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이구동성 "모래내길은 적어도 15년 전부터 고질적인 24시간 불법주차 지역"

서대문구 홍은동 모래내길. 사진=주현태 기자 gun1313@hankooki.com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서대문구 남가좌동과 북가좌동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 모래내길을 따라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모래내길 2차 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라고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이 모래내길 2차 도로를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모래내 지하차도부터 홍연2교 사거리까지 약 2km 모래내길 2차 도로에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늘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서대문구 홍제동에 거주하고 모래내길을 통해 출·퇴근을 하는 김민수씨(32)는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됐지만 2차선을 사용하지 못해 퇴근시간이 10분 이상 늦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짜증이 나곤 한다”며 “서대문구청이 왜 이를 방치하고 있고, 무슨 이유로 이곳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박모씨는 “출퇴근하는 시간 외에도 오전, 오후, 새벽 시간 가리지 않고 24시간 불법주차 차량들이 도로 한켠을 '점령'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4년이라는 시간 동안 2차 도로를 단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기자가 지난 22일 오후 3시경 직접 찾아간 서대문구 지역 모래내길은 그야말로 '무법지대'라는 표현에 손색이 없어 보였다.

마포구 성산동에서 모래내길을 따라 지하차도를 지나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도착할때까지 차들이 뒤죽박죽 주차돼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끝모를듯 이어지는 불법주차 현장을 보면서 행정공백의 현주소를 보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모래내길. 사진=주현태 기자 gun1313@hankooki.com
모래내 터널부터 홍연2교까지의 모래내길에는 관광버스, 택시, 공사장 트럭, 개인 승용차, 공사장에서 볼 수 있는 트럭이 주차돼 있었고, 심지어 서대문구청 1종 트럭도 주차돼있었다.

또한 홍연2교부터 모래터널까지의 길에는 모래내길에 있는 설렁탕, 해장국 가게 그리고 기사식당까지 2차선 도로를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가좌동 모래내길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이상헌(가명·51세)씨는 “모래내길의 불법주차는 적어도 15년 전에도 다르지 않았다”며 “불법주차 된 차 중에서도 몇몇 차량은 4년째 항상 같은 곳, 같은 시간대에 불법주차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씨는 “홍연2교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는 차가 많아 퇴근 시간이 되면 좌회전하는 차와 직진하는 차가 뒤섞여 차가 밀리게 된다”며 “저녁 시간 때는 주민이 써서 그렇다고 하지만 24시간내내 불법 주차된 것을 감안하면 주민의 관점에서도 서대문구가 답답하기만 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교통관리과 관계자는 “그 지역은 불법주차 지역”이라며 “민원이 들어오면 항상 출동해서 처리하고 있다”며 “지역 특성상 평일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59분까지, 주말은 저녁 6시부터 오전 8시59분까지는 주민들을 위해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홍은동 모래내길. 사진=주현태 기자 gun1313@hankooki.com

하지만 25일 저녁 9시쯤 다시 찾은 모래내길은 낮 시간대와 다를 바가 없었다. 주민들에게 배려한다는 말과는 달리 여전히 공사장 트럭, 관광버스, 택시, 개인 승용차가 뒤섞여 있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모래내길 2차 도로는 2017년에 무임주차장으로 변경시킨다는 내용이 서대문구의회를 통과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업체를 찾고 있다”며 “올해 6월 새롭게 설치되는 모래내길 무임주차장 이용은 승용차와 버스만 허용되므로 나머지 차량에 대해서는 강력한 단속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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