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LX 공간정보연구원장 "하루 하루는 인생의 축소판"

"운동시간이 '7%'(100분) 넘으면 바람직한 건강생활 영위중"

김현곤 LX 공간정보연구원장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 = 김현곤 LX 공간정보연구원장]

#. 하루하루는 우리 인생의 축소판이다

이 세상은 정말 복잡하다. 지구 위에 7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순간순간 수없이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요약과 모델화가 필요하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뉴스다. 신문, TV, 인터넷을 통해 하루하루의 핵심적인 뉴스를 요약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세상의 모습 자체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대표적인 것은 무엇일까? 지도를 들 수 있다.

지도는 이 세상을 축소해서 보여주는 문명의 이기(利器) 중 하나다. 한 장의 지도를 펼치면 내가 사는 도시 전체가 보이고 대한민국이 보이고 세계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둥근 지구본은 실제와 가까운 지구의 모습을 더욱더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젠 이런 지도들이 손 안의 스마트폰 속에 들어와 있다. 지금은 차를 운전할 때, 길을 찾을 때, 버스를 기다릴 때, 위치를 검색할 때 사람들은 거의 예외없이 스마트폰 속의 지도를 찾는다. 이렇게 지도는 우리가 사는 공간의 축소판, 이 세상의 축약 모형이다.

지도가 공간의 축소판이라면, 시간의 축소판은 뭘까? 언뜻 시계가 떠오른다. 다만 시간의 종류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물리적으로 흐르는 시간, 심리적으로 느끼는 시간, 역사 속의 시간.... 이같은 시간 중에서 우리 인생이라는 특별한 시간의 축소판은 과연 뭘까? 필자는 '하루'라고 답하고 싶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고 흘려보내는 하루라는 시간은 실은 참 신기하고 신비로운 것이다. 먼저, 시간의 단위라는 측면에서 봐도 그렇다. 시간의 단위 중, 우리 인간이 느끼는 작은 시간 단위의 대표적인 것으로 초, 분, 시의 셋을 들 수 있다. 1초는 우리 인간이 인지하고 체감하는 가장 작은 시간단위의 하나다. 그리고 60초가 모여 1분이 되고, 다시 60분이 모여 1시간이 된다.

근데 하루는 어떤가? 24시간이 모이면 하루가 된다. 하루는 자연현상인 낮과 밤이 한번씩 바뀌는 것을 합한 시간이기도 하다. 물론 하루보다 큰 시간단위도 있다. 주, 월, 년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7일이 모여 1주가 되고, 다시 4주가 모여 1개월이 되고, 12개월이 모여 1년이 된다. 이렇게 보면 하루라는 시간은 신비롭게도 초, 분, 시라는 마이크로한 시간 단위와 주, 월, 년이라는 매크로한 시간단위의 딱 한가운데에 위치한 특별한 시간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루라는 시간이 신기하고 신비로운 것은 비단 시간단위라는 측면뿐만은 아니다. 우리 인생이라는 관점에서 보아도 그렇다. 기나긴 우리 인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생도 실은 하루하루의 시간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는 하루하루는 실은 우리 인생의 축소판이다. 좀 더 확대해석해보면, 우리들의 하루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인생의 미래조차도 짐작하고 예측할 수 있다. 하루하루는 인생의 축소판이므로.

#. 우리는 하루의 몇 %를 건강에 투자하고 있을까?

이 대목에서 엉뚱한 질문을 하나 던져본다. 우리는 하루의 몇 %를 건강에 투자하고 있을까? 하루하루가 인생의 축소판이 맞다면, 하루의 몇 %를 자신의 건강에 쓰는지 알면 자기 건강의 미래도 대략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한번 계산해보자.

하루를 관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하루는 24시간이니까 A활동은 몇시간 하고 B활동은 몇시간 한다는 식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흔한 시간관리 방식이다. 그러나 필자는 조금 색다른 시간관리 방식을 제안하고 싶다. 하루를 퍼센트로 관리하는 방법이다.

하루는 24시간이다. 24시간x60분으로 1,440분이다. 그러므로 하루의 1%는 14.4분으로 약 15분이다. 하루의 1%는 약 15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시간관리를 좀 더 생동감있게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하루의 몇 %를 어떤 일에 썼는지를 계산해보면, 좀 더 쉽게 체감하면서 시간관리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루에 1시간, 즉 60분을 매일 운동한다면 하루의 4%를 자신의 건강에 투자하는 셈이 된다.

우리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자. ‘나는 하루의 몇 % 정도를 운동하는가? 나는 하루의 몇 %를 나의 건강에 투자하는가? 답이 적어도 '7%', 즉 100분을 넘으면 바람직한 건강생활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답이 4%, 즉 60분보다 적으면 건강을 위한 대책을 심각하게 강구해야 한다. 이유는 심플하다. 나의 건강을 위해 하루의 5%도 투자하지 않으면서 건강하기를 바란다면 과욕이 아닐까.

필자의 실제경험을 소개한다. 필자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미래학을 공부했다. 전 세계의 미래학자들에게서 직간접적으로 많이 배웠다. 그러던 2007년 1월 어느날 필자의 인생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는 엄청난 사실을 발견했다. 생명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필자의 나이인 1961년생은 평균 120세 정도를 살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당시가 필자 나이 47세였다. 앞으로 70년을 더 살게 된다는 얘기는 놀라움과 함께 걱정거리로 다가왔다. 며칠 후 필자는 중대 결심을 했다. ‘하루의 10%를 내 몸에 투자하자!’

하루 24시간의 10%는 2.4시간, 즉 2시간 24분이다. 매일 2시간반동안 운동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6시반까지 산길을 걸으며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면서. 그로부터 지금까지 꼭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금도 필자는 하루의 8%, 즉 2시간은 건강에 투자한다.

매일 2시간을 운동하면서 건강에 투자한다면 너무 과하게 보일 수도 있다. 아까운 시간을 매일 2시간씩이나? 그러나 퍼센트로 한번 얘기해보자. 매일 하루의 8%를 건강에 투자한다? 건강이 이 세상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 매일 10% 또는 적어도 7~8% 정도는 자신의 건강에 투자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하고 반문해본다.

#. 120세 시대, 하루의 8%는 나의 건강에 투자하자

이제는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다. 거의 모든 사람에게 60년 인생이 두 번 주어진다고 보면 틀림없다. 앞의 60년은 그럭저럭 살지 몰라도, 뒤 쪽 60년은 건강하지 않으면 고통스런 인생이 될 수 있다. 미리 예방하고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예외가 없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 바라는 것만으로 실제로 건강해질 수는 없다. 바라는 만큼 건강해지도록 매일 매일 건강을 위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운동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다만 매일매일 실천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그것도 매일 2시간 또는 2시간반이나 되는 하루의 8%, 10%의 시간을 운동에 투자하는 것은 정말로 어렵고 힘든 일이다. 하루의 시간은 24시간으로 정해져 있고, 해야할 일, 하고 싶은 것은 너무도 많다. 그래서 건강을 위한 운동은 실제로는 늘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마음을 고쳐먹자. 매일매일 가장 중요한 것을 먼저 하자.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그렇다면 하루 10%, 2시간반은 건강에 투자하자. 너무 많다고 느껴지면 적어도 하루 8%, 2시간은 나의 건강에 투자하자. 이것이 120세 인생을 준비하는 가장 현명하고 의미있는 대처법이 아닐까.

■ 김현곤 LX공간정보연구원장 :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뒤 일본 쓰쿠바대학교에서 사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미래학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지난 30년간 IT와 미래사회를 연구해왔고, 고령사회 연구에도 관심이 많다. 2019년 1월부터 한국국토정보공사(LX) 공간정보연구원장으로 재직중이다. <인생 르네상스 행복한 100세>, <미래 만들기> <모든 비즈니스는 서비스로 통한다> 등의 저서를 출간해 화제를 모은바 있다. 부지런하고 발이 넓은데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춰 '미래 디자이너'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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