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저가공세 및 진입장벽에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구조전환 늦어져

올해 LED사업부 매출 4960억원 전망, 내년 매출 2.1% 감소 가능성

LED 업황부진으로 과거 삼성전자 전철 밟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

LG이노텍 UV LED 전문 브랜드 'InnoUV'. 사진=LG이노텍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이노텍의 LED(발광다이오드)사업부 실적 부진이 심화되며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생산량·매출 감소에 판가 하락까지 더해지며 삼중고를 겪는 모습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흑자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과도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업계 및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LG이노텍의 BLU(백라이트유닛) 매출 비중은 LED사업부 가운데 39~44% 사이에 머물고 있다. 지난 2분기 LED사업부에서 조명·차량용 비중은 57%를 차지했다.

LG이노텍은 LED사업부와 전장부품사업부가 차량용 LED사업을 담당한다. LED칩을 패키지 형태로 만드는 사업은 LED사업부가, 모듈 및 완성품 형태로 만드는 것은 전장부품사업부가 맡는다. LG이노텍은 LCD(액정표시장치) TV 시장 축소에 따른 대응으로 BLU 비중은 낮추는 한편, 고부가가치 영역인 차량용 및 UV LED 시장을 적극 공략해왔다.

하지만 높은 진입장벽과 함께 신시장의 개화가 늦어지며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분기 LED사업부 매출 중 BLU가 53%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구조변화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ED 사업 중 가장 고부가가치인 차량용 헤드램프는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시장구도를 바꾸기 쉽지 않다"며 "고온·저온에 대한 내구성이 중요해 고객사들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이 생산하는 전체 LED의 평균가격도 하락하며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LED의 개당 평균가격은 2016년 114원에서 지난해 104원, 올 상반기에는 82원까지 떨어졌다. 중국의 저가 물량공세에 직면해 가격을 낮춘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생산능력 또한 크게 감소했다. LG이노텍 LED사업부의 올 상반기 생산량은 24억개 수준이다. 하반기 개선 흐름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지난해 생산능력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지난 한 해 LG이노텍이 생산한 LED는 90억개 수준이다.

LED 업황 부진으로 과거 삼성전자와 유사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2년 삼성LED를 흡수합병하면서 해당 사업을 사업부 규모로 출범시켰지만 2015년 사업팀으로 축소했다. 예상보다 부진했던 업황에서 큰 성장 가능성을 못 봤기 때문이다.

LG이노텍 UV LED 패키지 제품. 사진=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의 경우 올 상반기 LED사업부 영업적자는 84억원으로 7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상반기 LED사업 매출은 2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1% 하락했다.

수익성 악화로 LED사업부가 LG이노텍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축소가 진행되고 있다. LED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올 상반기 7.1%까지 떨어졌다. 2016년 한 해 11.9%에서 2017년 8.3%를 기록하며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공세에 직면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면서 생기는 과정"이라며 "UV LED나 차량용 제품에 집중함에 따라 흑자전환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LG이노텍의 LED 사업은 내년에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매출 4960억원 규모에서 내년에는 2.1% 줄어든 4858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올 하반기에는 2540억원의 매출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이보다 적은 2392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도 수급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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