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햇볕정책’ DJ 대북정책과의 차이점 파악해 개선책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가 김대중·노무현 정부로부터 이어진 ‘햇볕정책’ 플랫폼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민주 정부의 3기 남북관계는 출범 초기의 화해 무드에서 정권 반환점(2019년 11월)을 앞두고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갈림길에 선 모양새다.

1년6개월 사이에 3차례 정상회담을 가지며 웃음꽃이 피는가 했던 남북한의 대화국면은 올 봄 들어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한반도 상공으로 잇따라 미사일을 쏘며 남한을 향해 무력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5월 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이후 모두 8차례에 걸쳐 16발을 발사하며 “문 대통령의 새벽잠을 안 깨우겠다”던 자신의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의 약속을 어겼다.

최근 이러한 북한의 도발은 6·25전쟁 이후 최악의 안보 위기 상황에 접근했다던 2017년 남북관계에 근접했다는 분석이다. 당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빈도는 20여발 이상이었다.

북한의 도발은 미사일 발사뿐 아니다. 막말을 곁들이며 문재인 대통령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문 대통령을 “뻔뻔하고 웃기는 사람”이라고 폄훼하고, 문 대통령의 올 광복절 경축사를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나타난 것은 고작 쥐 한 마리)이라고 악평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최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임명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미 간에 비핵화 실무협상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 상황을 염두에 둔 화풀이 아닌가”라며 남한을 향한 북한의 감정적 대응을 지적했다.

또 정 전 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반환 문제의 연계 가능성도 짚었다. 그는 “우리는 전작권을 갖고 있으면 북한이 도발했을 때 ‘원점 타격’도 할 수 있다”며 남한을 두려워하는 북한의 선제적 위협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원색적인 도발에도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여전히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16번째 미사일 발사 이후 처음으로 주재한 지난 1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평화경제는 지구상 마지막 남은 냉전체제를 해체하고, 평화와 번영의 새 질서를 만드는 세계사적 과업이자 한반도의 사활이 걸린 과제”라며 되려 ‘남북협력’을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불만이 있다면 대화의 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하자”며 성숙한 남북관계 조성을 향한 양국 간 노력을 당부했다.

이러한 문재인정부의 평화와 통일을 향한 대북전략은 북한을 경제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대내외적으로 다방면에서 국력이 앞서는 남한이 한반도의 맏형으로서 끝까지 포용하고, 대화와 교류로 정치적 단절을 넘어서겠다는 햇볕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놓았기에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으로 치러낼 수 있었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경제라는 담대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함께 잘사는 길에 용기 있게 나설 수 있었다”며 ‘원조 햇볕정책’으로 불리는 DJ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 의사를 거듭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영원한 DJ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가져가는 햇볕정책 스탠스의 일관성을 지지하면서도 김대중정부와의 차별성을 언급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햇볕정책에 대해 △철저한 안보 △한미 동맹 △한미일 공조 △중국·러시아 협력 스탠스를 가져가야 한다고 설명한 뒤 “문재인정부는 철저한 안보와 한미 동맹, 한미일 공조에 대해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안보라는 측면에서 실수를 범하거나 단호한 대처를 못한다면 그에 대해 국민들에게 마땅한 설명을 해야 한다”며 소통 부족을 질타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의 잇따른 군사행보는 미국의 ‘봐주기’로 인한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결의 위반일 수 있지만, 나를 실망시키지는 않았다”면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 위반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책임을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에만 물을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대북관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남한을 겨냥한 무력시위라기보다는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진단했다.

기자소개 안병용 기자 다른기사보기
데일리한국 뉴스스탠드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9/08/23 07:30:08 수정시간 : 2019/08/23 07:3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