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지능화된 디지털 파워를 활용해 디지털혁신 4.0의 기회와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해야"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최근 다시 혁신이 대세다. 사실, 혁신이란 키워드는 15년전에 한참 유행하다가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단어다. 혁신 피로감이 역풍을 불러일으킨 탓이다. 한 동안 혁신이란 단어를 꺼내는 것조차 금기시되기도 했다. 그래서 정부가 바뀔 때마다 또는 기업이 새로운 전략을 주창할 때마다, 혁신이라는 단어를 쓰고는 싶은데 감히 쓰지 못하고 유사 키워드를 사용하는 일이 반복돼왔다.

개혁, 이노베이션, 미래창조 등이 대표적인 예다. 다행히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혁신이란 키워드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특히, AI,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같은 디지털 신기술의 파워를 활용한 디지털혁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빠른 속도로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로, 수많은 국내외 선도기업들에서는 자사의 핵심 미래전략의 하나로 디지털혁신전략을 수립해서 추진하거나, 사내의 새로운 핵심조직으로서 디지털혁신센터를 만들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대단히 바람직한 현상이다.

사실 수천년 인류역사에서 중요한 진보와 발전은 이노베이션 또는 혁신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특히 21세기를 '이노베이션의 시대'라고 부르는데는 이유가 있다. 글로벌 무한경쟁과 다양한 신기술들의 급속한 발전, 개인들의 창의성 확산과 4차 산업혁명의 급격한 진전 등으로 이노베이션이 더욱더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부단한 혁신 노력, 끊임없는 이노베이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그런 까닭에 혁신과 이노베이션은 앞으로 점점더 활성화되고 가속화될 것이다. 한마디로, 이제 우리는 매순간을 혁신 또는 이노베이션과 함께 숨쉬면서 살아가야 한다. 앞으로 혁신이란 단어는 더이상 금기시될 수 없는,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키워드로 자리매김될 것이다.

혁신의 진화과정과 혁신의 미래: 혁신과 디지털혁신이 동의어가 되기까지

모든 것은 변화한다고 했지만, 인간의 본질적인 특성에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것이 몇가지 있다. 예를 들면, 행복을 추구하는 마음과 더 나아지고 싶은 욕구가 바로 그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누구나 옷, 집, 차, 지위, 재산, 미모 등에서 더 나아지고 싶은 욕구가 있고, 조직차원에서는 모든 CEO가 성장과 성과, 매출과 이윤 증가 등에서 더 나아지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더 나아지고 싶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더 나아진다는 말은 곧 개선이라는 단어로 바꿀 수 있고, 개선을 크게 또는 근본적으로 하는 것이 곧 혁신이다.

그렇다면 더 나아지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00여년간의 혁신의 세계사를 돌이켜보면, 혁신의 방법과 도구도 끊임없이 진화·발전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약 100년전 혁신의 대명사 중의 하나는 포드시스템이었다. 표준화와 대량생산을 통해 자동차 생산방법을 혁신한 것이다. 양적 혁신 또는 스피드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서 나타난 대표적인 혁신 대명사로 도요타의 가이젠과 GE 주도의 식스시그마 그리고 QC운동 등을 들 수 있다. 끊임없는 개선, 불량률의 감소, 품질 제고운동 등을 통해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것이다. 양적 혁신보다 한단계 더 진화한 질적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부터 혁신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디지털이 혁신의 새롭고 강력한 수단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너무도 일상적으로 돼버렸지만, 인터넷이 가져다준 연결성과 효율성, 실시간성과 상호작용성 등은 기존에는 거의 불가능했던 전혀 새로운 차원의 혁신 수단이 됐다.

인터넷의 속성인 개방, 공유, 참여, 협력 등의 새로운 시대정신도 직간접적으로 혁신의 새로운 도구로 작용했다. 이렇게 디지털이 혁신의 핵심도구로 등장하면서, 혁신은 제조업을 넘어 서비스산업을 포함한 경제사회 전 분야로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디지털이 혁신의 도구로 확산되면서 덤으로 생긴 또 하나의 혁신도구가 바로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내부의 힘만으로 혁신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전문가들과 외부의 집단지성을 활용해 혁신을 꾀하는 방식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디지털의 확산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굴된 새로운 혁신도구이고, 디지털은 다시 오픈 이노베이션이 효율적으로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 점에서, 디지털과 오픈 이노베이션은 상호 보완재 역할을 하면서, 서로의 혁신 파워를 높여왔다고 할 수 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혁신은 또 한번의 퀀텀점프를 시작하고 있다. 디지털이 혁신의 도구역할을 하던 차원을 넘어서서, 혁신의 중심역할 아니 혁신 그 자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혁신과 디지털혁신은 동의어가 됐다. 아니,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혁신과 디지털혁신은 거의 같은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4차 산업혁명은 곧 지능화된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혁명이고,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은 지능화된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혁신이 핵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디지털혁신 4.0과 디지털혁신 ABC: AI, Big data, Cloud

혁신이 위와 같은 부단한 진화과정을 거쳐온 것처럼, 디지털혁신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왔다. 디지털혁신의 발전과정은 산업혁명의 발전과정처럼 버전업의 개념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먼저, 디지털혁신 1.0은 온라인 연결을 통해 가능한 혁신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통해 서로 연결됨으로써 혁신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디지털혁신 2.0은 온라인 상호작용을 통해 가능한 혁신이었다.

온라인 연결의 기초위에서 자유롭게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이 가능해짐으로써 혁신의 범위와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디지털혁신 3.0은 다양하고 혁신적인 온라인 서비스 창출을 통해 가능한 혁신이었다. 온라인 연결과 온라인 상호작용은 물론이고, 온라인상에서 모든 비즈니스와 모든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해지면서 혁신은 더욱 가속화됐다.

최근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혁신 4.0은 한마디로, 지능화된 디지털기술들을 통해 가능한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연결과 상호작용, 온라인 서비스 차원을 넘어서 지능화기반의 비즈니스와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혁신의 수준도 퀀텀점프하고 있다.

지능화된 디지털기술의 대표적인 예로는 IoT,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들 수 있다. 흔히들 ICBM이라고 얘기되어온 디지털 신기술들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지능화된 디지털 신기술들을 ICBM으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ABC를 더 선호한다. IoT를 AI의 한 영역으로 포함시키면, 결국 AI, Big Data, Cloud가 디지털혁신 4.0의 핵심엔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인 디지털혁신 4.0에서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가 혁신의 ABC가 된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가 앞으로의 혁신의 기초이자 혁신의 핵심이란 얘기다. 그런 점에서, 디지털혁신 4.0은 디지털혁신 ABC라고 재미있게 표현할 수도 있다.

기존에는 혁신을 하려면 아이디어만 있으면 될 때도 있었다. 인터넷만 활용하면 되기도 했다. 몇명의 혁신리더만 있어도 충분하기도 했다. 집단지성만으로도 가능했다. 이제 이런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무한경쟁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추가적으로 디지털혁신 ABC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핵심업무에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속가능하고 성장가능한 혁신이 가능하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바로 4차 산업혁명의 본질적인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수많은 전문가들이 수없이 다양한 정의를 하고 있지만, 필자는 4차 산업혁명의 진정한 의미를 한마디로 말해주는 핵심 키워드는 지능화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신기술의 활용으로 모든 경제사회분야에서 지능화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으로 만들어지는 경제사회를 지능정보사회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지능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신기술은 무엇인가? 바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4차 산업혁명을 가능케 하는 핵심동인은 결국 디지털혁신 ABC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디지털혁신 ABC가 더욱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단적인 이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혁신 실천전략: Any@AI, Some@(Big)Data, All@Cloud

자, 그렇다면 디지털혁신 4.0을 어떻게 시도하고 추진해나가면 좋을까? 불확실한 무한경쟁 속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모든 CEO와 모든 비즈니스 리더들의 공통적 고민일 듯싶다. 이에 대해서 필자가 생각하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제안을 공유하고 싶다. Any@AI, Some@(Big)Data, All@Cloud로 요약되는 디지털혁신 4.0전략이다.

첫번째 디지털혁신 4.0전략은 Any@AI전략이다. 이것은 자사의 비즈니스 중에 한두개라도 지능을 올릴 수 영역이 없는지 검토, 식별해보는 작업에서 시작한다. 핵심 비즈니스 중에서 발굴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꼭 세간에서 말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지 않아도 좋다.

단순한 데이터, 단순한 기술, 단순한 아이디어만으로도 비즈니스와 서비스의 지능을 높일 수 있는 분야를 고민해보고 발굴해보는 것이다. 재고관리지능, 고객관계관리지능, 고객서비스지능 등으로 구분해서 검토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뭔가 발굴이 되면, 협의와 공감대 형성을 시도해보고, 실행을 위해 과감히 도전해본다. 처음 가보는 길이므로, 실패도 기꺼이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은 시작이 엄청난 파급효과를 내는 프로젝트로 커질 수도 있다. 미미한 시작이 비즈니스혁신을 위한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시작이 반이다. 어쨌든 시작하고 시도해볼 일이다.

두번째의 디지털혁신 4.0전략은 Some@(Big)Data전략이다. 한마디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혁신전략이다. 시작은 꼭 빅데이터가 아니어도 전혀 상관없다. 뭔가 비즈니스와 관련된 데이터들을 모아보고, 분석해보고, 비주얼화해보는 작업에서 시작하면 된다. 데이터기반으로 비즈니스 현황과 전망 분석, 문제와 이슈의 원인 분석, 새로운 가능성 분석 등을 시도해가면 된다.

더 필요하면 내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특정 목표를 가진 빅데이터분석도 시도해볼 수 있다. 일부 부서만이 아니라 조직구성원 모두가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데이터기반의 업무수행을 하는 데이터중심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이렇게 시작해서 점차로 비즈니스 지능을 높이는 전사차원의 데이터전략과 빅데이터분석으로 고도화해나가면 된다.

세번째 디지털혁신 4.0전략은 All@Cloud전략이다. 이것은 회사의 모든 업무, 모든 비즈니스를 디지털기반으로 하되, 특히 클라우드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개인도 기업도 정부도 디지털을 떠나서는 일상생활도 일반비즈니스도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디지털이 체화된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쳐서는 안된다. 디지털기반이되, 클라우드 디지털기반이어야 한다. 왜 그런가? 크게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클라우드를 통해 디지털은 디지털 전문가에게 맡기고, 비즈니스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다. 두번째는 클라우드기반일 때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과 새로운 가치창출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지게 된다.

비즈니스 아이디어의 즉시 테스트 및 조기실행 가능성, 다양하고 강력한 새로운 디지털 신기술의 활용 용이성, 비즈니스를 둘러싼 내외부 환경변화에 대한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 가능성 등이 대폭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혁신의 시대다. 기업규모, 산업분야, 민간과 공공을 막론하고 지능화된 디지털 파워를 활용해서 디지털혁신 4.0의 기회와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전향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로 대표되는 디지털혁신 ABC의 기본을 이해하고 하나하나 시도하고 실천하는 용기있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런 기업, 그런 조직, 그런 개인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우리 앞으로 달려오고 있다.

필자 소개 :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뒤 일본 쓰쿠바대학교에서 사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미래학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현재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으로서,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를 맡고 있다. 지난 30년간 IT와 미래사회를 연구해왔고, 현재는 고령사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인생 르네상스 행복한 100세>, <미래 만들기> <모든 비즈니스는 서비스로 통한다> 등의 저서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부지런하고 발이 넓은데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춰 '미래 디자이너' 또는 '사회 디자이너'로 통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