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지주, 비은행 ‘호조’-은행권 ‘부진’…지방은행 6곳 중 5곳 실적 하락

전북은행, 지방銀 유일 실적 상승…DGB생명 820%↑·BNK투자증권 141.8%↑

김지완 DGB금융 회장(사진 왼쪽부터 차례대로), 김기홍 JB금융 회장, 김태오 DGB금융 회장. 사진=각 사 제공
[편집자 주]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3분기 경영 성적표가 나왔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이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가운데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3위 금융그룹 경쟁도 치열하다. 농협금융과 기업은행도 실적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고, 지방은행을 주축으로 한 지방금융그룹들도 시중은행과 중앙 금융지주사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 가을, 주요 금융그룹 간 경영 성적표를 살펴본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지방은행 6곳은 올해 가을 아쉬운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부산은행, 대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순) 가운데 지난해 대비 실적이 성장한 곳은 전북은행 한 곳뿐이고, 나머지 5곳이 모두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금융그룹 별로 살펴보면 3개 지방금융지주인 BNK금융그룹과 JB금융그룹, DGB금융그룹(순이익 상위 순) 가운데 BNK금융그룹을 제외한 JB금융그룹과 DGB금융그룹은 순익이 성장했다.

이는 지방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 증권, 캐피탈,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실적 호조를 보인 영향이 컸다.

특히 DGB생명은 전년 대비 순이익이 열 배 가까이 불어났고, BNK투자증권도 실적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 BNK금융, 3분기 순이익 5604억원, 지방금융지주 1위…JB금융 3091억-DGB금융 2296억

6일 BNK금융그룹과 JB금융그룹, DGB금융그룹 등 3개 지방금융지주사의 2019년 3분기 경영실적현황 IR 보고서 및 산하 6개 지방은행과 주요 비은행 금융계열사 실적 분석 결과 BNK금융이 지방금융그룹 1위 지주사에 자리에 올랐다.

BNK금융은 올해 3분기(이하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당기 순이익 5604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뒀던 순익(5652억원) 대비 소폭(-0.8%)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BNK금융의 순익 규모는 나머지 타 지방금융지주사인 JB금융과 DGB금융의 실적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높은 실적이다.

JB금융은 올해 3분기 순이익 3091억원을 기록했고, DGB금융은 2996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BNK금융이 거둔 순익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만, 전년 대비 실적이 하락한 BNK금융과 달리 JB금융은 전년(2855억원) 대비 올해 순이익이 9.6% 증가했고, DGB금융도 지난해(2932억원)와 비교해서 실적이 2,2% 상승했다.

BNK금융이 JB금융과 DGB금융을 두 배 차이로 따돌리며 압도적인 차이로 지방금융그룹 1등 자리에 올랐지만, 지난해와 비교해서 실적이 소폭 하락한 것은 메인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부산은행은 3분기 순이익 3559억원을 기록했다. 6개 지방은행 중 가장 높은 실적이지만 지난해(3731억원)와 비교하면 순익이 4.6% 감소했다.

또 다른 은행 계열사인 경남은행도 지난해(1698억원) 대비 순익이 4.2% 하락한 1626억원을 시현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BNK금융 산하 비은행 계열사인 BNK투자증권과 BNK캐피탈, BNK저축은행의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전체 금융그룹 실적 하락폭을 1% 이내(-0.8%)로 막을 수 있었다.

특히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79억원이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올해는 191억원으로 두 배 이상(+141.8%) 껑충 뛰면서 전체 BNK금융 실적에 힘을 보탰다.

BNK캐피탈도 순이익 594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524억원)와 비교해서 실적이 13.4% 증가했다. BNK저축은행 역시 155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전년(119억원) 대비 실적이 30.3% 올랐다.

BNK자산운용 또한 순익 규모는 13억원으로 타 계열사 대비 작았지만, 지난해(6억원)와 비교하면 실적이 두 배 이상(+116.7%) 급등했다.

◇ JB금융, 전북은행과 지방금융 유일 해외 계열사 프놈펜 상업은행 실적 힘입어 순익 증가

JB금융은 지난해와 비교해서 실적이 10% 가까이 오르는 등(+8.2%) 3개 지방금융지주사 중에서 실적이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JB금융 산하 메인 계열사인 전북은행이 6개 지방은행 중 가장 높은 실적 증가세를 보인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북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957억원을 시현하며 전년(873억원) 대비 실적이 9.6% 증가했다.

황윤철 경남은행장(윗줄 왼쪽부터 차례대로), 서현주 제주은행장, 임용택 전북은행장, 빈대인 부산은행장(아랫줄 왼쪽부터 차례대로), 송종욱 광주은행장, 김태오 대구은행장.
6개 지방은행 가운데 지난해와 비교해서 실적이 상승한 곳은 전북은행 1곳 뿐이었다. 부산은행(-4.6%), 경남은행(-4.2%), 광주은행(-1.2%), 대구은행(-15.9%), 제주은행(-8.5%) 등 나머지 5개 지방은행은 모두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는 신한은행·국민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중앙의 시중은행들이 지방에서도 영업 활동을 강화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던 지방은행들이 시중은행의 자금력과 경영 노하우에 밀린 것으로 해석된다.

JB금융의 또 다른 은행 계열사인 광주은행은 1397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전북은행(957억원)보다 순익 규모는 컸다. 다만, 지난해(1414억원)와 비교하면 실적은 1.2% 감소했다.

JB금융의 실적 신장은 지방금융지주사 중 유일한 해외 계열사인 프놈펜 상업은행이 경영 호조를 보인 영향도 컸다.

JB금융이 지방금융그룹에서 유일하게 해외 현지에 설립한 캄보디아 법인인 프놈펜 상업은행은 올해 14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109억원) 대비 31.2% 증가한 실적으로, JB금융의 해외 진출 사업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안정화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성장세를 이루고 있음을 증명했다.

JB우리캐피탈도 659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632억원)와 비교해 실적이 4.4% 증가했다. 반면, JB자산운용은 순익 17억원을 기록해 전년(18억3000만원) 대비 실적이 -7.3 하락했다.

◇ DGB금융, 순익 2.2% 증가한 2996억원…DGB생명, 전년 대비 실적 10배 가까이 증가

DGB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996억원을 거둬 JB금융(3091억원)에 간발의 차로 실적이 뒤쳐졌다.

다만 전년 대비 실적 성장에 성공한 JB금융과 마찬가지로 DGB금융도 지난해(2932억원) 대비 실적이 2.2% 상승했다.

DG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은 236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지난해(2811억원)와 비교해서 실적이 15.9% 하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하이투자증권이 같은 기간 실적 473억원을 거두면서 전년(429억원) 대비 순이익이 10.2% 상승했고, DGB캐피탈도 순익 223억원를 시현해 전년(191억원) 대비 실적이 16.8% 올랐다.

김경규 하이투자증권(DGB금융 산하) 사장(사진 왼쪽), 김병영 BNK투자증권 사장. 사진=각 사 제공
특히 DGB생명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5억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이보다 순익이 10배 가까이 급등하며 실적 증가폭 820%를 기록했다.

반면, DGB자산운용은 올해 27억원의 순익을 내며 전년(57억원) 대비 실적이 52.6% 하락하는 아쉬운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신한금융지주 산하 지방은행 계열사인 제주은행도 순이익 21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229억원) 대비 실적이 8.5% 하락했다.

한편, 은행 계열사 실적 순위를 살펴보면 부산은행(3559억원)-대구은행(2365억원)-경남은행(1626억원)-광주은행(1397억원)-전북은행(957억원)-제주은행(210억원) 순이었다.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증권사는 DGB금융 산하 하이투자증권이 473억원의 실적을 거둬 BNK금융의 BNK투자증권(191억원)을 앞섰다.

캐피탈사의 경우 JB금융의 JB우리캐피탈이 659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BNK캐피탈(594억원)과 DGB캐피탈(223억원)보다 높았다.

자산운용사 순위는 DGB자산운용(27억원)-JB자산운용(17억원)-BNK자산운용(13억원) 순이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