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4윌 회장에 취임한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원태 회장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편, 11조원에 달하는 최신예 항공기 구매 계약을 체결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조 회장은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취득을 이끌어내면서 국내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의 경영권 위협 등을 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원태 회장이 취임한 이후 한진그룹을 둘러싼 위기론이 잦아들고 있다”며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취득으로 한진그룹 경영권 위협 등도 사실상 종결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제공
◇‘국제무대 화려한 데뷔부터 미래 먹거리 확보까지’…조원태 회장, ‘광폭행보’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이 회장에 취임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5월 초에 대한항공은 자사 조종사 노동조합 측과 2017년 및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했다.

조원태 회장은 또한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75회 IATA 연차총회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조 회장은 IATA 연차총회 당시 IATA 집행위원회 위원과 글로벌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 회장단 회의 의장으로 선임되는 등 국제 항공업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 3일 진행된 대한항공 미디어 브리핑 자리에서도 “LCC(저비용항공사)에 공격적 행동을 취할 것”, “안전은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조건” 등의 발언을 통해 한진그룹 총수로서의 경영 방향과 철학 등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조 회장은 KCGI에 대해서도 “주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 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제 에어쇼’에 참석해 보잉787-10 20대와 보잉787-9 10대 등 총 30대의 최신예 항공기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10대의 보잉787-10은 리스 방식으로 들어오며, 나머지 20대의 항공기는 구매해 운용한다. 대한항공이 도입하는 보잉787 30대의 도입 비용은 1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취임 이후 두 달여 만에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최신예 항공기 도입 등을 통한 미래 먹거리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아버지인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이 별세한 이후 한진그룹을 이끄는 총수로서 이전과는 다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견도 흘러나온다.

  • (왼쪽부터) 이산 무니어 보잉 상용기 판매·마케팅 수석 부사장, 캐빈 맥알리스터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 겸 CEO(최고경영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존 플뤼거 에어 리스 코퍼레이션 사장이 18일(현지시간) ‘파리 국제 에어쇼’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공항에서 보잉787-10 20대, 보잉787-9 10대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조원태 회장, 델타항공 ‘우군 확보’…“경영권 위협 사실상 종결”조원태 회장은 델타항공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면서 KCGI의 경영권 위협 등을 사실상 종결시킨 것으로 보인다. 델타항공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 측은 한국과 미국의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향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KCGI 측은 “델타항공이 경영권 분쟁의 백기사로서 한진칼 지분을 취득한 것은 항간의 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항공업계에서는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백기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대한항공과의 단순한 우호 관계 등을 이유로 백기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면서도 “델타항공이 대한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를 시행하고 있는데다, 양사가 모두 항공사 동맹체 스카이팀 창설 멤버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리적인 측면으로 봐도 대한항공의 우호 세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을 이끌어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IATA 연차총회에서 KCGI를 두고 주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을 보면, 당시에 이미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취득과 관련한 어느 정도의 사전 조율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취득으로 KCGI의 경영권 위협 등의 문제는 사실상 종결됐다”고 진단했다.

현재 한진그룹 총수 일가 측이 확보하고 있는 한진칼 우호 지분율은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을 포함해 28.93%다. 여기에 델타항공 지분(4.3%)이 더해지면 33.23%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의 지분율 15.98%와 비교해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이 외에도 KCGI가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시도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KCGI의 한진칼 지분 추가 확보도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취득하면서 한진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위협 등의 문제는 사실상 종결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스카이팀 창설 멤버인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를 시행하는 등 현재까지도 돈독한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델타항공이 대한항공에 등을 돌릴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허희영 교수는 “조원태 회장이 취임 이후 한진그룹 안팎의 갖가지 위기 상황 등을 차근차근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한진그룹 앞에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조양호 전 회장이 별세한 이후 제기된 한진그룹 위기론은 어느 정도 잦아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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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6/28 08:30:14 수정시간 : 2019/06/28 08: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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