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수성 신한…메인 계열사 은행권 실적선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에 소폭 앞서

증권·보험업도 KB ‘신승’…신한카드, 국민카드에 크게 앞서며 전체 지주사 실적 갈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사진 왼쪽)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각 사 제공
[편집자 주]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3분기 경영 성적표가 나왔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이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합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3위 경쟁도 치열하다. 농협금융과 기업은행도 실적 진검승부를 벌이는 등 올해 가을, 주요 금융그룹 간 경영 성적표를 조망해본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금융지주사로 손꼽히는 회사들이다. 2008년 이후로 약 9년간 리딩뱅크 지위를 유지해 온 신한금융은 2017년 상반기 KB금융에 1등 금융그룹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KB금융의 리딩뱅크 지위는 1년 3개월만에 끝났다. 2017년 2분기 9년만에 신한금융을 제치고 1등 금융지주 자리에 오른 KB금융은 지난해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리딩뱅크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신한금융은 KB금융에 1등 자리를 내준 이후 1년여가 지난 2018년 4분기부터 다시 리딩뱅크 자리를 KB금융으로부터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현재까지 1년 가까이 신한금융은 1위 금융사로서 지위를 수성하고 있다.

특히, 이번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에서도 여전히 신한금융은 KB금융을 간발의 차이로 앞서며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다.

실질적인 메인 계열사인 은행 간 실적 대결에서는 국민은행이 신한은행보다 소폭 높았지만, 나머지 비은행 계열사, 특히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도 규모가 큰 카드사 간 대결에서 신한카드가 국민카드를 크게 앞서면서 사실상 1등 금융그룹 위치가 갈렸다.

◇ 2019년 3분기 누적 순이익 신한금융 2조8960억원 vs KB금융 2조7781억원

30일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올해 3분기 실적 공시 자료 분석 결과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신한금융이 2조8960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2조7781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KB금융을 1179억원 차이로 제쳤다.

특히 지난해와 비교하면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실적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신한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신한금융이 올린 순익 2조6343억원 대비 9.6% 신장한 실적이다.

이에 반해 KB금융의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KB금융이 거둔 2조8688억원에서 오히려 3.2%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해도 KB금융은 신한금융에 2345억원 차이로 앞서며 1등 금융그룹 지위를 수성했지만, 1년 후인 올해 3분기엔 오히려 신한금융이 KB금융에 1179억원 순익이 높았다.

KB금융은 가장 최근 실적 우세를 지켜오던 지난해 3분기 이후 바로 다음 분기인 2018년 4분기부터 신한금융에 1등 금융사 자리를 내줬고, 현재까지 신한금융의 우세가 계속되고 있다.

사실상 1년 만에 신한금융과 KB금융그룹의 실적 순위도 바뀌고, 실적 차이가 3524억원으로 벌어진 셈이다.

이처럼 신한금융이 1등 금융그룹 자리를 굳힌 것은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카드사 간 실적 대결에서 신한카드와 국민카드 간 격차가 2000억원 가까이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금융지주사의 핵심 메인 계열사인 은행 간 실적에서는 미세하게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앞섰고, 나머지 증권사와 보험사 간 실적 대결에서도 신한이 KB를 앞섰다.

하지만 카드사 간 실적에서 크게 벌어진 신한카드와 국민카드 간 실적 차이를 메꾸지는 못했다.

◇ 국민은행 3분기 실적, 신한은행 미세하게 앞서…신한카드, 국민카드 순익 두 배 거둬

금융지주사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최대 계열사인 은행 간 실적에서는 여전히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앞서며 ‘1등 은행’ 자리를 지켰다.

허인 국민은행장(사진 왼쪽)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각 사 제공
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67억원을 거두며 같은 기간 1조9753억원의 순익을 올린 신한은행을 314억원 차이로 앞섰다.

다만 국민은행이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둔 순익 2조793억원과 비교하면 올해는 실적이 3.5% 감소했다.

이에 반해 신한은행은 지난해 순익 1조9165억원에서 실적이 3.1% 상승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실적 차이가 지난해 1628억원에서 올해는 314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은행 간 실적에서도 사실상 신한은행이 국민은행과의 차이를 더욱 더 줄인 셈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올해 3분기 금융지주사 실적은 카드사 간 실적에서 갈렸다.

금융지주 산하 계열사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에선 카드사 규모가 전통적으로 증권사나 보험사보다 큰 상황에서 실적 차이가 비교적 크지 않은 은행, 증권사, 보험사와 달리 카드사 간 실적 대결에서 신한카드와 국민카드 실적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4111억원을 거두며 국민카드가 같은 기간 거둔 순익 2510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은 실적을 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거둔 순익(3955억원)과 비교해도 올해 실적이 3.9% 증가했다. 국민카드도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 2455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실적이 2.2% 증가했다.

하지만 증가폭도 신한카드(3.9%)에 뒤졌고 이에 따라 신한카드와 국민카드의 실적 차이도 지난해 1500억원에서 올해는 1601억원으로 더욱 벌어졌다.

은행권과 카드업계에서 신한과 KB간 업계 순위에서도 차이는 크다.

은행권에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미세한 차이로 1등 은행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라이벌이다.

그러나 카드업계에선 신한카드가 2000년대 초반 LG카드 합병 이후 오랜 기간 압도적인 1위 카드사 자리를 지켜온 반면, 국민카드는 2000년대 들어 무섭게 성장한 삼성카드에 2위 자리를 내주며 3위 카드사 자리를 놓고 현대카드와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 증권사 실적, KB증권이 신한금투 소폭 앞서…보험사 실적도 KB가 높아

금융권 4대 업종인 은행-카드-증권-보험에서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간 신한과 KB실적이 크게 나지 않은 반면, 카드사 간 실적에서 유독 큰 차이가 나면서 사실상 전체 금융그룹 실적이 갈렸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사진 왼쪽)과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 사진=각 사 제공
우선 증권사 간 실적을 살펴보면 KB증권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247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2021억원의 순이익을 낸 신한금융투자를 226억원 차이로 앞섰다.

특히 KB증권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 2112억원에서 올해 실적이 2247억원으로 135억원(6.4%) 증가한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둔 순익 2300억원에서 실적이 12.1%(-279억원)나 감소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보험사 간 실적도 KB금융이 신한금융에 앞섰다.

KB손해보험은 3분기 누적 순이익 2399억원을 기록했고, KB생명보험은 같은 기간 182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이에 따라 KB금융그룹 산하 보험 계열사 실적은 총 258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생명보험이 3분기 누적 순익 1098억원을 거뒀고, 올해 초 신한금융지주에 편입된 오렌지라이프 생명보험이 같은 기간 순익 1251억원을 시현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 산하 보험 계열사 실적은 총 2349억원을 기록해 KB금융 계열 보험사가 거둔 실적(2581억원) 대비 232억원이 뒤쳐졌다.

또 은행 간 실적에서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에 314억원을 앞섰고, 증권사 간 실적에서 KB가 신한보다 226억원 높았다. 보험사 간 실적에서도 KB가 신한에 232억원 앞서면서 은행+증권+보험 등 3대 금융업권 실적에선 KB가 신한에 총 772억원이 앞섰다.

하지만 카드사 간 실적에서 신한카드(4111억원)가 국민카드(2510억원)보다 1601억원이나 많은 실적을 냈다.

카드업권에서 벌어진 신한과 KB의 차이(1601억원)가 워낙 큰 까닭에 은행+증권+보험에서 KB가 신한에 772억원이 앞선다고 해도 은행+카드+증권+보험 4대 금융업권 실적 차이에서 신한이 KB보다 829억원보다 높다.

이 차이는 신한금융(2조8960억원)과 KB금융(2조7781억원)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차이(1179억원)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은행+증권+보험에선 KB금융이 신한금융에 소폭 앞섰지만, 카드사 간 실적에서 신한금융이 KB금융을 크게 앞섰고, KB금융은 나머지 은행+증권+보험을 합산한 실적에서도 카드사 간 실적 차이를 메꾸지 못하면서 결국 전체 금융지주사 실적도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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