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제이헬스케어 '케이캡', 아스트라제네카‘넥시움’바짝 추격

한미약품 ‘에소메졸’·일양약품 ‘놀텍’도 일시 하락후 회복세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4000억원 규모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씨제이헬스케어 케이캡(K-CAB)이 있다. 일각에서는 케이캡의 공급 대비 처방이 더 많아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 등 의료계와 제약업계 모두에서 반응이 뜨겁다.

특히, 케이캡은 종근당의 영업력을 등에 업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어 상승세가 어디까지 지속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씨제이헬스케어 케이캡정 제품사진. 사진=씨제이헬스케어 제공

◇ 케이캡, 국내 유일 P-CAB 계열로 ‘급성장’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씨제이헬스케어의 케이캡은 국내 유일 P-CAB(potassium competitive acid blocker,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기전의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라는 장점을 바탕으로 급속도로 성장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PPI(Proton Pump Inhibitor, 프로톤 펌프 억제제) 계열의 치료제가 처방돼 왔는데 P-CAB 기전의 치료제는 PPI 기전 치료제 대비 신속한 효능과 지속성, 뛰어난 야간 위산분비 억제 효과를 보이며 차세대 치료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P-CAB 기전 치료제는 PPI 계열 1·2세대 치료제의 가장 큰 문제였던 약물상호작용 부분에서도 더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케이캡은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3월 1일부터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사용하는 경우 보험 급여를 인정받으며 본격적으로 처방을 늘리기 시작했다.

유비스트(UBIST) 자료에 따르면 케이캡은 3월 원외처방액이 15억3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4월에는 21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시장에 연착륙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5월에는 24억4000만원까지 처방액을 늘리며 누적 매출 약 61억5000만원을 기록했고 블록버스터 의약품 기준인 연매출 100억원을 가뿐히 넘길 전망이다.

특히, 케이캡의 시장 점유율은 6.3%로 그동안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던 아스트라제네카 ‘넥시움’을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씨제이헬스케어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K-POP, K-FOOD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듯이 K-CAB 역시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시장에서 빠른 세대 교체를 이뤄내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미약품 에소메졸(왼쪽)과 일양약품 놀텍. 사진=각 사 제공
◇ PPI 대표 ‘에소메졸’, ‘놀텍’은 주춤하다 회복세

P-CAB 기전의 제품이 나오기 이전 국내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시장은 PPI 제제가 주를 이뤘다.

국내 PPI 제제 대표 품목으로는 한미약품 ‘에소메졸’(성분명 에스오메프라졸스트론튬사수화물)과 국내 신약 14호인 일양약품 ‘놀텍’(성분명 일라프라졸)이 있다.

이들 두 제품은 지난해 7월 P-CAB 계열 치료제가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음에 따라 위기가 찾아왔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국내 제약사가 생산하는 ‘에소메졸’과 ‘놀텍’의 경우, 케이캡 출시 전후로 처방이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위기를 잘 헤쳐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한미약품 ‘에소메졸’은 1월 원외처방액 26억3000만원에서 2월 20억5000만원으로 급감했으나 3월 23억원, 4월 25억4000만원, 5월 27억5000만원 등 시간이 지날수록 기존 매출액을 회복하고 있다.(UBIST 기준)

2019년 1분기 매출액은 70억원으로 2018년 4분기 72억원 대비 소폭 감소하는데 그쳐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일양약품 ‘놀텍’ 역시 일시적으로 처방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기존 1세대, 2세대 PPI의 문제였던 짧은 지속시간과 다른 약물과 병용 제한 등의 문제를 해결한 ‘3세대 PPI’라는 점을 내세우며 다시 한 번 시동을 걸고 있다.

놀텍은 1·2세대 PPI 대비 강한 위산 분비 억제 및 상대적으로 약효 지속시간이 길고 약물상호작용 측면에서도 우수해 P-CAB 계열 치료제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놀텍 매출액 살펴보면 올해 1월에 29억9400만원(일양약품 집계)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30억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었으나 케이캡이 급여 출시되기 바로 전 2월 원외처방액이 25억1700만원으로 떨어지는 등 처방이 대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3월 27억6500만원, 4월 28억6400만원의 원외처방액을 보이며 다시 점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5월 매출액은 아직까지 집계되지 않았지만 현재 흐름을 본다면 기존 수준으로 회복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놀텍은 적응증 추가와 처방 확대에 따라 국내 PPI 시장 선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 등 해외 수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신약의 원대한 꿈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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