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한국교통대 석좌교수(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가뭄예방·생태계 개선 정책 하루빨리 시행돼야"

류재근 한국 교통대학교 석좌교수

[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 류재근 한국교통대 석좌교수] 미세먼지로 나라가 온통 시끄럽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여러 대책이 나올 수 있으나 '논에 물대기'라는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큰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벼 수확 후 논에 물을 대면 6개월간 비산먼지나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획기적으로 도움이 된다. 아울러 논에 물을 대면 지하수가 저장돼 하천유지용수도 확보하고 봄철 가뭄예방도 할 수 있어 생태계 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전국 주요 하천의 물을 5cm 정도 대면 약 5억6000 톤, 10cm로 대면 약 11억 톤의 수자원을 전국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가을철 벼 수확 후 약 6개월간 논에 물을 빼고 물을 대지 않아 논에 흙이 건조해 겨울이나 봄철 바람이 불 때 비산먼지나 미세먼지가 발생해 농촌 및 대도시에 환경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요사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이 대책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겨울철, 봄철에 중국이나 북한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가 논에 물을 댔을 때 먼지가 떨어져 다시 비산하는 경우가 아주 미약하기 때문에 미량이나마 저감할 수 있다는 점도 되새겨볼만 하다.

미세먼지 대책 마련에 정부가 고심하고 있지만 농촌지역의 논이나 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새해부터 관계부처는 우선적으로 물대는 운동을 시작할 것을 권하고자 한다. 그렇게 되면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가 떨어져도 물이나 얼음에 떨어져 재나 먼지의 공중 비산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60년 이전 봄철에 논을 가는 광경.

전국적으로 가을철 벼 수확 후 물을 10cm 이상 대면 10억 톤의 물이 저장돼 봄철 가뭄을 막을 수 있다. 요즘처럼 미세먼지 피해에 대해 온국민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점을 떠올리면 가볍게 넘길 사안은 아니다. 특히 요사이에는 과거보다 눈이 많이 오지 않아 겨울철 큰 산에 눈을 보기가 어렵다. 이에 기후온난화의 영향이 우리나라에도 미치므로 그 대책으로도 수자원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정부에 건의하고 싶다.

2019년은 물의 일원화가 실시되는 첫 해로 과거 수자원 확보는 댐 건설로 생각했으나 이제는 물관리를 하는 데 있어 가을철 논물관리에 눈을 돌릴 때다. 추수 후 논에 물을 대면 전국적으로 상류에서 하류까지 지하수 함량을 늘리고 봄철 실개천이나 대하천의 물이 확보돼 가뭄을 예방할 수 있다.

이제는 농림수산부도 물관리에 환경부 정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연구·검토해 과거 60년 전처럼 논에 물대기 운동을 전개해야 할때다. 그렇게만 된다면 미세먼지 저감, 수자원 10억 톤 확보, 지하수 확보 및 유지용수 확보 및 4대강 수질 개선으로 겨울철 봄철 녹조 발생 감소, 농약·제초제·잔류물질 감축 등 농촌의 생태계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의 생태계가 살아나면 도시 어린이가 논에서 썰매도 타고 스케이트도 탈 수 있어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게 된다. 서울시청 앞에 스케이트장을 이용하는 것도 좋으나 서울 근교나 조부모가 사는 논에서 스케이트도 타고 농촌 생태계를 볼 수 있는 놀이터도 개발한다면 어린이부터 중고등학생, 대학생까지 겨울철 스케이트나 썰매를 타는 장소로 활용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 될 것이다.

논을 고른 후 모를 심기 위해 작업하는 광경.

현재 우리나라는 미세먼지에 대해 전국적으로 줄이려고 노력은 하고 있으나, 농촌지역의 논이나 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도시로 날아오고 있다. 하천의 물이 가을철 녹조가 생겼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 그 물을 논에 대면 정화가 되어 물 확보도 되고 지하수와 하천유지용수도 보존되는 방안을 제안한다.

특히, 선진국은 하천변 저류조가 지역마다 설치돼 하천이 오염되면 저류조에 15일 정도 체류하다가 방류하는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러한 방법을 도입해 가을철~봄철 논에 6개월간 물을 댄 후 유지용수로 나오게 하는 방법도 연구·검토해 조속히 시행하면 우리나라 하천수질이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논에 모를 심기 위하여 작업 후 물이 고여 있는 상태.

늦기 전에 각 부처에서는 지금부터라도 논에 물 대기 운동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검토해 예산 확보 등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을 대면 수확량이 적다고 마른 후에 논을 가는 모습.
가을철에 논에 물을 대면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가을철부터 봄철까지 6개월 간 비산먼지를 예방할 수 있을뿐 아니라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황사나 대기오염 물질 중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또한 전국적으로 논에 10cm의 물을 대면 11억 톤의 물이 저장되고 5cm 정도 물을 대면 5억 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즉 논에 10cm 정도 물을 대면 10일 후에는 지하수를 3억 톤 정도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물을 댄 논에서부터 여과해 하천으로 나오게 되므로 수질도 정화되는 효과도 있다. 하천수의 녹조 현상을 저감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가을철, 겨울철, 봄철에 발생하는 남조류(아나베나, 마이크로시스티스 등을 저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논에 물을 대면 여름철 벼농사에 사용됐던 잔류농약은 식물(풀이나 녹조류)이 성장함에 따라 농약을 분해해 저농도로 정화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와함께 농촌지역의 논이나 밭에 생태적으로 저서생물이나 어류 및 수생식물도 서식해 수질을 정화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겨울철에 논에 물을 대면 철새도 날아와 생태계 보전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일종의 덤이라고 할 수 있다.

◇ 류재근 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프로필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 석사를 거쳐 건국대에서 환경미생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보건연구원 미생물부 연구관을 거쳐 국립환경연구원 원장, 한국환경기술진흥원 원장,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2001~2004), 한국물환경학회 회장,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등을 지내면서 수질연구 등 물환경, 바이오, 환경분석과 관련된 분야에서 주로 일했다. 요즘도 한국교통대 석좌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으며,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 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물박사'로 유명하며, '대한민국 환경지킴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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