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훈 산업부 기자.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년 만에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15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8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권오준 회장은 특유의 미소를 잃지 않는 가운데, 기자들 앞에서 확신에 찬 어조로 소신을 밝혔다. 1년 전 같은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도 하지 않고 행사장을 서둘러 빠져나갔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권 회장은 이날 동부제철 스윗메모리즈의 공연이 시작되자 몸을 좌우로 움직이면서 음악을 즐기는 여유를 보여주기도 했다. 행사장 여기저기서 “(권오준) 회장님 기분이 많이 좋은 것 같다”는 얘기들이 오갔다. 권 회장은 공연이 끝나자 스윗메모리즈 멤버와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존재감을 다시 보여줬다.

권 회장은 행사 이후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가졌다. 권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상반기 철강업계의 시황이 괜찮을 것 같다”며 자신감 있는 태도로 답변을 이어갔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구조 조정을 성공적으로 끝냈고, 재무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히 안정화됐다”며 “(이 같은 상황이 반영돼) 포스코 주가가 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권 회장은 제조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얘기했다. 권 회장은 “서비스 산업을 자꾸 얘기하는데, 서비스 산업으로 가면 안 되는 것”이라며 “그것은(서비스 산업) 그것 대로 발달해야 하지만, 제조업이 없어지고 서비스업이 된다는 것은 대한민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권 회장의 모습은 1년 전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권 회장은 지난해 신년인사회 때 ‘연임에 자신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는지도 모른다. 권 회장은 당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이런 저런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오히려 권 회장은 취재진이 대거 몰려드는 기미가 보이자 급하게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당시는 연임을 앞둔 권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각종 의혹에 시달리던 상황이었다.

권 회장은 불과 1년 사이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권 회장의 올해 상황도 그리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권 회장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사절단 명단에 3차례나 제외되면서 교체설에 시달리는 상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시민옴부즈맨공동체는 최순실씨가 포스코 인사에 개입한 의혹과 관련해 권 회장 등 25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권 회장의 자신감 있는 행보의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현장에 있던 일부 기자들은 “권 회장이 교체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듯 싶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권 회장은 교체설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권 회장이 1년 새 이토록 확 달라진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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