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박 감별사’ 홍문종, 탈당·애국당行 선언…‘원조 친박’ 한선교, 한국당 사무총장직 사퇴
최근 한국당 내 ‘황교안 비판’ 잇따라…‘장외투쟁 장기화·막말 징계’에 곳곳서 불만 표출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이 본격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지난 4월 여야 간 ‘패스트트랙(국회 신속처리안건 지정)’ 대치 이후 ‘장외 투쟁’이 장기화되고 일부 의원들의 ‘막말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 내 여론은 둘로 쪼개진 상태다. 최근에는 친박계(친박근혜) 의원들의 대규모 탈당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당 내 인사는 홍준표 전 대표다. 그는 황 대표가 소위 ‘세월호 막말’을 이유로 당 윤리위원회 차원에서 정진석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의 징계를 검토하자, 지난 4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올바른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라는 뉘앙스로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현재의 잘못된 시류에 핍박을 받더라도 바른 길을 가는 것이 지도자”라며 “당 대표가 당원들의 ‘방패막이’가 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당 윤리위는 차명진 전 의원은 ‘당원권 정지 3개월’, 정진석 의원은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일각에선 황 대표가 자신을 향한 당 내 비판을 의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 윤리위는 4월 19일에는 이른바 ‘5·18 망언 공청회’를 주최하거나 참석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에게 각각 ‘경고’, ‘당원권 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막말 논란’에 휩싸였던 의원들이 모두 ‘경(輕)징계’를 받은 셈이다. 때문에 황 대표는 ‘소속 의원들의 사기를 꺾었다’는 당내 비판과 함께 ‘안 한 것보다 못한 징계’라는 당 밖의 비난까지 함께 받아야 했다.

비록 ‘솜방망이 징계’로 끝났지만, ‘세월호 막말’, ‘5·18 망언 공청회’ 모두 당 대표가 대신 사과 했을 정도로 논란이 된 사안이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이 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5월31일)”,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골든타임은 3분 (민경욱 대변인·5월31일)”, “문재인은 빨갱이 (차명진 전 의원·6월6일) 등 한국당 소속 인사의 ‘막말 논란’은 계속됐다.

이에 정치권에선 유력 대권주자로 평가받는 황 대표가 향후 외연 확장을 위한 행보를 고려해 논란 마다 ‘고개 숙여 사과’ 했지만, 당 내 자체 세력이 없어 실제 징계가 '어중간한 선’에서 이뤄지는 바람에 ‘막말이 끊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마디로 아직 완벽하게 당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막말 징계’와 관련, 황 대표를 향한 당 내 비판은 ‘현재진행형’이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은 입이 무기인데, 야당 대표가 (소속 의원) 입단속에 열중”이라고 지적했고, 김진태 의원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말 한마디 하려 할 때마다 징계를 걱정하면 (여당과) 싸움이 되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 자유한국당 홍문종(오른쪽) 의원이 15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탈당선언을 한 뒤, 자신을 공동대표로 추대한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두 팔을 번쩍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선 홍문종 의원을 필두로 친박계 의원들의 대규모 탈당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실제로 대한애국당은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홍문종 의원을 공동 당대표로 추대하는 사안을 의결했다.

홍문종 의원은 이날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조원진 애국당 대표와 함께 애국당의 당명을 개정해) 신(新)공화당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며 “그것이 진행되면 바로 (한국당을 탈당)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홍 의원은 또 “지금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의 계절인데, 현직 (한국당) 의원들도 아마 고민을 많이 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한국당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 14일 탈당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한 ‘강성 친박’ 김진태 의원에 대해서는 “(제가 탈당하면) 외로워서 정치가 되겠느냐”며 김 의원의 차후 애국당 합류를 기대했다.

홍 의원은 앞서 당 윤리위가 ‘5·18 망언 공청회’와 관련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자, 황 대표에게 날을 세운 바 있다. 탈당의 명분도 표면적으로는 ‘황 대표의 리더십·확고한 이념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홍 의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문제로 당을 떠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 의원은 지난 2016년 4월 20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당 안팎에서 ‘진박 감별사’로 불리며 공천을 사천(私遷)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이유로 지난해 12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는 당협위원장직을 박탈 당했다.

‘황교안 체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내년 4월 21대 총선 때 현역 정치인의 공천규칙과 관련한 원칙을 밝혔던 신상진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9일 “이달(6월) 안으로 공천안을 마무리하겠다”며 “20대 총선 공천은 ‘막장 공천’이라고 불릴 정도로 국민에게 비공감이던 만큼, (내년) 21대 총선 공천은 ‘국민 공감 공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상진 특위위원장이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 위원장은 앞서 6일에도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탄핵사태까지 있었고, 그 뿌리인 2016년 20대 총선 공천으로 많은 후유증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역 의원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21대 총선 공천은) 물갈이 폭도 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 내에서 ‘사실상 친박계를 겨냥한 공천 학살 예고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만한 발언이었다.

황 대표의 입장에선 ‘진퇴양난’이다. 새로운 인재영입과 대대적 인적쇄신 없이는 중도층을 겨냥한 ‘외연 확장’과 ‘당 내 자체 세력 구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엔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추가 ‘탈당 러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맞물려 당의 균열이 ‘리더십의 문제 때문’이라는 시각이 확산되면 ‘비대위 체제’로 문제를 봉합하고 총선을 준비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대권 놀음’이라고 비꼬는 황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도 최근엔 당 내에서 조차 비판이 담긴 목소리가 나온다.

비박계(비박근혜)이자, 복당파(舊바른정당)인 장제원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서 황 대표를 겨냥해 “제왕적 당 대표제”라며 “정치의 중심인 국회는 올스톱 시켜놓고, 당 지도부의 스케줄은 온통 ‘이미지 정치’ 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대국민 퍼포먼스’라는 당 밖의 비판과 결이 같은 지적이다.

반면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11일 페이스북에서 “가뜩이나 초식동물 같은 한국당이 장외집회도 마감하고 ‘말조심 징계’까지 계속하니, 아예 적막강산으로 바뀌어 버렸다”며 “황 대표의 자업자득이다. 이제 ‘결자해지(結者解之)’ 해야 할 차례”라고 ‘투쟁 노선 정리’를 촉구했다.

이처럼 ‘조속한 국회정상화’와 ‘더 강한 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 내에 공존하고 있다. ‘막말 징계’와 ‘공천 문제’도 이와 상황이 다르지 않아, 황 대표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 자유한국당 한선교 사무총장(뒤)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한선교 한국당 의원은 17일 “건강상의 이유로 당 사무총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한 의원이 황 대표의 최측근인데다, 당 사무총장이 내년 총선 공천에 깊숙이 관여하는 직책임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이에 당 내 일각에선 ‘건강 악화’는 표면적인 이유이고, 당 지도부에 쌓여온 불만을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한선교 의원이 최근 잇따라 ‘욕설·막말 논란’에 휩싸이고, 한국당 당직자 노조와의 ‘신경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황 대표의 ‘적극적인 엄호’를 받지 못해 서운한 감정이 누적됐을 것이라는 분석에 기초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황 대표가 정계에 입문할 때부터 갖고 있던 태생적인 문제(원외 대표, 정치 신인 등)가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며 “사실상 당 내 정치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당 대표가 됐기 때문에 100% 믿고 일을 맡길 만한 인사는 원내에 많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때문에 황 대표는 내년 총선 때 원내 입성이 필수이고, 이에 앞서 많은 의원들과 직접 접촉하면서 ‘내 사람’ 만들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당 대표에 취임 직후 소속 의원들과 식사자리를 이어간 것처럼 꾸준히 소통하고 당내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언을 구하는 것도 ‘리더십 위기 논란’을 극복할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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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6/18 08:15:15 수정시간 : 2019/06/18 14: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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