재테크 면에서도 성공이라 할만 하다. 제주도 공시지가 상승률은 2016년부터 3년째 전국 1위다. 용산구청의 자료에 따르면 제주유스호스텔 재산 가치는 공시지가로만 계산해도 2017년 18%, 2018년 17% 만큼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와 예산이라는 두가지 카드를 모두 잡겠다는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야심찬 정책이 호스텔 건립으로 더욱 빛을 발한 셈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용산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에서 재정자립도가 높은 편에 속해 국·시비의 보조금을 받을 수 없었다”며 “이에 용산구는 자치구 최초로 ‘공유재산 관리기금 조례’를 만들고 이 조례에 따라 땅을 팔아 들어오는 돈을 기금으로 적립해 이 돈으로 필요한 땅을 살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 구청장은 이어 “그 자산을 모아 제주도에 터와 건물을 샀고, 이를 통해 용산구민은 제주도로 여행 가면 단돈 3만원으로 1박의 숙소를 구할 수 있게 됐다”며 “구민들에게 휴식을 위한 시설을 제공하고, 재산 가치는 재산 가치대로 올라갔으니 용산구 입장에선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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