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세상에 쉬운 건 없다. 근데 못할 것도 없다.”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 =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 마흔은 새로운 스무살일 수도 있다

소위 빼빼로데이라고 하는 지난 11월 11일, 운좋게도 감동적인 장면을 뉴스에서 접했다. 4년7개월만에 미 PGA투어에서 우승한 40대 골퍼 맷 쿠처의 이야기다. 필자의 가슴을 뻥하고 뚫은 건 우승 인터뷰에서 올해 마흔살인 그가 던졌던 한마디다.

“지난 4년간 PGA투어에서 우승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깨달았다. 마흔은 새로운 스무살일 수도 있다.”

마흔은 새로운 스무살일 수도 있다. 마흔은 새로운 스무살일 수도 있다.... 쌩떽쥐베리의 '어린왕자'에서 길들이기에 대해 여우가 한 말을 어린왕자가 몇번이고 되뇌이는 것처럼, 쿠처의 이 한마디가 필자의 머리속에서 하루종일 맴돌았다.

쿠처의 인터뷰 기사를 본 바로 전날에는, 야구선수를 꿈꾸는 고3 아들을 데리고 지방의 대학교 실기시험장을 방문했다. 실기 면접을 치르는 아들을 기다리면서 우연히 그 대학의 화장실에서 쿠처의 명언과 비슷한 글귀를 발견하고 또한번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함을 느꼈다.

“세상에 쉬운 건 없다. 근데 못할 것도 없다.”

#. 60세는 새로운 서른살이다

이제 12월이다. 한 달만 지나면 모두가 한 살을 더 먹는다. 그러면 필자의 나이도 50대의 끝자락이 된다. 필자보다 한 살 위인 1960년생은 내년이면 정확히 60세가 된다. 물론 환갑은 내후년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까 불현듯 지난 50여년간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내친 김에 지난 시간을 한번 되돌아보았다. 필자의 경우 주도적으로 인생의 큰 변화를 시도해본 것은 서른살부터였던 것으로 기억이 떠오른다. 뭔지도 모른채 작은 꿈 하나를 품고 일본 유학을 떠났다. 전공도 경제학에서 데이터베이스로 180도 바꾸는 나름의 모험도 감행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난 20여년간 ICT분야에서 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또 다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필자 또래를 포함해 700만명이 넘는 대한민국의 베이비붐 세대들이 인생2막을 준비하고 있다. 일자리는 적고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은 넘쳐나고 있어 대부분이 준비 자체부터 힘들어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때일수록 긍정적인 프레임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신을 더 나은 방향으로 부단히 움직이게 만드는 '마음의 넛지(nudge)'가 필요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의욕에 찬 나이든 사람들이 자주 떠올리는 이 말은 긍정 프레임 또는 마음의 넛지 중 대표적인 것중 하나일 듯 싶다. 더 좋은 것은 없을까? 맷 쿠처의 인터뷰를 패러디해본다면 내 인생의 구호를 더 멋지게 만들수 있겠다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친다. ‘마흔은 새로운 스무살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60세는 새로운 서른살’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른을 전후해 직장생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다. 그리고 60세를 전후해서 정년을 맞이하거나 직장에서 은퇴한다. 그렇게 보면 60세는 새로운 서른살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일, 새로운 직업의 두번째 시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60세가 됐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똑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에게는 요즘같은 긍정의 프레임이 필요하다. 내가 벌써 60세가 되다니 이런 생각에 빠질 필요가 없다. 다만 이제부터 새로운 서른살이라고 생각하자. 그러면 그런 긍정적인 프레임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마음의 에너지로 변해 삶의 활력을 자극할 것이 분명하다.

인생관리를 위해서도 시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루하루의 시간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길고 긴 인생을 관리하려면 인생이란 긴 시간에 관한 긍정적 프레임도 반드시 필요하다. 60세는 새로운 서른살이다.

◇ 필자 소개 :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뒤 일본 쓰쿠바대학교에서 사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미래학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현재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으로서,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를 맡고 있다. 지난 30년간 IT와 미래사회를 연구해왔고, 현재는 고령사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인생 르네상스 행복한 100세>, <미래 만들기> <모든 비즈니스는 서비스로 통한다> 등의 저서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부지런하고 발이 넓은데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춰 '미래 디자이너' 또는 '사회 디자이너'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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