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택 한경대학교 교수 ‘첨단 정보통신기술 기반 스마트 군사력 운용 능력 확보야 말로 매우 중요"

이준택 한경대 전임연구교수
[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 이준택 한경대 교수] 국방부는 지난 7월 27일 ‘국방개혁 2.0’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확정했다. 그날은 마침 종전 65주년 기념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현재와 미래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강한 군대가 돼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지금 우리 군이 바뀌지 않는다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군(軍) 개혁을 강조했다.

‘국방개혁 2.0’이란, 스스로 책임지는 국방 태세 즉 책임국방의 구현을 위한 개혁안이다. 이 개혁의 목표는 크게 강한 군대 육성과 빈틈없는 국방태세 구축, 체질 개선에 방점이 있다. 이 가운데 체질 개선에 해당하는 ‘첨단 정보통신기술 기반 스마트 군사력 운용 능력 확보(지능정보기술 국방적용 강화 등)’는 매우 의미가 크다.

비단 우리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어서 만은 아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근본으로 우리의 생활은 이미 많은 부분이 인터넷 기반 환경의 지배를 받고 있다. 인간이 해결해야만 했던 많은 부분들이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되어 가는 중이다. 일상생활은 점점 더 간편해지고, 실용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변화는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군대 또한 예외가 아니다.

'속전속결', 전쟁 발발 시에는 최단시간 최소 희생으로 모든 상황을 승리로 종결지어야 한다. 승리를 위해 군사력(기술)은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첨단 지능정보기술이 집약된 스마트 군을 개편하고 병영 시설과 장비를 첨단화한 스마트 병영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방위산업도 국내 첨단 무기 체계와 신기술 개발에 성과를 낸다면 혁신 성장의 견인차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10~30여기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을 추정된다. 4·27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평화로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휴전 상태인 분단국가라는 점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된다.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의 위협은 분명히 존재한다. 또한 사이버 테러, 국제 범죄에도 전 방위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끊임없는 기술 연구와 발전이 이뤄지고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국방개혁은 중차대한 과제임이 분명하다. 특히 '국방개혁 2.0’의 체질 개선은 국방환경 변화에 최적화된 국방운영의 효율성 극대화하려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어 의미가 크다.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지능형 ICT(정보통신기술)감시정찰 시스템’이 군에 도입되면 다양한 전투 시나리오 분석 환경 구축과 고해상도 전자영상지도를 활용한 정밀타격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ICT의 활용은 인간 중심 감시체계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날씨·조명 요인을 최소화해 경계감시 능력의 강화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전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의 분야 중 하나인 인공지능(AI)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AI 영역의 리더가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영향력은 아마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돈 마이어릭스 부국장은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정보와 국가안보 서밋’에서 “CIA가 최근 137개의 AI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공개했다. 중국 또한 인공지능(AI) 개발에 뛰어드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2030년까지 단계별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상업화 육성을 추진하는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을 발표하며 G2에 걸맞은 'AI선도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지고 있다.

이렇듯 전 세계는 군사력을 비롯, 사회 전반에 걸쳐 급격한 정보통신기술(ICT) 개발의 큰 흐름을 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감안할때 ‘국방개혁 2.0’의 ‘첨단 정보통신기술 기반 스마트 군사력 응용 능력 확보(지능정보기술 국방적용 강화 등)’는 매우 시기적절하며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은 지난 2017년, 사이버사령부를 10번째 통합사령부로 승격시켰다. 미국의 사이버사령부 창설은 다른 나라들이 사이버 부대를 창설하는 계기가 된 바 있다. 미국은 발 빠르게 변화의 흐름을 알아채고 변화를 선도하면서 초강대국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은 사이버사령부를 핵심 전략지원부대로 취급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군을 중심으로 보안기술 전문가와 창업가를 양성하고 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세계 3위의 사이버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국민들이 흔히 낮잡아보는 북한은 미국, 중국, 이스라엘에 버금가는 사이버 역량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북한은 핵 및 미사일과 동일한 수준의 전략적 무기로, 사이버전 기술을 평가하고 있다.

세계 3위의 사이버전 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은 전 세계 사이버전의 20%를 수행한다. 정보통신 기술(ICT) 생산 규모는 연평균 312억 달러 규모이며, 총리의 주도 하에 사이버 강국 의지를 표명하며 기술과 인재 양성을 중시하고 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사이버 전문가 양성 및 획득을 주로 민간 분야에 의존한다.

주로 대학 학과의 정규 과정을 통해 인재가 배출되고 있다. 주로 학계와 연계된 양성<고려대 BoB(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이수자, 해킹대회 입상자 등> 과정을 거치다 보니 인력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관련 사건이나 의제에 관해서도 군 내부적 판단보다는 주로 학계의 전문 교수들의 진단 및 평가에 의존하고 있다. 이스라엘과는 대조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물살에 쓸려가지 못한 바위가 깎여 조각으로 나뉘어지듯,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는 국가는 결국 자기 고유의 형태를 지키기 어렵다. 타국의 지배와, 민족간의 전쟁, 그리고 분단을 경험한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다름아닌 힘이다. 그 힘은 물론 군사력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물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저항하면 결국 산산조각 나기 쉽지만 물의 저항에 순응하면서 오히려 그 흐름보다 앞서 간다면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선도하는 프론티어가 될 수도 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발 빠르게 자세를 잡고 흐름의 핵심에 뛰어들어 변화를 앞장서서 헤쳐나가는 것이다.

‘국방개혁 2.0’의 시작으로 체질 개선이 시작된 지금, 국방 예산과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또한 학계에 의존하기 보다는 군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풍토를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이버 세계는 현실과 달리 완전한 개인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다. 정보통신 기술(ICT)이 우리의 일상을 채운 만큼, 그만큼 가까운 위협이 시간을 가리지 않고 우리 주위를 맴도는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재래식 전쟁은 외부에서 들어오지만, 현 시대의 전쟁, 사이버 전쟁은 내부로부터 밖으로 퍼져나간다. ‘국방개혁 2.0’을 계기로 사이버 전쟁을 수행할 인력이 증강되고 군 내부의 역량이 강화되기를 기대한다.

■ 이준택 한경대학교 전임연구교수 프로필

성균관대에서 이동통신공학 공학석사를 취득하고 광운대학교에서 경영정보시스템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아시아 최초의 정보보안과 물류보안분야 국제표준기구(ISO/IEC) 선임/검증 심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해킹이나 정보보안 관련 저서를 다수 출간할 정도로 정보 보안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스마트국방과 스마트팜의 풍부한 경험을 겸비한 전문가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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