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2개월 中 센츄리게임 '맨트라', 버그발생 고객 문의에 제때 대응 안해

다수 중국 게임업체 한국 지사 설립 無…서비스부터 환불까지 고객 불만↑

모바일 게임 서비스에 관한 제도적 장치 없어 국내 게임업체 '역차별'

사진=픽사베이
[데일리한국 황대영 기자] CS(고객만족) 대응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운영되는 중국 게임물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일부 중국 게임물은 국내 CS 조직을 아예 갖추고 있지 않아 환불 절차가 까다로울뿐 아니라, 간단한 문의 조차 답변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국내 게이머들의 불만이 폭발 일보직전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직장인 이 모(27)씨는 최근 센츄리게임의 모바일 게임 '맨트라'를 플레이하다가 황당한 상황을 직접 겪었다. 그는 맨트라에 100만원이 넘도록 결제한 열혈 게이머 중 하나다. 그런 그는 게임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버그가 발생해 공식 카페에 문의했지만, 1주일이 넘도록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은 이 씨뿐 아니라 맨트라를 플레이하는 게이머 모두에게 해당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공식 카페는 국내 게임 서비스에서 1차적인 고객센터로도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성취게임(구 샨다게임)이 개발한 맨트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고객인 게이머들의 빗발치는 문의에도 공식카페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이 씨는 "게임 내 욕설이 난무하고, 악용하는 유저가 있어 신고해도 답변이 없으니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며 "운영자도, 유저도 포기한 이런 게임에 100만원이나 결제한 부분이 후회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회사의 위치는 케이맨제도인듯 싶다"며 "유저들의 문의에는 대답도 없는 전형적인 중국식 먹튀 게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중국 게임업체, 중국 게임 규제 피해 한국行 러시…문제점 적지 않아

센츄리게임 맨트라 유저의 글. 사진=맨트라 공식카페
그간 중국 게임 업체들은 중국 현지 퍼블리셔(유통사)의 높은 수수료를 피해 직접 서비스할 곳을 찾아왔다. 아워팜, 심동네트워크 등 중견 중국 게임 업체들은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한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했으며, 소형 게임업체들은 아예 한국 퍼블리셔에 게임을 판매했다.

일반적으로 중국은 플랫폼을 운영하는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수익 배분율이 8대2, 9대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구글플레이 및 iOS 앱스토어에 30% 수수료, 카카오톡 플랫폼을 추가적으로 사용할 때는 최대 21%까지 더 내는 구조다. 즉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중국 게임들은 현지보다 더욱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내자 판호 비준 중단과 함께 중국 현지에서 게임에 대한 규제 여론이 높아지자, 중국산 게임의 한국 진출은 더욱 가속화됐다. 이에 따라 한국 게임 시장에서는 난립하는 중국산 게임에 점차 잠식되는 모습을 보였고, 판호 때문에 중국 대형 게임사까지 가세하는 가열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문제는 중국 게임들이 한국에서 철저한 중국식 운영 행태를 보이면서 발생했다. 중국은 게임 서비스에서 CS와 환불이라는 개념이 전무하다시피 한 곳이다. 이 때문에 핑커팁스 엔터테인먼트(아워팜), X.D. 글로벌(심동네트워크)에 이어 센츄리게임(디안디안인터랙티브 홀딩)에 이르기까지 중국 게임업체의 배짱 운영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핑커팁스 엔터테인먼트는 소비자보호원으로부터 모바일 게임 카와이헌터(붕괴2)에 대한 결제 환불에 대한 시정요청을 받은 바 있다. 또 X.D. 글로벌은 잦은 서비스 이슈로 한국 지사 설립을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내부적인 요인으로 아직까지 정상적인 국내 지사가 운영되지 않고 있다.

카리브해에 있는 케이맨제도에 개발사 위치가 있다고 등록된 센츄리게임. 사진=구글플레이 캡쳐
문제가 된 맨트라의 서비스 업체 센츄리게임은 회사의 위치가 조세회피처인 케이맨제도로 등록돼 있다. 센츄리게임은 성취게임의 특수관계사이자 카카오게임즈에 유상증자에 참여한 디안디안인터랙티브 홀딩이다. 이 업체는 국내에서 게임 서비스 및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오픈마켓에 회사의 위치를 케이맨제도로 등록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센츄리게임에 두 차례 걸쳐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관련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구제 접수를 진행하면 해당 업체에 대한 이메일, 연락처를 통해 해명 통보 요청을 하게 되는데, 어떤 상황인지 양측의 입장을 들어 본 뒤 보상이 될 수 있을지 결정한다"며 "향후 중국 게임에 대한 그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소비자원도 관련한 계획이나 주제를 가지고 연구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어 "환불에 대한 이슈가 있을 때 시정 조치를 권고하지만, 강제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며 "시정 조치를 내리면 소비자는 민사소송에서 관련한 사실 입증시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 중국産 먹튀 게임의 난립, 환불·고객센터·자율규제 등 국내 게임업체 역차별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로부터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미준수 5회 누적 공표받은 디안디안인터랙티브 홀딩. 표=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이 같은 중국 게임업체들의 파행적인 운영에 국내 게임업체가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 자율규제부터 CS 조직 확충까지 국내 게임업체들은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했지만, 중국 게임업체들은 꼼수로 회피하고 있다.

앞서 센츄리게임(디안디안인터랙티브 홀딩)은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로부터 서비스한 모바일 게임 '총기시대'의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미준수로 5차례에 걸쳐 공표된 바 있다. 이는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시행하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에 국내 게임업체는 모두 준수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또 CS 부분은 중국 게임업체들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동일한 제2, 제3의 피해가 나와도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실제 중국 게임업체들은 한국 서비스에서 소수의 로컬라이징(현지화) 담당자만 두고 진행하고 있다. 심지어 한국에 인력 배치조차 하지 않은 업체도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특히 결제 환불은 금전적인 소송으로 확대될 수 있어 국내 게임업체들에게 중요한 사안으로 다뤄지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환불 규정에 따라 절차대로 환불을 준수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중국 게임업체들은 환불 부분에서 환불이라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는 중국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 때문에 일부 중국 게임업체는 한국에서 별도의 환불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지스타 2018 현장에서 만난 미호요 링샤오위 상무경리는 "한국에서 결제 환불은 중국과 차이가 있는데 붕괴3rd는 환불 절차가 한국만 특별한 프로세스로 관리된다"라며 "한국 게이머들에게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환불 프로세스를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게임업체는 안방 시장인 한국에서 개발 이외에도 CS, 환불, 자율규제에 이르기까지 이용자 피해를 줄이고 관련 규정 준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고삐 풀린 중국 게임업체들의 이 같은 행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위정현 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수년전부터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내 게임업체가 이와 같은 일을 벌이면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중국 게임업체는 그게 안된다"고 말했다. 위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 및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게임 이용자 보호와 관련한 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위 학회장은 이어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대부분 중국 게임업체가 한국 서비스에서 보이는 행태는 상당히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도 중국의 판호처럼 국내 산업을 보호하되, 이용자 보호도 함께 얻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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