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지난해 TOP6서 올해 TOP5 올라…농협은행·NH증권 실적 ‘껑충’

기업은행, 대부분 계열사 실적 전년보다↓…기업銀 실적은 농협은행 앞서

김도진 기업은행(사진 왼쪽)과 이대훈 농협은행장. 사진=각 사 제공
[편집자 주]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3분기 경영 성적표가 나왔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이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가운데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3위 금융그룹 경쟁도 치열하다. 농협금융과 기업은행도 실적 진검승부를 벌이는 등 올해 가을, 주요 금융그룹 간 경영 성적표를 살펴본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4대 금융그룹인 신한-KB-하나-우리금융그룹에 이어 TOP5 금융지주사의 마지막 자리는 NH농협금융이 차지했다.

농협금융은 누적 3분기 순이익 기준으로 지난해만 해도 기업은행에 뒤진 6위 금융그룹에 위치했지만, 올해 상반기에 기업은행을 제치고 상위 TOP5 금융지주사 자리에 오른 이래 이번 3분기에는 기업은행과 격차를 더욱 벌리면서 5위 금융그룹 자리를 공고히 했다.

특히 메인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순익이 30% 가까이 증가하며 큰 폭의 실적 신장을 이뤘고, 농협손해보험도 실적이 40% 이상 뛰어올랐다.

반면, 기업은행은 핵심 계열사인 기업은행을 비롯해 기업은행 자회사들인 IBK투자증권과 IBK캐피탈, IBK저축은행 등 거의 대부분 자회사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 농협금융, 3분기 누적 순익 전년비 30% 오른 1조4000억…기업은행 260억 차이로 제쳐

1일 농협금융과 기업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실적 공시 자료 분석 결과 농협금융지주는 올해 3분 누적 순이익 1조39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4% 오른 실적이다.

기업은행은 3분기 순익 1조3678억원을 시현하며 지난해보다 실적이 6.3% 감소했다. 특히 농협금융보다 259억원 낮은 경영 성적표를 받으며 TOP5 금융그룹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TOP5 금융그룹 자리를 지키던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농협금융에 순익이 뒤처지며 실적 기준 6위로 내려앉았고, 3분기 들어서는 더욱 농협금융과 격차가 벌어지며 TOP5 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하는데 실패했다.

반면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기업은행(1조4603억원)에 뒤처지던 농협금융(1조771억원)은 올해 상반기 997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9859억원에 그친 기업은행을 앞서는데 성공했고, 이번 3분기엔 더욱 격차를 벌리며 TOP5 금융지주 자리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이처럼 농협금융이 TOP5 위치를 굳힌 것은 비은행 계열사, 특히 증권과 손보, 저축은행 등이 힘을 보탠 영향이 컸다.

농협 증권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익 3591억원을 기록해 전년(3505억원) 대비 실적이 2.5% 상승했다.

특히 NH투자증권이 3분기까지 3600억원에 육박하는 순익을 올리면서 전체 금융지주 실적 신장에 힘을 보탠 것에 비해 기업은행은 기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비은행 계열사들이 기업은행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기업은행 비은행 계열사들은 IBK투자증권이 지난해(482억원)보다 8.9% 줄어든 43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IBK캐피탈도 전년(820억원) 대비 7.0% 실적이 감소한 763억원의 순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사진 왼쪽)과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사진=각 사 제공
또한 IBK저축은행이 지난해 90억원에서 23.3% 실적이 하락하면서 69억원의 순익만 보탰고, IBK자산운용은 지난해 72억원에서 실적이 무려 62.3% 급감하면서 46억원의 경영 성적표를 받는데 만족해야 했다.

기업은행 주요 계열사 가운데 지난해 대비 실적이 오른 계열사는 IBK연금보험(490억원·5.2%) 뿐이었다.

◇ 은행권 실적은 기업은행 1조2204억원으로 농협은행 앞서…농협손보 '웃고' 농협캐피탈 '울고'

이에 반해 기업은행은 통상적으로 금융그룹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권 실적에서 농협은행을 앞서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2204억원을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1조1922억원의 순익을 거둔 농협은행을 282억원 차이로 제쳤다.

그러나 기업은행 별도 실적 역시 지난해 동기(1조4603억원) 대비로는 실적이 2.0%(-336억원) 하락해 기업은행 비은행 계열사들 대부분이 부진한 것처럼 아쉬운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농협금융은 최대 계열사인 농협은행이 올해 3분기 누적 순익 1조1922억원을 거두면서 기업은행 별도 순익 대비 뒤처졌다.

그러나 농협은행은 9339억원에 그친 지난해와 비교하면 27.6%(+2582억원) 순익이 늘어나면서 ‘실적 1조 클럽’에 가입했고 지난해 대비 아쉬운 실적을 올린 기업은행과 대조를 보였다.

또한 농협금융 비은행 계열사들은 대체적으로 지난해 대비 실적이 상승하는 등 대다수 비은행 계열사들이 실적이 하락한 기업은행과 달리 금융그룹 전체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오병관 농협손해보험 사장(사진 왼쪽)과 장주성 IBK연금보험 사장. 사진=각 사 제공
NH저축은행이 130억원의 순익을 올리면서 지난해(96억원) 대비 실적이 35.4%(+34억원) 상승, 3분기에 실적 100억을 넘겼다. NH자산운용도 135억원 순이익을 내면서 실적이 6.3% 올랐다.

농협손해보험은 순이익 40억원을 거뒀다. 농협금융 내 타 계열사보다 순익 규모는 적지만 지난해(28억원)과 비교하면 실적이 42.0% 급증하며 실적 신장세가 가파랐다.

이에 반해 농협생명보험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4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268억원) 대비 실적이 7.8%(-21억원) 감소했다.

또한 농협캐피탈도 순익 402억원을 거둬 전년(416억원) 대비 실적이 3.4%(-14억원) 줄어들어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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