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창원·성산 패배 후 총선 대비…‘애국당·바른정당 출신’과 통합 필요성 대두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 ‘분당(分黨)’ 거론…평화당과 ‘제3지대’ 구축?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굳은 표정으로 4.3 보궐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4·3 보궐선거 이후 정치권 일각에서 ‘야권발 정계개편’과 관련 다양한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 자유한국당은 창원·성산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단일후보인 여영국 당선자에게 강기윤 후보가 고작 504표 차이로 패하자 원론적인 지향점이 아닌, 실질적인 ‘보수 통합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국당 내에서는 대한애국당 진순정 후보가 얻은 838표를 한국당이 모두 가져갔다면 승패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의 3334표까지 얻었다면 보다 여유로운 승리가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내년 총선에서 여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과 보궐선거 이후 바른미래당 내 ‘지도부 책임론’을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도 한국당 내 ‘보수통합론’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의 개인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에 출연해 “이번 창원성산 선거에서 대한애국당 후보가 0.8%를 가져간 게 너무 아쉽다”며 “그 표가 저희에게 왔으면 이길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우파는 통합해야지만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그런 교훈을 얻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이재환 후보, 하태경 최고위원 등이 3일 오후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에 출마한 이재환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허탈한 분위기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은 최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상정 논의와 △이언주 의원에 대한 징계 △보궐선거 참패 등으로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결국 바른미래당이 쪼개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바른미래당 내 구(舊) 바른정당 출신 의원 8명(유승민 정병국 이혜훈 하태경 오신환 유의동 정운천 지상욱)은 대체적으로 손학규 대표의 책임론에 공감하고 있다. 반면 구(舊)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은 단합을 호소하며 여의치 않을 경우 분당(分黨)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맞물려 호남에 기반을 둔 민주평화당은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과의 연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궐선거 후 정의당과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 논의가 지지부진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일각에선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과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 간 ‘정치권 제3지대’ 구성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고, 손학규 대표의 결단만 남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8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저하고 가까운 초선 의원 몇 명은 (정의당과의 원내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제3지대 구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아직 바른미래당의 거취가 결정돼 있지 않다. 지금 누가 나서서 제3지대, 혹은 통합 얘기를 주도적으로 하진 않고 있고, 자연 발생적으로 물 흘러가는대로 보면서 서로 논의돼 갈 것”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권에 떠도는 이 같은 전망을 의식한 듯 “보궐선거가 끝나고 언론을 통해 여러 가지 정치에 대한 관측들이 많이 보도되고 있다”며 “역대 선거에서 이합집산으로 성공한 사례는 없다. ‘떴다방 정치’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4·3 보궐선거에 드러난 민심 앞에서 두리번두리번 거리는 정당들, 갈 길 잃은 정당이 여럿, 헷갈리는 정당도 있는 듯하다”며 “김대중·노무현·노회찬 정치가 국민의 평가를 받는 이유는 가치와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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