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망상이란 배우자의 정조를 의심하는 망상성 장애, 즉, 소위 의처증, 의부증을 말합니다.

부정망상은 배우자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것에 나아가, 폭언과 폭력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상대방 배우자 입장에서는, 정신적·신체적 학대가 동반되는 끔찍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은 의처증으로 인해 이혼에 이르게 된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곽노규 변호사 / 법무법인 산하
A(아내)와 B(남편)는 결혼 이후, 자동차 수리점을 함께 운영하였는데 B는 A가 손님들과 부적절한 관계에 있다며 A를 의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B는 A의 남동생을 A의 숨겨진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A와 사이에 출생한 자식도 자신의 친생자가 아닐 것이라 의심하며 A를 추궁하기에 이르렀고, 마침내는 사람을 시켜 A를 미행하거나 A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였습니다.

B의 폭행으로 A는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입고 B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B가 용서를 빌자 소를 취하하게 되는데요, 그러나 취하 후에도 B는 달라지지 않았고 그 뒤로도 A를 의심하며 폭행하여 A는 두 차례나 입원치료를 받았습니다.

결국 도저히 참지 못한 A는 이혼 소송을 다시 제기하게 되는데요, 위 사건에서 법원은 A와 B의 혼인관계는 B의 의처증, 폭언, 폭행 등으로 더 이상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보아 A의 이혼청구를 인용하면서 B는 A에게 3,000만원의 위자료 지급 책임이 있음을 판단하였습니다.

필자가 진행했던 사건들을 짚어보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의처증을 질병으로 지각하지 못하고 사랑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혼은 원치 않으면서도 배우자가 외도를 하지 않았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나타나도 이를 쉽게 믿지 못하고, 오히려 외도의 증거를 찾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는데요,

끊임없는 의심이 배우자의 마음을 더 멀어지게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배우자를 신뢰하는 것만이 돌아선 배우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곽노규 변호사]
▲ 이화여자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제53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43기
▲ 법무법인 산하 가사상속팀 수석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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