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LX 공간정보연구원장 "하얀 도화지에 색칠을 하듯 '인생지도'에 나만의 그림을 멋지게 그려보자"

김현곤 LX 공간정보연구원장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 = 김현곤 LX 공간정보연구원장]
# 지도의 유용성: 위치, 방향성, 비주얼
지도는 힘이 세다. 편리함과 유익함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길찾는 데도, 위치 파악하는 데도, 여행계획을 세우는 데도 대단히 유익하다. 넓고 복잡한 커다란 세상을 작고 단순하고 보기 쉽게 비주얼화시켜 표현한 지도가 주는 혜택은 정말 다양하다.

종류도 다채롭다. 서울 지하철 지도, 버스노선 지도, 여행지의 관광지도, 전국 도로지도, 학교 캠퍼스지도, 아파트 안내지도에 이르기까지 지도의 종류도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이제는 지도를 보여주는 방법도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종이지도가 거의 사라지고, 대부분의 지도가 스마트폰 속의 디지털화된 지도로 바뀌었다. 덕분에 지도를 보는 방법도 훨씬 간편해졌다. 손바닥 안에서 세계 어디든지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2차원의 평면지도가 대부분이었지만, 기술발전으로 지금은 3D의 입체형 지도까지 등장했다. 지도상에서도 현실세계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실질적인 세계가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지도는 여러 가지로 유용한 점이 많다. 우선 비주얼화돼 있어, 한 눈에 딱 들어오고 이해하기도 쉽다. 위치가 표시돼 있고, 방향성도 알 수 있다. 현재 위치와 목표로 하는 위치 모두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위치, 방향성, 비주얼이란 장점 덕분에 지도는 길찾기를 넘어 '주제도'라는 이름 아래 더욱 더 다양한 용도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안전지도, 범죄지도, 복지지도, 고령화지도, 정책지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도의 유용성을 생각하면, 기술의 파워와 융합해 앞으로 더욱 더 유익하고 다양한 목적의 지도가 생활의 편의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등장하고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 내 인생을 위한 지도를 만들 수 있다면


지도의 유용성을 생각하다가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이렇게 다양한 지도를 만들 수 있다면, 우리 인생을 위한 지도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내 인생을 위한 지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이란 긴 여정 속에서 현재의 나의 위치를 알 수 있고, 내 인생이 목표로 하는 궁극적인 위치도 보이고, 중간중간의 경유점도 보이는 그런 지도가 있으면 얼마나 유익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렇다면 인생지도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정답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다만 지도가 가진 장점이자 지도를 만드는 원칙이라고 할 수 있는 축소 모형화, 비주얼화, 위치 표시, 방향성 제시 등의 기준을 충족시키면서 작성 목표를 정해 유연하고 자유롭게 만들어보면 나름의 인생지도가 어렴풋이나마 그려질 수는 있을 듯 싶다.

지도에도 기본지도와 다양한 주제도가 있듯 나의 인생지도도 인생기본지도와 인생주제도로 나눠 만들어보면 어떨까. 인생주제도는 교육지도, 직업지도, 관계지도, 건강지도 등 본인의 주요 관심 주제별로 만들어보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 인생지도에 내 인생의 일(Life Work)도 넣자


구체적으로 예를 한번 들어보자. 일(work)과 취미(hobby)와 같은 활동(activity)을 중심으로 나의 인생지도를 만든다면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을까?

보통은 직업으로서의 나의 일, 취미, 관계활동, 봉사활동 등을 넣어서 만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반드시 한가지 활동을 더 추가할 것을 권하고 싶다. 바로 내 인생의 일(Life Work)이다. 일과 ‘내 인생의 일’은 다르다. 일은 직업이 바뀌고 직장이 바뀌면 따라서 바뀐다. 그러나 내 인생의 일은 내가 살아있는 한 바뀌지 않는 일이다. 나의 소명의식, 나의 인생비전이 담긴 일이다. 평생토록 내가 집중해서 몰두할 내게 가장 중요한 단 한가지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인생은 점차 길어지고 앞으로도 더욱 길어질 추세다. 따라서 일에 관해 나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그같은 경쟁력을 확보하는 최선의 방법은 ‘내 인생의 일’을 찾아, 평생토록 그 일에 관한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이 아닐까.

필자의 경우, 지난 20여년간 정보화 정책연구를 해왔다. 지금은 공간정보 연구에 몰입하고 있다. 이처럼 필자의 일은 조금씩 변해왔다. 다만 스스로는 미래디자인과 사회디자인이 내 평생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고령화, 교육 등의 주제에 집중해 미래를 디자인하고 사회를 디자인하는 연구를 하는 것이 나 자신의 평생의 과업이라고 믿고 있다는 뜻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나의 현재의 일을 뛰어 넘어 내 인생의 일은 무엇이 되면 좋을지 한번쯤 고민해보고 인생지도에 그 내용을 적어보면 어떨까.

어린시절 하얀 도화지 위에 마음가는대로 그림을 그렸듯이, 내 인생의 지도도 한번 그려보자는 결심과 바로 실천하는 용기가 중요하다. 일단 '인생지도 그리기'에 첫발을 뗀다면 조금씩 고치고 업그레이드하면서 지도를 완성해가는 재미가 그만이다. 처음에는 엉성해도 시간을 투자하면 나의 미래를 위한 멋진 인생지도를 완성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내 인생의 목표점을 찾아가는 작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하얀 도화지에 색칠을 하듯 '인생지도'에 나만의 그림을 멋지게 그려보자.

■ 김현곤 LX공간정보연구원장 :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뒤 일본 쓰쿠바대학교에서 사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미래학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지난 30년간 IT와 미래사회를 연구해왔고, 현재는 고령사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인생 르네상스 행복한 100세>, <미래 만들기> <모든 비즈니스는 서비스로 통한다> 등의 저서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부지런하고 발이 넓은데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춰 '미래 디자이너' 또는 '사회 디자이너'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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