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균 마포구청장, '진심이 통하다' … “마포구민이
돈이 없어 거리로 내몰리는 일만은 막고 싶다”

유동균 마포구청장. 사진=윤수정 기자 pic@hankooki.com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주택을 매입해 취약가구 혹은 위기 가구에 임시로 머물거나 공공 임대주택으로 제공해주는 착한 지자체가 있어 화제를 낳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서울시의 25개 자치구중 하나인 마포구다.

마포구(구청장 유동균)는 서울 자치구 최초로 취약계층에 속한 가정에 쉴 곳, 먹을 곳, 잘 곳을 마련해주는 주거복지 사업인 ‘MH마포하우징’ 프로젝트를 펼쳐 관심을 끌고 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17일 "2017년 기준으로 마포구 관내에는 고시원과 옥탑, 지하층을 포함해 약 2670세대의 주거 취약가구가 있다”면서 “어떠한 복지보다 마음이 편안한 집을 지원해주는 것이 최고의 복지라고 판단해 마포하우징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MH마포하우징 사업은 마포구에 주민등록을 둔 주민을 대상으로 △강제퇴거·가정폭력으로 주거 위기에 처한 가구 △공공임대주택 입주 대기 가구 △저소득 청년·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펼쳐지고 있는 프로젝트로, 유동균 구청장의 민선7기 핵심 공약사업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 사업은 집을 임차하거나 매입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임시 거처 및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사업으로 구민들의 의식주 가운데 주거문제를 직접 챙긴다는 점에서 전국 지자체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동균 구청장은 "마포하우징 사업은 각종 위기로 긴급히 거주공간이 필요한 경우 임시거소를 제공하는 내용과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거주민에게 공공임대주택 등을 제공하는 방안, 임대 보증금과 주거이전 비용 등 주거안정자금을 융자해 주는 지원책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구청장은 “입고 먹는 것은 어떻게라도 해결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려면 최소한 집은 있어야 한다”며 “현금으로 주는 복지는 지자체가 하는 복지로서는 큰 의미가 없으며, 실질적으로 정말 필요한 사람한테 필요한 정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다른 지자체들도 △문화복지 △청년·어르신·장애인복지 △긴급복지지원비(현금·쌀)를 비롯해 주거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임대주택 노후시설 개선사업 등에만 주력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

특히 MH마포하우징 1호 입주자가 탄생하면서 마포구의 ‘MH마포하우징’ 사업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마포하우징 1호 입주 가족의 어린 자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마포구 제공
MH마포하우징 1호 입주자인 A씨(41)의 사연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A씨의 네 식구는 고시원에서 두 명씩 나눠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러던중 지난해 6월 아내와 어린 두 딸과 함께 내몰리듯 나와야만 했다.

A씨가 밀린 월세만 8개월 치에 달했기 때문이다. A씨 가족은 그후 10개월간 여관, 찜질방, 고시원 등을 떠도는 생활이 이어졌다.

일용직 노동자인 A씨의 수입이 금세 떨어지면 더 싼 곳을 찾아 짐을 싸들고 살 곳을 찾는 고달픈 생활이 이어졌다. 한 곳에 머문 기간이 평균 4~5일에 불과했을 정도였다. 그렇게 여름을 나고 겨울을 보냈다.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던 A씨 가족에게 희망의 손길이 다다른 것은 기적같은 일이었다. 마포구 내에 구민의 어려운 사정을 접한 마포구가 묘안을 짜내 구민챙기기에 돌입한 것이다. 마포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마포구에 무상 임차한 빈집을 활용키로 아이디어를 냈다. 일단 빈집을 개보수해 A씨 가족에게 머물 공간으로 제공한 것이다.

A씨 가족은 서울 마포구 성산로4길의 한 연립주택으로 이사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 3개와 욕실, 주방에 작은 거실도 있는 반지하 주택에서 처음으로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누릴수 있게 된 셈이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무상 임시거처가 주거 취약계층에게 실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최근 MH마포하우징 1호 가정을 방문해 A씨 가족을 만나봤다고 한다.

유 구청장은 이날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MH마포하우징 1호 입주자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더욱더 행복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 구청장은 “저 역시 어려서부터 너무나 어렵게 살았다"면서 "힘든 가정을 일으키고자 중학생이던 열네살부터 공사장을 전전하면서 고생했기에 취약계층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서 A씨 가족의 기쁨을 자신의 기쁨으로 느끼는 듯 했다.

A씨 가족들은 마포구가 제공한 이 집에서 6월까지 무상, 7월 이후에는 저렴한 가격에 머물며 공공임대주택으로 이동할 기회까지 거머쥐게 됐다. 임시 주택에는 재기의 발판을 다질 수 있도록 최장 1년까지 머물 수 있다.

유 구청장은 “당연히 전 국민이 힘든 일이 없어야겠지만, 마포구청장으로서 관내 주민들이 돈이 없어 거리로 내몰리는 일만은 어떻게 하든 막겠다"며 “구민이 행복해 할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MH마포하우징 사업 계획표=마포구 제공
A씨가 지원받은 곳과 같은 임시 주택은 현재로서는 3채에 불과하다. 이에따라 마포구는 올해 말까지 20채, 2022년까지 95채의 임시 주택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마포구는 올해까지 주택 10호를 자체 매입하고 LH공사, SH공사 등과 협업해 10호의 주택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2022년까지 총 95호의 거주공간을 마련해 어려운 주민들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다른 기관의 임대주택에 들어갈 자격이 안 되는 사람, 철거나 화재, 가정폭력 등으로 갑자기 집을 잃은 사람들이 대상이 된다"면서 "그 밖에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청년과 신혼부부, 홀몸 어르신 등 다방면의 수요자를 위한 맞춤형 매입임대주택을 지속해서 확보해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유 구청장은 이어 “관련 조례를 최근 제정했고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은 기금을 설치해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고 방안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마포구는 지난해 11월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지역본부와 MH마포하우징 사업을 위해 매입임대주택의 유·무상제공 및 활용 등 협력사항을 담아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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