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제주서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 기술적인 측면에서 블록체인 접근 큰 반향 일으켜

황대영 경제부 기자
[데일리한국 황대영 기자] 대한민국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블록체인은 원래 명칭인 분산원장기술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부터 가상화폐, 암호화폐, 4차산업혁명으로 이끌 새로운 기술, 탈 중앙화 통화 체계, 투기성 상품 등 수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은 글로벌 암호화폐 열풍의 한가운데 오롯이 자리잡고 있었다. 투자자들은 하룻밤만 자고 나면 몇배씩 껑충껑충 뛰는 암호화폐 가격에 열광했고, 그 덕분인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도 최고조에 달하게 됐다. 하지만 잇따른 정부의 투기성 경고와 함께 거래소, 블록체인 기업에 대한 집중 견제가 가시화되면서 하늘을 찌를듯하던 인기가 주춤하기도 했다.

그럴 만도 했다. 블록체인 밋업 행사장에서 느꼈던 씁쓰름한 기억이 지금도 잔상처럼 잊혀지지 않는다.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은 뒷전이고 세일즈에만 혈안이 된듯한 모습이 눈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예전의 다단계와 닮아도 너무 닮았다는 얘기도 돌았다. 시중에는 블록체인 곁으로 대한민국의 사기꾼이 모두 몰려들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지난 13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주관한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 2018(이하 UDC 2018)'은 확 달랐다. 간단한 코인 세일즈도 존재하지 않았고, 각종 블록체인 콘퍼런스와 밋업에서 흔하디흔한 정치권 인사의 축사 조차 받지 않았다. 블록체인이 가진 경제적 가치보다 순수한 개발자 중심의 기술적인 측면을 더욱 강조한 점도 이채롭기만 했다.

한 예로 블록체인과 게임의 결합은 대부분 게임보다는 ICO(암호화폐공개)에 더욱 치중한 모습을 보였다. 순전히 방치형 게임에 블록체인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을 입히고 암호화폐 생산(마이닝)을 더해, 게임이 우선인지 암호화폐가 먼저인지 구분조차 되지 않는 것이 그간의 대체적 그림이었다.

하지만 UDC 2018에서 권용길 네오플라이 대표는 블록체인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바라봤다. 발상의 전환이다. 생각은 하고 있어도 명확한 시도조차 하지 못한 부분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파고들어 공개했다. 과도한 마케팅과 치열한 경쟁으로 레드오션에 가까운 현 게임산업에 '블록체인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의 지평을 선보인 셈이다.

아울러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박재현 람다256 연구소장, 이희조 고려대 교수 등이 기술적인 측면에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개발자들에게 연구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점이 돋보였다. 각 세션에서는 질의응답 시간을 포함해 개발자들과의 심도 있는 토론이 펼쳐졌다.

'UDC 2018'은 행사 진행 역시 일반적인 블록체인 콘퍼런스 및 밋업과는 결이 달랐다. 참가부터 유료로 진행됐고, 순금과 코인 등 과도한 경품 제공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800여 명에 달하는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1박 2일간 현장을 지켰다. 경품만 받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여타 행사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블록체인은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떼어놓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암호화폐 규제, 블록체인 육성이라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UDC가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블록체인이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UDC와 같은 기술 공유의 장이 더욱 많아지고 널리 확산돼야 한다. 특히 기술적 측면으로 사회적 불신을 해소하는 데도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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