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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차이를 제대로 느끼는 최고의 방법: 비교와 대조

우리가 ‘디지털’이란 단어를 처음 접한 것은 언제쯤일까? 디지털이 아날로그의 반대말이란 점을 떠올리면, 아마도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 디지털이란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듯 싶다. 지금은 디지털을 정보통신, 정보기술, IT 등과 유사한 의미로 혼용해서 쓰고 있다. 필자가 생뚱맞게 디지털이란 용어에 관한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디지털의 정확한 뜻을 따져보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 똑같은 디지털이란 단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너무도 다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1세기의 시작점인 2000년경의 디지털과 현재 시점인 2018년의 디지털을 한번 비교해보자. 독자의 머리 속에는 이미 두 시점의 디지털 이미지가 차별화돼 금방 떠오를 것으로 생각된다. 1999년에 우리나라 인터넷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고, 2001년에 다시 2000만명을 돌파했다. 2000년경의 디지털은 한마디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물론 PC를 활용한 인터넷이용 중심이었다.

2018년의 디지털의 모습은 어떤가? 인터넷은 물, 전기, 가스, 도로처럼 너무도 당연한 생활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다. 2000년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디지털에 관한 얘기가 주된 화제로 회자되고 있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 2000년경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디지털이 2018년 디지털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처럼, 똑같은 디지털이란 단어를 쓰고는 있지만, 2000년경의 디지털과 2018년의 디지털은 전혀 차원이 다른 디지털이다.

문제는 이렇게 다른 디지털 기술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에 관한 우리들의 인식과 지각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인간의 인식세계는 참 묘하다. 신비스러울 정도로 섬세하고 깊이가 있을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인식과 지각은 한계가 많고 착각에 빠질 경우도 많다. 외부 환경은 급변하는데, 인식과 지각이 자신의 과거 경험에 기초해서 일어날 때 특히 그렇다. 그 대표적인 예의 하나가 디지털이다.

디지털은 급변하고 있다. 그 결과, 2018년의 디지털은 2000년의 디지털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머리 속에는 아직도 2000년 전후의 디지털 기억이 들어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디지털이 아무리 변하더라도 사람들은 2000년경에 경험한 디지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인터넷을 통해 알고 싶은 것을 검색하고, 문자나 카톡을 보내고, 이메일을 주고 받고 하면 충분하다고. 그런데 과연 그럴까?

#2018년 디지털을 보면서 새로운 미래를 상상해보자

[장면1: AI면접] 직원 채용과정에 사람 대신에 AI면접위원이 등장했다. 롯데그룹, SK C&C, JW중외제약, 한미약품 등 국내기업에서도 올해부터 직원 채용을 위해 AI면접위원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AI면접위원은 지원자의 성향파악, 상황대처능력, 직무역량, 문제해결을 위한 사고력 등을 평가한다. 지원자의 심리상태도 함께 살핀다. 음색과 숨소리는 물론이고, 표정과 심장박동까지 잡아낸다. 물론, 합격 여부를 판단하는 최종단계에서는 사람이 개입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도 소프트뱅크를 포함해서 AI면접을 도입한 회사가 20여곳을 넘어섰다고 한다. 지원자가 면접장에 가지 않고도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면접에 응할 수 있다. AI면접 동영상을 기초로 합격여부를 판단한다.

[장면2: 중국 시골의 클라우드 의료서비스] 중국 북서부에 위치한 닝샤(寧夏)의 한 시골마을에 사는 A씨(76세)가 동네보건소를 찾아 심전도 검사를 받았다. 그런 후, 단 15분만에 ‘부정맥’이란 진단결과를 체크받을 수 있었다. A씨의 심전도 검사내용이 시내 종합병원으로 전송되어 전문의가 이를 온라인으로 확인해서 진단한 것이다. 이런 혜택은 2017년 구축된 중국의 전국민 건강정보시스템 ‘클라우드 헬스케어’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동 클라우드 헬스케어 시스템을 올해 안에 10개 이상 지역에 적용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헬스케어는 진단시간과 의료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의료 낙후지역을 없애고 의료의 질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동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해서 중국 전체로 확산한다면, 중국도 의료선진국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면3: 작은 도서관 클라우드]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안읽는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전국의 지자체에서 시민독서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활동이 작은도서관 설립이다. 현재까지 전국의 지자체에서 구축·운영 중인 작은도서관은 5,914개이다. 앞으로도 매년 450여개씩 증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간, 인력, 예산 부족으로 운영환경은 대단히 열악한 상황이다. 취지는 정말 좋은 가치있는 프로젝트인데, 지원환경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구세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작은 도서관 클라우드다. 이것은 한마디로 클라우드기반의 통합도서관리시스템이다. 6천여개의 작은 도서관들이 각자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별도의 IT투자를 할 필요가 전혀 없고 IT관련 인력도 필요없다. 작은 도서관별로 클라우드에 접속해서 맞춤형 도서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클라우드라는 디지털 신기술이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가치창출이다.

#2018년 디지털 = 2000년의 디지털 X 100

AI면접, 시골의 클라우드 의료서비스, 작은 도서관 클라우드, 드론 택배, 지능형 서비스로봇, …… 최근에 확산되고 있는 디지털 현상을 보고 있으면 디지털의 끝이 과연 어디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필자는 공공의 IT전문기관에서 26년간을 근무했다. 4반세기에 가까운 디지털 현상을 관찰한 셈이다. 그리고 최근 민간의 IT기업으로 옮겨 근무하면서, 좀 더 비즈니스 현장 가까이서 디지털 신기술의 확산을 경험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절실히 깨달은 게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은 필자의 머리 속에 박혀있던 2000년 전후의 디지털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최근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과 식사를 하면서 그같은 점을 언급했더니 문원장이 탁 와닿는 한마디를 던졌다. “지금의 디지털 파워는 2000년 디지털의 곱하기 100배지요!” 딱 한마디로 2000년경의 디지털과 2018년의 디지털의 차이를 설명하는 촌철살인같은 답변이었다.

정말 그렇다. 예를 들어, 디지털 인프라인 네트워크의 속도도 100배 이상 늘어났다.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받는데 LTE는 12분40초 걸리지만, 내년에 상용화예정인 5G는 1초 걸린다. 거의 800배 빠르다. AI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데이터의 증가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데이터는 2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2000년에 비해 2020년에는 데이터가 2¹º, 즉 1천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 된다. 이처럼 네트워크 속도와 데이터 량의 폭발적인 증가는 디지털의 파워를 더욱더 높여주는 중요한 인프라로서 작용한다.

그러나 디지털 파워를 높여주는 또다른 요인들도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로 대표되는 디지털 신기술의 급속한 확산이 바로 그것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이들의 앞자로 따와 디지털 ABBC라고 부르는 이들 신기술은 상호융합돼 기존에는 엄두도 못내었던 혁신과 가치창출을 가능케 하고 있다. 한마디로, 2018년의 디지털 파워는 2000년 디지털의 100배 이상이다.

#새로운 디지털 마인드: 지능화 마인드, 데이터 마인드, 블록체인 마인드, 클라우드 마인드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늘어난 새로운 디지털 파워를 활용하는 것은 이제 생존과 지속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디지털 파워를 활용하는 것은 더이상 IT부서만의 업무가 아니다. CEO를 포함한 모든 비즈니스 구성원의 공통필수 미션의 하나가 됐다. 디지털 자체의 파워가 워낙 커졌고,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혁신 및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해 디지털 파워를 활용하는 것이 너무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디지털 파워를 활용하는 것이 기존에 비해 훨씬 저렴해졌고, 신속해졌고, 편리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필자는 단 한가지만 제안하고 싶다. 디지털 신기술의 학습이 아니다. 그보다는, 디지털 신기술기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디지털 마인드를 습득하는 것을 먼저 권하고 싶다.

새로운 디지털 마인드란 어떤 것일까? 2000년경의 디지털 시대에 부합했던 디지털 마인드는 인터넷 마인드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마인드는 개방, 공유, 참여, 협력과 같이 인터넷의 특성을 수용하는 21세기의 새로운 시대정신이다. 이러한 인터넷 마인드는 무슨 비즈니스를 하든 앞으로도 여전히 중요한 자질이자 덕목이다. 그러나 이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터넷을 넘어 디지털 신기술들의 특성에 부합하는 새로운 디지털 마인드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대표적인 디지털 신기술인 AI, Big data, Blockchain, Cloud의 머리글자를 따서, 필자는 이것을 ABBC 마인드라고 부르고 싶다.

ABBC 마인드의 첫번째는 지능화 마인드다.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지능, 서비스지능을 더 높일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굴하고자 하는 마인드다.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관한 지능, 현재고객 및 잠재고객에 관한 지능, 시장에 관한 지능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가에 비즈니스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ABBC 마인드의 두번째는 데이터 마인드다. 데이터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고, 데이터와 친숙해지는 마인드다. 철저히 데이터기반으로 비즈니스를 바라보고, 분석해보고, 통찰력을 얻고자 하는 마인드다. 데이터기반으로 이슈의 본질과 문제의 핵심원인을 파악하고자 하는 마인드다. 지식과 정보중심의 시대를 넘어 데이터중심 시대이기 때문이다.

ABBC 마인드의 세번째는 블록체인 마인드다. 공유기반으로 신뢰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지향하는 개방형 플랫폼 마인드다. 정보중심의 인터넷을 넘어, 가치있는 모든 것을 더 신뢰감있고 안전하게 거래하고 유통하는 신뢰가치 창출 마인드다. 디지털 신기술의 확산으로 비대면의 온라인 비즈니스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상호간에 신뢰를 보장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ABBC 마인드의 네번째는 클라우드 마인드다. 비용은 절감하면서 가치는 늘리는 다목적 마인드다. 각자가 가진 강점기반으로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IT를 포함한 필요자원은 철저히 외부에서 빌려쓰는 공유경제 마인드다. 가치창출과 비즈니스 혁신에 필요한 최고의 디지털 수단을 찾아서 신속하게 활용하는 유연하고 융통성있는 스피드 마인드다. 비용절감과 가치창출을 동시에 추구하는 공유경제 패러다임을 수용하는 동시에 유연성과 신속성을 갖추는 것은, 급변하는 비즈니스 무한경쟁 환경 속에서 생존과 성장을 위한 새로운 필수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기술 혁신도 중요하지만, 가치 혁신과 마인드 혁신은 더욱더 중요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앞서서 디지털 신기술과 잘 매칭되는 새로운 디지털 마인드로 먼저 무장해야 한다. ABBC 마인드와 같은 새로운 디지털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면, 상대적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와 같은 디지털 신기술을 경쟁자보다 더 신속하고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비례해서 커질 것이 분명하다.

필자 소개 :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뒤 일본 쓰쿠바대학교에서 사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미래학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현재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으로서,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를 맡고 있다. 지난 30년간 IT와 미래사회를 연구해왔고, 현재는 고령사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인생 르네상스 행복한 100세>, <미래 만들기> <모든 비즈니스는 서비스로 통한다> 등의 저서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부지런하고 발이 넓은데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춰 '미래 디자이너' 또는 '사회 디자이너'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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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5/23 18:26:04 수정시간 : 2018/05/23 18: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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