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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칼럼] '수소경제'의 미래…낮은 경제성 극복하지 못하면 다 죽는다
  • 기자 승인시간승인 2019.01.22 08:50
이준정 미래탐험연구소 대표 "수소산업의 낮은 경제성을
해결하지 않고는 수소경제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 이준정 미래탐험연구소 대표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이준정 미래탐험연구소 대표] 수소차의 미래는 어떨까. 제비가 오면 봄이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듯이 유사사례를 들여다보면 미래가 어렴풋이나마 보일 것이다.

독일 북부 니더작센 주의 4개 지방도시(쿡스하벤-브레머하펜-브레머푀더-북스터후더)를 잇는 약 100km 구간에는 지난해 9월 하순부터 세계 최초의 수소연료전지 열차 2대가 투입돼 운영되고 있다. 최대 시속 140km의 이 수소연료전지 열차는 프랑스의 알스톰사(社)가 제작했다. 한번 충전하면 총 1,000km 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수소탱크를 열차에 탑재하고 있다.

전력선 케이블이 설치되지 않은 이 지방열차 노선에 투입된 수소연료전지 열차는 이산화탄소를 다량 배출하는 노후 디젤기관차를 대체한 것이다. 오는 2021년까지 나머지 14대도 모두 친환경 수소연료전지열차로 교체될 예정이다.

독일의 각 지방 철도노선에는 약 120여대의 노후 디젤 기관열차들이 운행 중인데, 열차 수명이 끝나가는 약 30년에 걸쳐 모두 수소연료전지열차로 대체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한다. 알스톰 사에 의하면 독일뿐 아니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이탈리아, 캐나다 등 다른 나라들도 현재 운행 중인 디젤열차 대신에 수소연료전지 열차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국가들이 노후 디젤차량 개량 사업으로 전철 대신에 수소연료전지 열차를 선호하는 이유는 전 구간에 전력선 시설을 투자하는 비용보다 차량 값은 좀 비싸지만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투입하는 것이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태양, 풍력 등 출력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간헐적 발전량을 예측해 과잉 생산돼 버릴 수밖에 없는 전력을 수소생산에 활용하면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친환경 시스템이 도입되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철도운행의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정부는 금년부터 수소경제를 문재인 정부의 3대 혁신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강조하고 있다. 수소차와 연료전지 등 관련 기술제품이 세계시장에서 비교우위를 갖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서 수소차 보급을 지원하겠다고 의지를 밝히고 있다.

수소의 생산, 저장·운송, 안전에 이르는 수소경제 전 분야를 아우르는 기술개발 추진 전략도 마련된다. 수소경제 기반시설과 기술개발로 관련 산업을 부양하고 경기활성화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수소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과 같은 화석연료나 우라늄처럼 지구상에 단독으로 존재하는 에너지 자원이 아니고 단지 기존 에너지의 형태를 변환시켜 저장하는 에너지 저장수단이다. 따라서 수소경제가 활성화되고 발전하려면 수소생산의 경제성이 타당한 것으로 판정되거나 수소가 가장 합리적인 원료나 부재료로 활용되는 산업이 발굴돼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돼야 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수소 활용분야로는 로켓엔진연료를 꼽을 수 있다. 수소는 가장 가벼울뿐 아니라 천연가스에 비해 약 3배의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로켓발사 연료로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주산업의 경우 수소연료 가격은 중요하지 않다. 우주개발이라는 인류의 꿈을 향한 원대한 꿈과 희망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소경제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경제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원자는 물이나 천연가스, 또는 합성가스의 성분원소로만 존재하므로 인공적인 화학반응으로 분리 생산해야만 한다. 수소를 천연가스나 합성가스로 개질하는 화학반응 방법은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므로 청정에너지 생산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경우도 재생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활용하는 경우만 청정에너지 생산법이다. 문제는 물을 전기분해하는 전력 에너지, 수소가스를 압축해서 저장하고 이송하는데 소모된 에너지를 합한 양이 수소가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에너지양보다 더 크기 때문에 수소에너지 활용은 '적자' 에너지 공정이라는 비판을 비껴갈 수 없다는 점이다. 일각에서 수소경제의 기반이 허구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같은 배경을 밑바탕에 깔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수소경제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수소를 경제적으로 생산할뿐 아니라 생산된 수소가스를 활용하는 경우라도 기존 공법에 비해 성능이 월등히 우수하거나 다른 방법으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비교우위의 경제성을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정부가 수소경제를 추진하는 중요한 이유는 피치 못해 버리게 되는 재생전력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하면 재생에너지 생산의 간헐성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탄소경제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에너지 전환 전략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버려지는 전력을 일부나마 회수해 수소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소 산업은 자동차, 발전 등 관련 수요산업과 잘 연계시키면 이들 산업규모가 급속히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수소산업을 선제적으로 육성해 일자리 창출 등 혁신성장의 국면전환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수소생산은 갈헐적인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잉여전력으로 생산된 수소는 자동차의 연료나 저장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 바로 그것이다. 이 경우 잉여전력을 배터리에 바로 저장하는 방법과 수소를 생산해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활용하는 방법의 경제성이나 타당성이 서로 대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현대차 그룹은 미래자동차로 배터리 전기차보다 수소연료전지차에 사운을 걸고 공격적인 투자를 밀어붙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충북 충주에 수소연료전지 생산시스템을 구축해 2022년까지 4만대, 2030년에는 50만대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일 터이다.

정부는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개발 전략에 마중물을 붓는 정책을 수립했을 뿐 아니라 한발 더 깊숙이 들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22년까지 현대차 그룹 발표보다 2배 더 많은 8만대의 수소차를 보급하겠다고 한다. 문재인 정권 말기까지 서둘러 실적을 쌓아보겠다는 의욕이 엿보인다. 다만 의욕이 과욕이 되지나 않을지 하는 우려는 여전히 남는다.

정부는 현대차 그룹의 주장을 100% 받아들이는 모습이지만 수소연료전지차의 세계적인 추세는 아직 적극적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물론 선제적인 투자나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시장을 열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좋지만 자칫 잘못된 투자로 인해 정책목표가 차질을 빚어서는 절대로 안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고언을 하고 싶다.

우선 수소연료전지 승용차는 배터리 전기차에 비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교 경쟁력이 '열세'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차량 가격과 운행 비용이 비싸다는 점이다. 수소연료전지승용차는 배터리 전기차에 비해 부품 수도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생산자동화, 조립시간, 부품가격 등에서 가격 경쟁력이 낮고 실용화된 사례가 적어 시스템 내구성도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지난 7년 동안 전 세계의 6대 자동차 업체(GM, Mercedes-Benz, Hyundai, Nissan,Toyota,Honda)가 제작한 90대의 수소연료전지 차량를 대상으로 차량 성능을 분석해 연료전지기술의 발전 과정을 추적, 평가해 왔다. 미국 에너지성이 2020년까지 수소연료전지차가 갖춰야 할 성능지표들에 비해 2018년 5월에 공표된 최신 보고서에 나타난 수소연료전지차의 성능은 모든 요구성능 기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참조: 표 1). 즉, 아직은 수소연료전지차의 성능이 시장에서 배터리 전기차에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할수 있다.

수소경제 구상 속에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크게 부각될 수 있는 영역은 트럭이나 버스 같은 대형차량의 경우이다. 유럽의 수소연료전지 철도차량의 사례에서 보았듯 대형차량의 경우, 수소연료전지차가 배터리 전기차에 비해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한 장점이 있다.

트럭과 버스 등과 같이 하중이 매우 큰 차량의 경우, 1회 충전소요 에너지 량이 보통 승용차의 약 5배 이상이다. 버스나 중량트럭에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하게 되면 차량 중량 증가로 인해 에너지 효율이 낮아질 뿐 아니라 아무리 고속충전시설을 이용한다 해도 충전시간이 매우 길어 디젤차량을 대체하는 수단으로서는 부적합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수소연료전지버스는 충전시간이 짧고 1회 충전으로 운송할 수 있는 거리가 매우 길다는 장점이 있어 배터리 전기버스에 비해 유리하다. 하지만 수소버스를 시외버스나 관광버스가 아닌 도시노선버스로 도입한다면 구미시에서 시험운행 중인 무선충전 전기버스보다 경제성이 높다고 장담할 수 없다.

수소연료전지 버스라면 한 곳에서 1회 충전으로 하루 종일 운행할 수가 있다. 수소탱크나 연료전지 무게도 배터리에 비해 매우 가볍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도 높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연료전지 수명이나 기타 물리적 특성들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고, 수소충전 기반시설이 없어 본격적으로 버스나 트럭에 수소연료전지가 채택되지 못할 뿐이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수소버스를 시범 운행하고 있어 기술적 문제점이 제대로 분석돼 있다.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의 장점을 결합한 수소연료전지/배터리의 하이브리드 버스도 개발돼 있을 정도다. 이 같은 기술동향과 도출된 문제점들을 기술 개발을 통해 해결할 수만 있다면 수소산업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혁신적 도약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실질적인 수소경제의 한축으로 성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표1.연료전지전기자동차 성능지표비교(미 NREL 2018년 5월 보고서 내용 중 일부 발췌)
정부의 수소에너지 전략이 의도한대로 제대로 결실을 맺으려면 수소활용의 장애물인 낮은 경제성을 극복할 실용적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수소연료전지가 갖고 있는 태생적인 물리적 단점은 수많은 슬로건이나 주장만으로 극복되지 않으며 연구 투자비로도 해결되지 않는 그야말로 난제다. 수소산업의 낮은 경제성을 해결하지 않고는 수소경제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자연현상의 순리에 걸맞게 수소경제가 구축될 수 있도록 관련 수소산업을 육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수소경제의 목적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전체 에너지 시스템 틀 속에서 수소경제의 바람직한 규모와 역할을 제대로 충분히 정립해 정부가 알찬 내용의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내놓을 것을 기대해 본다.

■ 이준정 미래탐험연구소 대표 : 미래에 대한 혜안과 통찰력이 뛰어나 '미래탐험가'로 불린다. 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 서울대학교 재료공학과 객원교수, 포항공과대학 겸직교수. 포항산업기술연구원 연구위원, 지식경제부 기술지원(금속부문)단장 등을 역임했다. KAIST 재료공학과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요즘은 미래의 변화에 대해 연구하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는 과학칼럼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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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1/22 08:50:13 수정시간 : 2019/01/24 18: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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