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 초당대학교 교수(드론학과) "드론산업 키우려면 도전정신 일깨워야 하며, 실패 방지라는 소극적 태도로는 안돼"

정성훈 초당대학교 드론학과 교수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 정성훈 초당대학교 교수] 대부분의 드론산업 추이를 다룬 전망은 그동안 주로 드론산업을 선도하는 세계적 기업들이나 그들의 주요 드론 아이템, 그리고 드론산업 시장 규모의 전폭적 증가 등 가시적 이슈를 다뤄온게 사실이다.

하지만 드론의 주요 기술과 관련된 전세계 국가 및 한국의 성숙도를 다루는 것은 또다른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드론산업이 지속적으로 전세계인들의 관심과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드론산업을 바라볼때 겉으로 드러나는 가시적인 효과들 즉,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는 드론 임무수행 사례 등에 너무 '현혹'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드론의 임무 수행과 관련해 과연 그 속에는 어떠한 기술들이 함축돼 있을지 눈을 돌려보고 고민해보는 것이 훨씬 생산적인 접근법일수도 있다.

드론은 대표적인 IT융합기술이 적용된 시스템으로 전자, 전기, 컴퓨터, 기계, 항공 등의 기술이 어우러진 복잡한 시스템이다. 또한 연구분야가 자율주행자동차와 상당부분 유사하기도 하다. 더욱이 전체적인 연구개발 분야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무인이동체미래선도 핵심기술개발사업단(UVARC: Unmanned Vehicle Advanced Research Center-홈페이지: www.uvarc.re.kr)은 무인이동체로드맵에서 드론 기술을 크게 다음과 같이 Level 1의 7가지 기술로 분류하고 있다.

탐지 및 인식(SP: Sensing & Perception), 통신(CN: Connectivity), 이동 및 동력원(MP: Manipulation & Power), 자율 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인간-무인이동체 인터페이스 (HMI: Human Machine Interface), 시스템 통합(SI: System Integration), 무인 이동체 플랫폼(VP: Vehicle Platform). 이러한 Level 1 기술들은 Level 2와 Level 3로 세부 분류되어 관리된다. 특히 각각의 기술은 항우연을 포함한 다양한 산학연에서 활발히 연구개발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탐지 및 인식 기술은 외부환경(이동체, 운동상태와 지형, 장애물, 사람 등)을 탐지 및 인식해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때 필요한 전반적인 기술을 말한다.

이러한 탐지 및 인식 기술은 다양한 학문 분야의 기술들이 융합되어 사용되는데, 이러한 융합기술에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오토매틱 컨트롤, 머신 러닝 등 학문과 관련된 기술을 포함한다.

탐지 및 기술의 특성상 주변의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센서들과 각 센서에 탑재되는 다양한 기술들이 사용되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이러한 센서들을 무인이동체미래선도 핵심기술개발사업단은 Level 2에서 항행센서, 탐지센서, 임무센서로 분류했다. 이러한 Level 2의 세 가지 센서들에 사용되는 기술들은 Level 3에서 상세 분류되는데, 이러한 기술들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 Level 2의 항행센서는 Level 3에서 차세대 위성항법 기술, 고정밀 INS 복합 항법 기술, 정밀 실내위치 추적 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 두번째, Level 2의 탐지센서는 영상인식기반 탐지 기술, 차세대 거리센서 기술, 통신-네트워크 탐지 기술, 융복합센서 활용한 탐지 기술을 의미한다. 세번째, Level 2의 임무센서는 이미징센서, 환경탐지센서, 전파탐지센서를 꼽을 수 있다. 이러한 탐지 및 인식 기술들은 무인이동체미래선도 핵심기술개발사업단의 홈페이지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드론은 취미용 드론을 지칭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연구개발 측면에서 드론이란 자체 판단으로 스스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무인항공기를 지칭한다. 이러한 자율주행 무인항공기의 특성상 무인 자율 주행 관련 기술이 크게 적용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자율주행 자동차, 선박, 잠수정, 우주선, 기구 등에 적용되는 기술들과 상당부분 겹치고 유사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 국가의 자율주행 무인항공기 기술의 성숙도를 판단할 때는 무인항공기 자체의 기술만 볼 것이 아니라 무인시스템, 특히 무인자동차의 기술 성숙도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조업 기반의 산업, 특히 자동차와 조선업이 발달한 한국에서는 최신 기술 관련된 산업에는 취약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점이 드론산업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기도 한다.

세계를 선도하는 드론 관련 기술을 다채롭기만 하다. 매핑(Pix4D)뿐 아니라 물류배송(Amazon), 무선충전(SkySense), 군집기술(Intel), 데이터 분석(Precision Hawk, Airware, Agribotix) 등이 기술들이 적용되고 있다. 특히 드론과 관련해 기업, 대학들 외에도 수많은 해외 기관들이 산재해 있다는 점도 괄목할만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세계를 선도하는 드론 기술을 가진 한국 기업, 정부출연기관, 대학을 꼽자면 딱히 없다고 하는 것이 정확할듯 싶다.

세계를 선도하는 국내 드론 기관이 아직까지 등장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기적인 성과를 강조하는 분위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오랜 시간동안 기술의 성숙도를 올리는데 집중하지 못하는 점을 우선 꼽고 싶다.

아울러 연구 과제 책임자들이 도전적인 과제 목표를 설정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과제 목표를 정해 새로운 도전을 통한 성공 개척 보다는 실패 방지에 초점을 맞추는 풍조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창의적 도전이나 성공에 대한 열정 보다는 과제 실패의 책임을 주로 묻는 과학정책 기조 역시 문제라고 판단된다.

요즘들어 국내 각 지자체에서 드론 산업의 촉진을 위해 기술개발부터 테스트베드 및 사용화까지 아우르는 클러스터를 육성하는데 발벗고 나서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이러한 노력이 각 지자체 및 산하기관의 당장의 수익증대에 맞춰진 것이 아니라 전세계를 선도할 코어(Core)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산학연 육성으로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같은 노력과 기반이 축적되고 영글어야만 2025년 드론 산업이 만개 할 때 한국의 드론산업이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성훈 초당대학교 항공학부 드론학과 교수 프로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항공분야 명문으로 꼽히는 퍼듀대학교 공과대학원 기계공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책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초당대학교 항공학부 드론학과 조교수로 활동중이다. 주요 관심 연구분야는 무인항공기의 자율기동, 에너지 효율적 경로 최적화, 배터리팩 상태예측 알고리즘 개발 등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