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지피지기야 말로 미래의 21세기형 일자리를 준비하는 성공 비결"

"미래는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혁명이라는 두개의 거대한 파도가 동시에 휘몰아치는 급변의 시대"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 =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

#만고불변의 미래전략, 지피지기

고사성어는 힘이 세다. 수많은 세월을 거쳐 살아남은, 넉자로 된 한 권의 고전이다. 그런 까닭에, 고사성어는 수천년이 흐른 지금에도 일상생활의 지침이 되거나 성공적인 미래를 열어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로 지피지기(知彼知己)를 꼽고 싶다. 지피지기는 우리가 너무도 흔히 쓰는 고사성어 중의 하나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기본병법의 하나였지만, 지금은 스포츠경기, 시험준비, 비즈니스경쟁 등 분야를 막론하고 만고불변 미래전략의 하나로 통용되고 있다.

지피지기의 원전으로 기원전 6세기경 쓰였다는 손자병법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움이 없다. 적을 모르고 나를 알면 한번 이기고 한번 진다. 적을 모르고 나를 모르면 싸움마다 반드시 위태롭다.’

필자는 지난 20여년간 미래전략을 연구하면서, 2500여년이 지난 현시점에서도 지피지기라는 경구가 성공적으로 미래를 열어가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지침이 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개인의 미래 준비를 위해서도, 기업의 미래 개척을 위해서도, 국가의 미래 전략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 최대 현안인 일자리 이슈에 대해 '지피지기'라는 청진기를 통해 갖가지 목소리를 여과없이 들어보고 체크해 보자.

#일자리의 미래와 지피지기

일자리의 미래에 있어서 지피(知彼)는 무엇인가? 거시적으로는 미래의 일자리와 관련된 사회패러다임 변화트렌드를 아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혁명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미시적으로는 상기의 두 혁명으로 바뀔 일자리 미래지형도의 변화를 읽고 이해하는 것이다. 축소될 일자리, 늘어날 일자리, 직장과 직위와 직업의 변화 등이 그 구체적인 예다.

그렇다면 일자리의 미래에 있어 지기(知己)는 무엇인가? 자기자신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하는 것이다. 자신의 적성과 재능, 자신의 차별화된 역량과 강점을 좀 더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할 때 좀 더 행복하고, 자신이 진정 해보고 싶은 것들이 어떤 것인지 좀 더 철저히 알아내는 일이다.

이렇게 자신의 미래 일자리 준비에 있어 지피지기를 지속적으로 제대로 실천한다면, 그 결과는 성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자리와 관련된 미래의 흐름을 파악하고 수용하기 때문에,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 성장하는 일자리,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자신의 강점을 살리고 자신의 적성과 가치관에 맞는 일자리를 찾게 됨으로써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일을 직업으로 선택할 가능성도 높다.

일자리의 미래에 관한 지피지기 철학은 개인적 차원뿐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 사회의 구조, 우리나라의 강점에 부합하는 일자리는 어떤 것인가를 좀 더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일자리들이 만들어져서 구직자들과 연결될 때, 더 많은 사회구성원들이 더 큰 만족과 행복을 누릴 것인가를 좀 더 철저히 알아내는 일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한번 던져보자. 우리는 지피지기를 실천하면서 미래의 일자리를 준비하고 있는가?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는 이를 찾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知彼'를 하긴 하지만, 미래로의 핵심 트렌드를 수용한다기 보다 공무원, 공공기관, 대기업 등 현재 남들이 좋다고 하는 일자리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 보인다.

'知己'를 하긴 하지만, 철저하게 제대로 하지는 않는 듯하다. 남들이 뭐라하든 자신의 차별화된 역량과 강점을 기반으로 일자리를 준비하기보다는, 돈을 많이 받고, 일하기 편하고, 현재 평판이 좋은 일자리를 선호하는 게 일반화된 느낌이다. 이는 결코 제대로된 지피지기는 아니다.

#4차 산업혁명 및 고령화혁명과 일자리의 미래

이번에는 일자리의 미래와 관련해 제대로된 지피(知彼)가 과연 있었는지 살펴보자. 인류역사에 있어 21세기는 참 독특한 시대다. 사회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두 개의 혁명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하나는 지능혁명이라고도 불리는 4차 산업혁명이고, 다른 하나는 고령화혁명이라고 불리는 장수혁명이다. 이들 두 혁명은 우리의 미래 일자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우선 4차 산업혁명은 수많은 일자리를 없애거나 줄이고, 또 전혀 새로운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단순노동,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일, 패턴화된 지식과 지능이 필요한 많은 일들을 인공지능과 지능형 로봇이 대신하게 될 것이다.

그 대신 사람의 감정과 마음에 관한 일, 복지, 건강, 스포츠, 문화, 예술, 관계, 창조 등과 관련된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을 포함한 신기술을 활용하고 인공지능과 협력하는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다.

이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창의적 역량, 공감역량, 관계역량, 협력역량과 같은 휴먼 역량이 이전보다 훨씬 더 중요해진다. 따라서, 모두가 똑같이 하는 스펙만 쌓으려 하지말고, 미래가 요구하는 휴먼역량을 기르는데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 못지않게 고령화혁명도 우리의 미래 일자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먼저, 장수혁명으로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개개인의 은퇴시기가 기존의 60세 전후에서 80~90세, 심지어는 100세 전후로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학교 졸업후 30여년 일하던 시대에서 60~70년 일하는 시대로 삶의 패턴이 급변하게 된다. 이는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가져다 준다. 대다수 사람이 60세 환갑이 지나서도 최소 10년 이상을 일해야 하는데 사회전체적으로 일자리 수는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와 정부는 새로운 일자리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귀중한 인생 자체가 걸린 일자리를 국가와 정부, 기업에만 맡길 수는 없다. 개개인 스스로도 자신이 60~70년간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의 발굴 또는 창직, 필요한 미래역량의 개발과 교육훈련 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성공적인 21세기형 일자리 준비와 자기알기

일자리의 미래준비에 있어서 知彼의 핵심은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혁명이 미치는 파급효과와 방향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부합하는 대응을 하는 것이다. 반면, 일자리의 미래준비에 대해 知己의 핵심은 자기자신에 대해 좀 더 명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적성과 재능, 역량과 강점에 부합하는 일자리를 찾고 준비하는 것이다.

일자리에 관한 미래 메가트렌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어떠어떠한 일자리가 더 좋다고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일자리가 인공지능과 지능형 로봇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보면, 좋은 일자리란 오히려 자신에게 맞고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라고 하는 편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그래야만 불확실하고 불안정하고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 그래야만 이전처럼 20~30년이 아니라 60~70년이란 긴 세월을 일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고령화혁명의 시대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 자신의 적성과 재능, 역량과 강점에 부합하는 일자리를 찾고 준비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그렇다면 좋은 일자리를 탐색하고 준비하는 전략도 좀 더 명확해진다. 현재 수많은 사람들이 되풀이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하기 어려운 똑같은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결코 좋은 전략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기자신에게서 답을 먼저 찾아야 한다. 자신의 적성과 강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그 바탕위에서 자신의 적성과 강점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꾸준하게 키우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전략이라는 의미다.

#행복한 대한민국, 행복한 인생을 위한 21세기형 일자리 준비

다가올 미래는 한마디로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의 시대다.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혁명의 파도가 동시에 휘몰아치는 급변의 시대다. 이럴 때 우리는 미래의 내 일자리, 미래의 내 인생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처음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도 퇴직하고 새롭게 인생2막의 일자리를 찾는 중년들도 예외없이 자신만의 답을 찾아야만 하는 시대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불안정할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미래라는 전쟁에 대비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지피지기'가 아닐까. 적을 알고 나를 아는 것이야말로 미래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비밀병기'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미래에서 적은 무엇일까?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미래로의 메가트렌드와 거스를 수 없는 미래로의 방향성을 적으로 상정해도 좋을듯 싶다.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혁명이 각각 그리고 상호작용해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사회패러다임 변화 말이다.

하지만 지피지기란 말 그대로, 미래라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적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나 자신을 철저히 알고, 나만의 차별화된 역량도 길러내야 한다. 나만의 장점과 자랑스런 습관, 내가 진정 행복할 때와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것 등을 일일이 떠올리고 복기하면서 자기 자신을 더욱 정확히 아는 일부터 해야만 한다. 그런 연후에 그같은 바탕위에서 자신을 더욱 성장시키기 위한 역량을 기르고 더 나은 습관을 만드는 일에도 뛰어들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삼매경에 이를 정도로 완전 몰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제 더 이상 남들이 좋다고 하는 일자리에 현혹되지 말자. 일자리 따라하기는 그만두자. 나 자신을 좀 더 잘 알고, 나에게 맞는 나만의 일자리를 착실하게 준비해나가자. 우리는 이제까지 너무 멀리서 답을 구해왔다.

하지만 나에게 맞는 일자리 즉 '행복의 파랑새'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일자리에 관한 답도 멀리서 구하지 말자. 나 자신을 더 잘 알고, 나만의 차별화된 새로운 좋은 습관을 키우면서 찾아 나서자. 답은 밖에 있지 않다. 바로 내 안에 있다. 이것이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전쟁터같은 미래에 맞서, 행복한 내 인생을 위한 21세기형 일자리를 준비하는 성공 비결이다.

한사람 한사람이 그렇게 미래를 준비할 때, 일자리를 발굴하고 확대하는 정부의 노력도 더욱 더 빛을 발할 것이다. 그래야만 미래의 일자리를 발굴하고 준비하는 국민과 정부·기업간 '줄탁동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한 21세기형 일자리와 미래를 준비하는 길은 그다지 멀리 있지 않다.

◇ 필자 소개 :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뒤 일본 쓰쿠바대학교에서 사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미래학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현재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으로서,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를 맡고 있다. 지난 30년간 IT와 미래사회를 연구해왔고, 현재는 고령사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인생 르네상스 행복한 100세>, <미래 만들기> <모든 비즈니스는 서비스로 통한다> 등의 저서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부지런하고 발이 넓은데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춰 '미래 디자이너' 또는 '사회 디자이너'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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