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붐’에 국민은행 공식 유튜브 채널 조회수 6000만…2위 카뱅의 3배 이상

카카오뱅크 조회수 1800만, 케뱅도 조회수 1000만…인터넷은행 ‘전성시대’

‘스타 파워’ 기댄 영상 제외 시 은행 유튜브 호응 ‘저조’…자체 콘텐츠 개발 필요

김연아가 내레이션을 맡은 3.1 운동 100주년 기념 ‘대한이 살았다’ 기념영상. 사진=KB국민은행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유튜브를 통해 커뮤니케이션과 소비가 이뤄지는 시대를 맞아 은행권도 공식 유튜브 채널을 공격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사 이미지 제고와 홍보를 위해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은행들이 올린 유튜브 동영상이 수백만 조회수의 영상이 나오고 있고, 공식 유튜브 채널의 총 조회수가 수천만회에 달하는 등 은행권에서도 유튜브의 영향력은 점점 막강해지고 있다.

또한 유튜브세상에서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한 은행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1919년 3·1 만세운동이 벌어진 지 100주년을 맞은 올해 2019년 3·1절을 맞아 주요 대형 시중 은행들이 일제히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3·1운동 관련 동영상을 제작해 공개한 것이 한 예다.

3·1절 100주년을 맞아 각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공개한 동영상들은 대중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각 영상의 조회수는 수백만회를 넘었고, 유튜브에 달린 댓글엔 은행들이 3·1절 100주년을 기념하는 좋은 영상을 제작해 줘 감사하다는 호의적인 반응이 쇄도하기도 했다.

은행들로서는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 유튜브 동영상 제작과 공개만으로도 확실한 홍보 효과를 거둔 셈이다.

다만, 은행들이 만들어 소비되고 있는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의 대부분이 일부 연예인 ‘팬덤’ 효과에 기대고 있을 뿐 실질적으로 은행을 홍보하는 유튜브 동영상은 큰 반향을 얻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3·1절 100돌 맞아 국민은행 공개 영상 폭발적 반응…조회수 170만회, 좋아요 6000개 ‘육박’

12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자사 광고 모델인 김연아가 내레이션을 맡고, 가수 박정현과 정재일이 각각 노래와 작곡을 맡은 ‘다시 부르는 여옥사 8호실의 노래 : 대한이 살았다’ 동영상을 3·1절을 사흘 앞둔 지난 2월 26일 공개했다.

이후 업로드 열흘 만에 해당 동영상은 조회수 167만회, 댓글수 317개를 기록하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 광고에는 이날 현재 ‘좋아요’ 수가 5845개에 이르고, 동영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용자들이 클릭하는 ‘싫어요’ 개수는 17개에 불과하다.

동영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견을 표시한 사람이 1명꼴에 동영상이 좋다는 의견을 표시한 사람은 343명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으로 호감 표시가 많은 셈이다.

댓글도 호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현재 이 동영상에 가장 많은 공감 수를 받은 댓글은 유튜브 이용자 ‘Hyungjun CHO’ 유저가 올린 댓글이다.

해당 댓글은 ‘언제나 일본을 이겨온 김연아 선수의 내레이션….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의 독립투사를 앞세우고 마지막에 '그리고 유관순'부분에서 울컥했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올려졌고, 현재 460개의 좋아요가 표시돼 있다.

또한 KEB하나은행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공개한 동영상은 조회수 상으로는 국민은행보다 더욱 큰 반향을 얻었다.

하나은행이 지난 2월 21일 공개한 ‘하나은행 Χ 김하온, 가슴 벅찬 그 이름 대한민국’ 동영상은 현재 조회수가 332만회로, 국민은행이 공개한 ‘대한이 살았다’ 동영상의 두 배에 달한다.

고등래퍼2 우승자인 래퍼 김하온이 부른 3.1운동 100주년 기념 캠페인 송인 ‘가슴 벅찬 그 이름 대한민국’. 사진=KEB하나은행 제공

댓글수 역시 하나은행 영상은 현재 467개가 달려 317개의 댓글이 달린 국민은행 동영상을 앞선다.

해당 동영상은 하나은행의 광고모델인 김하온이 3·1절을 맞아 랩 형식으로 3·1절을 기념하는 캠페인 송을 부른 동영상이다.

김하온은 엠넷이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인 ‘고등래퍼’ 2기의 최종 우승자로 지난해 5월 하나은행과 광고모델 전속계약을 맺은 래퍼다.

◇ 하나은행, 3·1절 100돌 기념 캠페인송, 조회수 300만…좋아요 등 유저 평가는 국민은행에 뒤져

다만 앞서 국민은행의 ‘대한이 살았다’ 동영상과 비교하면 하나은행의 ‘가슴 벅찬 그 이름 대한민국’ 동영상은 약 일주일 전에 먼저 공개된 영상인 만큼 누적 조회수나 댓글수에서 상대적으로 앞서보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하나은행 동영상을 본 유저들의 평가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좋아요’ 개수는 4542개로, 국민은행 해당 동영상에 매겨진 좋아요 개수인 5845개에 뒤진다.

하나은행 영상이 국민은행보다 5일전에 업로드 된 까닭에 누적 조회수나 댓글수에서는 더 앞섰지만 국민은행 영상이 하나은행 영상보다 더 짧은 공개 기간에도 불구하고 ‘좋아요’는 이용자들로부터 더 많이 받은 셈이다.

‘좋아요 수:싫어요 수’ 비율도 하나은행 영상은 156대 1로, 343대 1 비율로 좋아요:싫어요 반응을 얻은 국민은행 영상이 유저들의 호의적 평가 측면에서도 더 앞섰다.

중요한 점은 해당 동영상에 달린 댓글들의 상당수가 동영상에 대한 호감 표시와 함께 좋은 캠페인 영상을 제작해 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 감사해 하는 내용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은행들이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동영상 제작과 공개만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무형의 이미지 향상 효과를 유튜브를 통해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실제로 은행들은 자사를 홍보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경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 국민은행 유튜브 채널 총 조회수 6172만회…2위 은행과 3배 이상 격차 압도적 1위

현재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및 중앙은행, 국책은행, 특수은행을 총 망라해 제1금융권에 속해있는 은행은 총 20개다.

이 가운데 공식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 은행은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지방은행중 가장 규모가 작은 제주은행 등 단 두 곳에 불과하다.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은 물론이고 지방은행과 중앙·국책·특수은행 거의 대부분이 공식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셈이다.

이 가운데 유튜브 채널의 총 조회수(이하 만 단위 밑으로 반올림)가 가장 많은 곳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 유튜브 채널의 총 조회수는 6172만회로, 2위 은행 총 조회수 대비 3배 이상 더 높다.

두 번째로 유튜브 채널 총 조회수가 높은 곳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로 조회수는 1834만회다. 다만, 영상 1개당 평균 조회수는 카카오뱅크가 국민은행보다 월등히 높다.

국민은행의 경우 업로드 영상 수가 797개에 평균 조회수가 8만회지만, 카카오뱅크는 39개만의 동영상을 업로드 해 1800만회 이상의 총 조회수가 나와 평균 조회수는 47만회에 달한다.

이어 세 번째는 신한은행으로 1815만회의 총 조회수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SC제일은행(1656만회)이 조회수4위를 차지했다. 하나은행은 1529만회로 다섯 번째에 위치했다.

다음은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총 조회수 1075만회로 6위에 올랐다. 케이뱅크 역시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평균 조회수에서는 여타 은행들을 압도한다.

케이뱅크는 48개의 동영상만으로 총 조회수 1000만회 이상을 달성해 영상 1개당 평균 조회수가 22만회로 카카오뱅크에 이어서 두 번째로 평균 조회수가 높다.

다음으로는 농협은행 채널의 총 조회수가 923만회로, 총 조회수 1000만회 돌파의 제1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농협은행에 이어서 우리은행(882만회)-기업은행(774만회)-수협은행(348만회)-부산은행(303만회)-산업은행(170만회)-한국은행(169만회)-경남은행(136만회)-대구은행(135만회)-광주은행(56만회)-전북은행(1만회)-씨티은행(1723회) 순으로 총 조회수가 높았다

◇ 농협은행, 구독자 수 21만으로 압도적 1위…“조회수 아닌 구독자수로 미래 고객 후보군 확보”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은행 유튜브 채널은 농협은행으로 구독자 수가 21만8686명에 달한다.

구독자 수 2위이자 총 조회수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4만1507명인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격차다.

이는 농협은행이 공식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는 이용자에 대해서 경품을 증정하는 등의 내용의 이벤트를 활발히 벌여 상당수의 구독자를 확보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당행은 조회수가 얼마나 높냐가 아닌. 구독자수가 얼마나 많은가 여부가 실질적으로 유튜브를 통해 누릴 수 있는 홍보 효과라고 생각한다”며 “은행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잠재적인 은행 고객 후보군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회수가 높은 국민은행의 경우 방탄소년단을 광고 모델로 써서 팬덤 효과를 통한 조회수가 높지만, 농협은행은 스타 파워에 의지하지 않고 마케팅 이벤트를 통해 유튜브 채널 구독자로 끌어모아 미래의 농협은행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회수 806만회로 은행권 공식 유튜브 채널 단일 동영상 조회수 1위에 올라있는 ‘KB 스타뱅킹 X 방탄소년단’ 광고 영상. 사진=해당 유튜브 동영상 캡처
구독자 수는 농협은행-국민은행에 이어 SC제일은행이 1만4122명으로 3위에 위치해 있고,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1만3932명으로 구독자 수 1만명을 넘긴 4개 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유튜브 채널 시작일의 경우 우리은행이 2006년으로 가장 선구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부분 2011~2012년에 경쟁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데 비하면 우리은행의 행보는 한참 빨랐다.

이에 따라 누적된 동영상 개수도 3위로 비교적 많은 편이지만 총 조회수나 평균 조회수는 가장 먼저 유튜브를 시작한 것에 비하면 후발 주자들에 많이 뒤진다. 이는 우리은행이 상대적으로 유튜브 채널 운영을 타 대형 은행 대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경우 각기 2015년 영업을 시작하고 1년여가 지난 2016년 10월에 나란히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고, 시중은행 대비 몇 년 씩 뒤쳐진 유튜브 채널 역사에 비해 유튜브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 평균 조회수에 있어서 압도적인 격차로 1위와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전북은행은 지방은행 중에서도 가장 늦은 2017년이 돼서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아직까지도 채널 총 조회수가 1만대에 머물러 뒤에서 두 번째에 위치하고 있다.

총 조회수 기준 뒤에서 세 번째로 조회수가 높은 광주은행 조회수가 56만회인 것을 감안하면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총 조회수가 1723회에 그쳐 가장 조회수가 낮은 씨티은행의 경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18개 은행 중 채널 개설이 가장 뒤쳐졌다, 씨티은행은 불과 한 달 반 전인 올해 1월 23일에서야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한편, 제 1금융권에 속한 20개 은행 중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지 않은 은행은 수출입은행과 제주은행 단 두 곳 뿐으로, 은행권 대부분이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당행은 국책은행으로 개인금융을 미취급하고 있어 유튜브를 통한 홍보 수요가 많지 않다고 판단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타 지방은행들은 서울지역에도 지점을 내고 영업 중인 전국권 은행으로 유튜브를 통한 홍보 효과가 있겠지만 당행은 제주도 내로 영업범위가 한정돼 있는 로컬은행인 만큼 유튜브 홍보를 할 만한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 은행권 유튜브 채널 영상 대다수가 ‘스타 파워’에 치중, 실질적 광고 효과엔 ‘의문’

이처럼 은행권이 경쟁적으로 유튜브 공식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조회수의 상당 부분은 해당 은행 자체의 관심도나 특장점이 아닌 유명 연예인들의 출연을 통한 ‘스타 파워’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은행 공식 유튜브 채널 중 가장 조회수가 높은 동영상은 국민은행 채널에 지난해 3월 7일 올라온 ‘KB 스타뱅킹 X 방탄소년단’ 광고다.

이 광고는 업로드 1년이 지난 현재 조회수가 806만회에 좋아요 개수는 9만9647개(싫어요 개수는 294개)로 은행권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중 가장 압도적으로 높은 조회수와 좋아요 수를 자랑하고 있다.

이 동영상은 국민은행의 광고모델인 방탄소년단이 직접 출연해 노래와 춤을 추면서 국민은행의 모바일 어플인 KB스타뱅킹을 홍보하는 광고다.

하지만 해당 동영상에 달린 2001개의 댓글 중 거의 대부분이 국민은행이나 KB스타뱅킹에 대한 반응이 아닌 방탄소년단 팬덤의 방탄소년단 찬양 댓글 일색으로 도배돼 있어 정말 해당 광고가 국민은행의 모바일 앱에 얼마나 홍보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

두 번째로 조회수가 높은 은행 유튜브 영상은 역시 국민은행이 지난해 4월에 올린 광고 영상으로 평창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인 윤성빈 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KB매직카 대출 광고다.

하지만 이 영상은 평창 올림픽이 끝나고 아직 윤성빈 선수에 대한 관심이 높던 시기에 전적으로 유명 운동 선수의 이름값에 기댄 광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이 영상은 은행 유튜브 동영상 중 조회수가 두 번째(732만회)로 높은 영상이지만 좋아요 수는 91개에 불과하고 반면에 싫어요수도 21개에 달해 좋아요-싫어요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또한 조회수 넘버2 영상에 걸맞지 않게 댓글도 17개에 불과한데다 가장 많은 공감수를 받은 댓글은 영상과 광고 내용이 많지 않는다는 비판 댓글이었다.

나머지는 윤성빈 선수를 비하하거나 그에 맞서 윤성빈 선수를 응원하거나 옹호하는 댓글들 일색들로, 광고의 주 내용인 KB매직카 대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댓글은 단 한 개도 없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방탄소년단 등 일부 광고모델의 스타 마케팅 효과로 유튜브 조회수가 크게 늘어난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당행은 유튜브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사실을 인지하고, 지난해 유튜브 채널 운영 업무를 브랜드전략부로 직접 이관하고 좀 더 충실한 국민은행 자체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 하나은행 김하온 랩 광고 송 ‘청춘, 그 하나하나’ 홍보 효과 거둬

조회수가 세 번째로 높은 은행 유튜브 채널 동영상은 하나은행의 광고모델인 래퍼 김하온이 부른 조회수 571만회의 ‘청춘, 그 하나하나’ 광고송 영상이다.

청춘을 응원한다는 하나은행의 아젠다를 랩으로 구현한 이 영상은 귀에 감기는 멜로디와 랩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좋아요 수도 3900개를 넘어서 4000개에 육박하고 있고 댓글 626개도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고등래퍼2 우승자인 래퍼 김하온이 부른 하나은행 ‘청춘, 그 하나하나’ 광고송. 사진=해당 유튜브 동영상 캡처
댓글의 상당수는 광고 모델인 래퍼 김하온의 팬들이 올린 찬양 댓글이나 광고송이 좋다는 반응들이지만, 주거래 은행을 하나은행으로 바꾼다거나 하나은행 통장을 개설하겠다는 댓글도 다수 있어 어느 정도 홍보효과는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조회수 네 번째는 국민은행이 지난해 12월 31일 올려 조회수 537만회를 기록, 현재 은행 유튜브 영상 중 네 번째로 조회수가 높은 리브 편의점 ATM출금 광고 영상이다.

이 영상 역시 245개의 댓글 중 상당수는 방탄소년단 팬덤이 달은 리플로 추정되지만 앞선 방탄소년단의 광고 영상과는 달리 이번엔 리브 편의점 ATM출금 관련 콘텐츠를 좀 더 강조해 리브 어플을 깐다거나 국민은행 어플을 이용하겠다는 댓글이 다수 존재해 지난 방탄소년단 광고보다는 국민은행 홍보 효과가 좀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은행 공식 유튜브 채널의 동영상 중 조회수와 좋아요수가 높고, 댓글이 많이 달린 영상 대부분은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광고 영상이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다.

반면, 실질적으로 은행과 관련한 영상이 조회수나 좋아요수가 높거나 댓글이 많이 달린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 예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산업은행의 공식 유튜브 채널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 6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면서 현재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18개 은행 가운데 올해 1월 유튜브 채널을 만든 씨티은행 다음으로 두 번째 늦게 채널을 개설했다.

그 이후 약 반년여가 흐른 현재 산업은행은 6개월간 영상 25개를 업로드 했고, 총 조회수는 170만회로 18개 은행 중 12번째로 조회수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산업은행 채널 총 조회수 170만회의 대부분은 169만회의 조회수를 올린 광고 영상 하나가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24개의 영상은 1500회 조회수의 산업은행 공식 홍보 영상이 1개에, 나머지 23개 영상은 조회수가 모두 채 1000회에 못 미친다.

◇ ‘스타 파워’ 의지해 광고 모델 섭외에 막대한 비용 써…자체 콘텐츠 개발 강화 필요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들은 막대한 비용을 써가면서 스타들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고 있지만 높은 조회수와 달리 실질적으로 은행과 관련된 홍보효과는 약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회수가 높은 은행 유튜브 동영상들에 달린 댓글을 대부분이 은행에 대한 댓글이 아니라 해당 영상에 나온 광고 모델에 대한 댓글”이라며 “은행권이 유튜브 채널 홍보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선 좀 더 강화된 자체 콘텐츠 기획하고 제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회수 537만회로 은행권 공식 유튜브 채널 단일 동영상 기준 조회수 4위에 위치한 ‘Liiv X BTS’ 광고 영상. 사진=해당 유튜브 동영상 캡처
은행 자체의 유튜브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는 좋은 예시는 한국은행이다. 스타 파워에 의지하는 대부분 은행들과 달리 국책은행인 한국은행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한국은행을 외부에 알리는 공식 창구 효과로써 효율적으로 사용 중이다.

한국은행의 경우 유튜브 채널의 총 조회수가 18개 은행 중 13번째고, 영상 1개당 평균 조회수도 2293회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구독자 수는 1만3932명으로 구독자 수 1만명을 넘긴 4개 은행 중 하나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대다수 시중은행들의 구독자 수를 넉넉히 앞서는 수치다.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이벤트 등 마케팅 활동으로 구독자를 끌어모은 농협은행과 달리 한국은행은 국책인 만큼, 개인금융을 취급하지 않고 구독자 수 확보를 위한 특별한 마케팅 활동도 벌이지 않는다.

대신 한국은행 유튜브 채널의 동영상은 거의 대부분이 한은의 각종 브리핑이나 기자간담회, 설명회, 정책 발표회 등으로 이런 한은 자체 콘텐츠를 모두 유튜브 채널로 공개해 출입기자, 경제 관련 정책 입안자, 금융권 관계자 등 금융 정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확실하게 구독층으로 끌여들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동영상 개수는 737개로 업로드 영상 개수 1위인 국민은행(797개)에 거의 근접하고 업로드, 영상 개수 3위 은행인 우리은행(476개)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비록, 각 영상의 조회수는 적지만, 은행 자체적인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한국은행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수 확보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 없이도 1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끌어모아 18개 은행 가운데 네 번째로 구독자 수를 많이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 국민·하나은행, 공익적 내용으로 자사 홍보 이미지 재고-광고 효과 누리는 ‘일석이조

한 SNS채널 전문가는 “조회수나 구독자수는 스타 마케팅이나 이벤트를 통해서 얼마든지 부풀릴 수 있지만, 영상에 달린 유저들의 댓글 반응과 좋아요수는 은행의 통제를 벗어난 영역”이라며 “호의적인 리플 내용과 좋아요 개수는 각 은행이 얼마나 자체 킬러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느냐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3·1절 100주년 기념을 맞이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기획한 관련 영상들도 직접적으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홍보하지 않으면서도 이슈와 잘 맞는 주제를 선정하고 기획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국민은행을 홍보하는 광고성 영상에 대해선 소비자들로부터 좋지 않은 반응이 나오고, 그렇다고 해서 기업 입장에서 홍보 효과를 아예 노리지 않고 유튜브 영상을 제작할 수도 없는 딜레마가 있다”며 “홍보와 광고 사이에서 얼마나 줄타기를 잘 하는 유튜브 영상을 만드느냐가 당행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국민은행이 제작한 ‘대한이 살았다’ 영상 및 음원 포스터.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이 관계자는 “당행은 지난 1년간 브랜드전략부에서 직접 공식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광고’나 ‘스타’에 의존하지 않고 공익적인 내용으로 국민은행의 이미지 향상과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며 “이번에 나온 3·1운동 100주년 기념 영상도 그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작품으로 공익적인 내용을 강화해 유튜브 댓글 내용이나 좋아요수 등 소비자로부터 국민은행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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