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 증권사 점포 수 5년새 1277곳→892곳, 미래에셋대우 점포 수 45.8% 줄어

메리츠종금, 21개 증권사 중 유일하게 지점수 증가…유진투자 2곳 감소 그쳐

증권사 21곳 직원 수 2014년 2만6660명→ 2019년 2만4272명…9.0% 감소해

서울 여의도 증권사 밀집지구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종이증권이 지난 9월부터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면서 증권사 지점에서 종이주식을 들고 증권 거래를 하던 과거의 전통적인 증권가 모습도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이미 2000년대 이후로 주식 거래의 대세는 증권사 객장이라는 오프라인 현장에서 PC를 이용한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으로 넘어갔고, 2010년대 이후로는 이 마저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식을 거래 하는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 바통을 넘겨주었다.

예를 들어 증권가의 전통적인 객장 주식 거래가 아닌 오직 인터넷 주식 거래만 취급하면서 지난 2000년 출범한 키움증권은 후발주자라는 불리함을 내딛고 급성장해 10대 증권사(2019년 6월말 기준 자기자본 2조82억원, 자기자본 순 증권사 상위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은 키움증권이 트렌드 변화라는 대세에 올라타 성장의 고삐를 움켜잡은 모양새다.

이처럼 HTS와 MTS의 보편화에 이어 올 하반기부터는 아예 종이증권 자체가 사라지면서 증권사도 군살 빼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새 증권사 점포는 30% 이상 감소했고, 직원 수도 같은 기간 1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 21개 증권사 점포 수 5년새 1277곳→892곳, 미래에셋대우 점포 수 45.8% 줄어

11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분석 결과 증권사 업계 순위 지표로 통용되는 자기자본이 5000억원 이상(이하 2019년 6월말 기준)인 증권사는 총 21곳으로 집계됐다.

해당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신영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유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SK증권, KTB투자증권(이상 자기자본 상위 순)이다.

이들 21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현재로부터 5년전인 2014년 6월말과 3년전인 2016년 6월말, 그리고 올해 6월말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국내 지점 영업 점포 수를 데일리한국이 분석한 결과 이들 21개 증권사의 지점 수는 2014년 1277곳에서 올해는 892곳으로 5년 만에 30.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4년에 이들 21개 증권사는 전국에 영업 점포를 1277곳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2년이 지난 2016년엔 1058곳으로 줄어들었고, 3년이 흐른 올해는 지점 수 1000개 벽이 무너지고 아예 지점 수가 900곳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이들 21개 증권사 중에서도 자기자본 8조3221억원을 보유해 5조원대의 자기자본을 지닌 증권업계 2위 NH투자증권을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는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의 점포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의 국내 지점 수는 2014년에는 179곳에 달했지만, 2016년엔 176곳으로 소폭 줄어든데 이어 최근 3년간 점포가 더욱 크게 줄어 올해는 두자릿수로 떨어지면서 97곳에 그쳤다.

미래에셋대우의 지점 수는 5년 만에 179곳에서 82곳의 점포가 문을 닫으면서 지점 수가 45.8% 줄어들면서 지점 감소 수와 감소율 모두 21개 증권사 중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객장 수요가 하락하면서 인접한 여러 지점들을 하나의 대형 점포로 통합해 고객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고객의 점포 방문을 기다리기보다 우리 직원들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로 영업 활동의 변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지점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증권업계 1위 업체인 미래에셋대우의 국내 지점 수가 100개 밑으로 내려간 것을 비롯해 21개 주요 증권사 중 국내 지점수가 100곳이 넘는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존재하지 않게 됐다.

5년전인 2014년만 해도 지점 수가 100곳이 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해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네 곳에 달했다.

이후 2년이 지난 2016년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지점 수를 100곳 밑으로 줄이면서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단 두 곳만이 10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했고, 올해는 지점 수가 100곳을 넘는 증권사가 아예 전무할 정도로 바뀐 것이다.

다만, 현재 미래에셋대우(97곳)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93개의 국내 지점을 운영 중인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최근 5년 새 지점 수 감소폭은 그리 크지 않아 눈길을 끈다.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대우 본사 센터원 사옥 전경. 사진=미래에셋대우 제공
신한금융투자는 2014년에 97곳의 지점을 운영하다가 2016년에 점포 수가 92개로 소폭 감소했지만, 올해는 다시 93곳으로 오히려 지점 수가 1개 늘어났다.

이어 현재 세 번째로 많은 국내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KB증권은 2014년 120곳에서 2016년 114곳, 올해는 92곳으로 지점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NH투자증권도 2014년엔 108곳의 지점을 운영하다가 2016년 점포를 83개로 줄였고, 올해는 지점 수가 79곳으로 대폭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5년전에 전국에 103곳의 지점을 운영하다가 3년전에 점포 수가 88곳으로 줄었고, 다시 올해는 지점 수가 79개로 80개 벽 마저 깨졌다.

◇ 메리츠종금증권, 21개 증권사 중 유일하게 지점 수 증가…유진투자증권도 감소폭 적어

나머지 증권사들은 2014년에 지점 수가 100곳 밑어었지만 역시 5년새 점포 수가 계속 줄면서 올해는 더욱 더 지점 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다만, 이 가운데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감소폭이 그리 크진 않아 2014년 지점 수 26곳에서 2016년에도 영업 점포 현황이 26곳으로 동일했고 3년이 지난 올해도 지점 수가 24곳으로 최근 5년새 점포 수가 2곳(-7.7%) 줄어드는데 그쳤다.

21개 주요 증권사 가운데 최근 5년새 영업 점포 수 감소 폭이 10%를 넘기지 않은 곳은 유진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주식 거래가 디지털화 되면서 지점들을 많이 차려놓고 내방 고객들을 지점에서 맞이하기 보다는 소수의 점포를 대형화하는 추세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듯 싶다"면서 "다만, 지점 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갑자기 지점 수를 줄이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점포 수를 조금씩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 21개 증권사 중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은 오히려 5년전에 비해 국내 지점 수가 유일하게 증가하기도 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4년 국내 지점 수가 5곳이었다가 2016년엔 7곳으로 증가했고, 올해도 6개의 국내 지점을 운영해 결과적으로는 주요 증권사 가운데 5년전 대비 유일하게 점포 수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업무 효율화를 위해 타 증권사 대비 먼저 선도적으로 2014년 초 점포 수를 크게 줄였다”며 “그러다 보니 타 증권사와 달리 최근 5년새 지점 수가 감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메리츠종금증권은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점포 수를 컴팩트화 시킨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지역거점 점포 전략이 아닌 초대형 거점 점포 전략을 꾀하다 보니 오히려 점포 수가 5년전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리츠종금증권의 지점 수는 2014년 3월말만 해도 전국 20곳에 달했지만 조사 시작 시점인 2014년 6월말에 5곳으로 75% 감소했다.

서울 여의도 메리츠종금증권 본사 IFC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편, 키움증권의 경우 출범 당시부터 현재까지 온라인을 통한 주식 거래만 다루는 증권사로 운영돼온 만큼, 오프라인 국내 지점은 서울 여의도 본사 지점 1곳이 2014년과 2016년, 그리고 2019년 현재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 주요 증권사 21곳 직원 수 2014년 2만6660명→ 2019년 2만4272명…9.0% 감소

또한, 이 기간 주요 증권사 21곳의 직원 수(이하 정규직원 기준)도 지점 수 감소폭(-30.1%) 만큼은 아니지만 10% 가까이 줄어들었다.

2014년 6월말엔 21개 증권사의 직원 수는 2만6660명이었지만 올해 6월말엔 2만4272명으로 9.0% 감소했다.

각 개별 증권사 별로 살펴보면 역시 지점 수 감소 현황과 마찬가지로 증권업계 1위 업체인 미래에셋대우의 직원 수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5년전인 21014년 미래에셋대우 직원 수는 4243명이었고, 2016년엔 4103명으로 2년새 100명 이상 줄었다.

다시 3년이 흐른 현재(이하 2019년 6월말 기준) 미래에셋대우 직원 수는 3540명으로 또 다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최근 5년새 미래에셋대우 직원 수는 16.6%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또한 지점 수의 경우 21개 증권사 중 메리츠종금증권과 키움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가 감소한 반면, 직원 수는 전체적으로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개별 증권사 별로는 직원 수가 증가한 곳도 6곳 있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5년 전에 비해 신한금융투자와 DB금융투자, SK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종금증권, KTB투자증권 등은 직원 수가 증가했다.

특히 이 중에서 메리츠종금증권과 키움증권의 직원 수 증가 폭이 단연 돋보인다.

2014년 353명이던 메리츠종금증권 직원 수는 2016년 392명으로 2년만에 40명 가까이 증가했고, 3년이 흐른 현재는 570명까지 불어나 5년전에 비해 61.5% 늘어나 21개 증권사 가운데 최근 5년새 직원 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에 대해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지역거점 점포를 통폐합 하고 WM(자산관리)점포와 VIP점포를 새로 개설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고객의 욕구를 충족할 전문성을 지닌 직원들을 더욱 많이 확보하다 보니 직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도 2104년 343명에서 2016년 378명, 올해 548명으로 최근 5년새 직원 수가 59.8%나 불어났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인터넷 주식 거래 전문 증권사로 지점은 필요없지만 오히려 주식 거래가 갈수록 디지털화되면서 전문금융센터에서 상담직원들의 수요가 늘어나 직원 수가 오히려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 전경. 사진=신한금융투자 제공
또한 대형 증권사 중에선 유일하게 신한금융투자가 2014년 1730명에서 2016년 1766명, 올해 1935명으로 최근 5년새 직원 수가 11.8% 증가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매년 신입 공채 직원들을 꾸준히 채용하고 있다”며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분 보다 신입사원이 많이 들어오니 자연스레 직원 수가 증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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