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순이익 57% 증가…비용절감·코스트코 단독 제휴 영향

하나카드, 전년 比 35% 순이익 급감…국민카드도 12% 실적 감소

삼성카드 -1.2%로 감소 폭 적어…업계 1위 신한카드 3.8% 하락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사옥 전경. 사진=현대카드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업계 전반적인 악재에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의 순익이 부진한 가운데 현대카드와 비씨카드 등은 오히려 전년 대비 실적이 증가하며 대조를 보였다.

17일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국민·현대·비씨·하나·우리·롯데카드, 이상 상반기 순이익 상위 순)의 2019년 상반기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8개 전체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95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이들 8개 전업 카드사들이 거둔 순이익(9669억원) 대비 91억원(-0.9%) 감소한 수치다.

카드사들의 총 순이익은 지난해와 비교해서 크게 감소하지 않았지만, 개별 카드사 별로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8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현대카드와 비씨카드 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카드사들의 실적이 모두 전년 대비 하락했다.

일부 카드사의 실적 증가분을 제외하면 카드업권 전체를 덮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이 카드사들의 실적에 전체적으로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 하나카드, 지난해 대비 실적 35% 감소…“가맹점 수수료 인하 악재 영향”

전업 카드사 8곳 중에서 지난해 대비 실적이 가장 크게 감소한 카드사는 하나카드다.

하나카드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33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거뒀던 순이익 516억원에서 179억원이 감소하며 실적이 34.7% 빠졌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악재 때문”이라며 “또한 하나금융그룹에서 전체 계열사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어린이집 개설 사업에서 당사가 계열사 분담금을 상당 액수 지출하면서 타 카드사보다 비용 지출이 커졌고, 이에 따라 실적 감소폭도 타사 대비 컸다”고 해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여기에 타사의 경우 판관비나 비용 절감 등의 여유가 있었고, 채권 판매 등 이익이나 비씨카드와의 소송 등에서 승소해 많은 돈을 돌려받은 카드사들이 있었다”며 “또, 대손준비금과 대손충당금 등을 낮추면서 상대적으로 실적 감소폭이 적었던 타사와 달리 당사는 이러한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실적 감소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하나카드 다음으로 실적 감소폭이 큰 카드사는 국민카드다.

국민카드는 상반기 순이익 1461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올린 순이익 1686억원에서 225억원(-13.3%)이 감소한 수치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캠코 채권 매각에 따른 관련 일회성 이익이 실적에 반영됐던 지난해 상반기와 달리, 올해 상반기엔 이러한 특별한 일회성 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실적이 감소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여기에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며 “또한, 이를 타개하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비용 지출이 늘어나 실적이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업 카드사 중 세 번째로 실적 감소폭이 큰 카드사는 롯데카드다.

롯데카드는 상반기 478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546억원의 순익을 낸 지난해 대비 실적이 12.5%(-68억원) 감소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가 있었다”면서도 “일회성 마케팅 축소 및 비카드 자산 확대와 리스크 관리를 통해 손실 폭을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을지로 하나카드 본사 전경. 사진=하나카드 제공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전업 카드사 8곳 중 가장 높은 271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에 기록한 순이익 2819억원에서 실적이 3.8%(-106억원) 감소하며 전년 대비 실적 증감폭은 카드사 중 네 번째로 컸다.

◇ 현대카드 순이익 57% 증가 “비용절감·코스트코 단독 계약 호재”

우리카드는 상반기 665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지난해 상반기(676억원) 대비 실적이 1.6%(-11억원) 감소하는 데 그치며 비교적 선방했다.

업계 2위 삼성카드도 순이익 1920억원을 거둬 전업 카드사 중 두 번째로 높은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1943억원) 대비 실적 증감폭도 1.2% 감소(-23억원)하는데 그쳤다.

전업 카드사 8곳 가운데 6개 카드사가 감소폭의 차이는 있지만 전년 대비 실적이 감소한 것과 달리 현대카드와 비씨카드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서 오히려 실적이 증가했다.

서울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신한카드 제공
특히 현대카드의 경우 상반기 1218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지난해 거둔 순이익 774억원에서 실적이 57.4% 급증했다.

이 같은 실적 증가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가장 최근 단기적인 영향으로는 코스트코 가맹점 단독 계약에 따라 신규 고객 확보로 인해 카드 연회비 수익 증가가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카드 측은 “광고비와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판매촉진비를 지난해 대비 567억원을 줄였는데 이는 전년 대비 비용을 42% 절감한 효과를 거둔 것”이라며 “운영과 관련된 판매관리비 절감 및 특히 직원 급여 등과 관련해서 인력 조정 등을 통해 지출을 최대한 억제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거점 통합을 하면서 지점 수를 줄여 비용효율화를 추진했고, 이를 통해 임차료 지출이 74억원 감소했다”며 “지난해 말부터 본격 추진한 경영효율화 작업이 상반기 실적 증가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씨카드도 올해 상반기 순이익 78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거둔 순이익 709억원 대비 실적이 10.9%(99억원) 늘었다.

이에 대해 비씨카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해외법인을 매각하면서 13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해 실적이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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