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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ICBM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미국령인 괌을 포위 포격하겠다는 정보가 흘러나오면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한국전쟁이후의 한반도 최대 긴장 상태라는 분석도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보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이후 최대의 위기로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 20년여 년 간 한반도 긴장 상황을 고조시키면서 마침내 핵을 보유했다는 현실 자체가 우리 국민들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운 위협이다. 불안감은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가정에서 오는 심리적 불안상태를 뜻한다. 3대 세습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매우 예측하기 힘든 인물이다.

사회주의 국가 초유의 독재 세습체제를 이끌어가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은 필수적이다. 안으로는 주민들을 결집시키고 밖으로는 대결 구도를 만드는데 핵무기 개발을 효과적인 수단으로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국제사회에 주는 메시지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김정은 리더십이 우리가 감당하거나 제어하기 힘든 성격이라면 최대 우방국인 미국의 리더십은 사정이 달라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이후 줄곧 좌충우돌 행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상 밖 승리를 거뒀던 대선 승리의 정당성마저 러시아 스캔들로 흔들거리고 있다.

백인과 유색인종 사이의 사회적 갈등은 점차 커져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가 기간 동안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 현장에서 반대 시위대와의 충돌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미국 국내 상황이 매우 불안하다.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와 미국령인 괌을 사정권에 두고 연일 신경전을 펼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매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과의 충분한 검토 없이 선제 타격까지 거론하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중국과의 일전도 불사한다는 태도 마저 엿보인다. 중국이 대(對)북한 제재에 충분히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중국 때리기까지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무역 보복 수단인 ‘슈퍼301조’를 발동할 기세다. 그동안 누적돼온 대중(對中) 무역 적자를 해소할 목적으로 북한 제재에 대한 중국의 무책임한 역할을 부각시킨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전쟁 불가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북한에 대한 초강경 입장을 취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인 호전성으로 치부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미국 국민들의 여론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왜 강경한 입장으로 일관하는지 이해가 된다. 우선 취임 1년차 대통령으로 낮아도 너무 낮은 지지율을 꼽을 수 있다. 대통령 지지율은 국정운영을 추진하는데 있어 기초 체력이나 다름없다. 각종 개혁 과제와 공약을 이행하는데 있어 국민 여론의 협력 없이는 사상누각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직후부터 ‘러시아 스캔들’이라는 치명적인 폭탄을 안고 있었다. 국민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지지율이 낮아지면서 탄핵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낮은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시선을 돌릴 대상이 필요하고, 북한이 그 표적이 되는 이유다.

다음으로는 트럼프 노믹스의 단기성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무너진 백인 중산층을 복원시키고 많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이다. 미국 제조업을 다시 세우는데 있어 대중 무역 적자 해소는 필수적인 선결과제다. 북한 문제를 빌미로 삼아야 ‘중국 때리기’의 명분이 확보된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초강경 입장을 취하는 까닭으로 ‘레이건 따라잡기’를 꼽을 수 있다. 미국 정치인들은 대개 대통령을 꿈꿀 때 롤 모델을 머릿속에 그린다. 1980년 이래 공화당 출신의 3명의 대통령이 있었고 두 사람은 부시 부자(父子)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번 자신의 우상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라고 밝혀왔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업적을 논할 때 빠트리지 않는 것이 냉전의 종식이고 레이거노믹스의 실천이었다. 결국 아무리 인기 있는 대통령이라도 성과 없는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야박해진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성과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다.

러시모어 산에 한 사람의 대통령 두상을 더 새겨야 한다면 레이건이라야 한다는 국민여론이 늘어나는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건이 군비 경쟁을 통해 소련의 위협을 붕괴시켰듯이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으로 핵 불능을 시도하고 있다. 적어도 레이건 전 대통령에 버금가는 아니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가 대북 초강경 입장을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연일 강력한 대응을 내세우는 첫 번째 이유는 낮은 지지율이다. 대통령 제도의 효시가 되고 있는 미국에서는 대통령 당선 이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여 간의 허니문 기간이 존재한다. 언론과 대통령 사이에 달달한 밀월관계가 만들어지고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이 기간 동안에 탄력을 받는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대통령의 모습을 트럼프는 보여주고 있다. 당선되자마자 좌충우돌하는 태도를 보여주었고 정제되지 않은 발언은 말폭탄을 양산했다. 전직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직후 60~70%대의 높은 지지율로 국민들의 기대감에 부응했다.

노벨평화상까지 거머쥐며 인기 대통령으로서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웠다. 국내 정치에서 성공적인 출발을 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외교 관계에서도 훨씬 유연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백인 중산층의 지원을 받아 예상을 깨고 당선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 국민들은 통합을 외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발언은 국민들 사이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대선 당시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해킹 수사 즉 ‘러시아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땅에 떨어트렸다. 보좌관 뿐만 아니라 대선 캠프내 주요 인사 그리고 아들과 사위 쿠슈너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 연루 의혹으로 시달렸다. 수사를 시도했던 코미 전 FBI국장은 전격 해임당했고 임기 1년차부터 트럼프의 측근들은 특별 검사에 의해 수사받는 지경에 놓여있다.

바닥에 떨어진 지지율은 언제 올라갈지 알 수 있다. 그런데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 놓으면서 안보결집효과(Rally-Round-the-Flag Effect)가 만들어지고 있다. 내부 정치적 수세에서 벗어나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대선 의혹 관련 스캔들 그리고 인종 갈등까지 야기되는 사회적 불안 속에서도 북한에 대한 강경 입장을 취한 직후에는 상승 곡선을 보여준다.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라스무센의 조사(미국국민 1500명 유선 전화 및 온라인조사)에서 북한의 괌(Guam) 포위 포격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대응을 밝힌 직후 지지율은 7%포인트 급상승했다.

  •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추이_라스무센
가파르게 하락 곡선을 그리며 30%대 유지조차 힘겨워 보였던 트럼프의 지지율은 40%대 중반까지 회복됐다. 즉 단기적인 지지율 위기 국면에서 미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 북한에 대한 초강경 대응과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톡톡히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로 점차 국내 정치에서 입지가 좁아져 가는데다 그 와중에 자칫 조사 결과 치명적인 잘 못이 드러날 경우 대통령 자리를 유지하기 조차 어려워진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 국면에서 대북 강경 모드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여 진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또한 내부 위기를 외부로 전환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어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백악관 추문으로 지퍼 스캔들에 직면했을 때 아프카니스탄 침공을 선택했다. 물론 전쟁을 결정하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가 단순히 개인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탈출구 때문이라고 오롯이 해석할 순 없지만 정황상 개연성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이 단결하고 집권당과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안보결집효과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2001년 9·11 사태로 국가적 참사에 놓였던 부시 전 대통령 역시 전시나 다름없는 안보 위기 상황으로 전개되기 전까지는 리더십에 큰 혼란이 있었다. 트럼프의 당선이 예상 밖이었듯이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인기 있는 현직 부통령 앨 고어의 당선을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전체 득표는 고어 후보가 많았다, 그렇지만 플로리다 주를 포함한 몇몇 경합주에서의 개표 의혹은 당선된 부시의 정당성에 걸림돌이었다. 미국 각지에서는 부시 대통령에 반발하는 시위가 빈번했다.

그러나 9·11 사태로 전쟁 모드에 돌입되자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상승하며 국내의 각종 반발은 꼬리를 감추고 말았다. 임기 1년차 지지율을 끌어 올려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강경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는 이유는 자명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강경 모드를 유지하는 또 다른 이유는 트럼프노믹스(Trumpnomics) 때문이다. 트럼프노믹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한 경제 정책으로 연결된다. 미국 제조업의 일자리를 늘리고 특히 백인 중산층의 부활을 핵심으로 하는 대통령의 약속이다. 미국의 이익을 되찾겠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 내용인데 이를 위해서는 자유무역협정으로 빼앗긴 미국의 무역 적자를 털어내겠다는 의지가 강력히 반영되고 있다. 철저한 보호무역주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가장 많은 적자를 보고 있다. 지난해 7400억 달러 정도의 무역 적자에서 절반 가량인 3700억 달러가 대중국 무역 적자다. 미국 국민들의 인식 또한 다르지 않다. 라스무센이 지난 4월 실시한 조사(미국 국민 1000명 유선전화 및 온라인 조사)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상황이 누구에게 유리한지’ 물어본 결과 ‘중국에 유리하다’는 의견이 50%였고 ‘미국이 유리하다’는 의견은 6%에 불과했다.

  • 미중 무역에 대한 미국민들의 의견
미국의 경제적 부활을 목표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중국 무역 적자 해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과제다. 그러나 WTO(세계무역기구)가 세계무역의 규칙으로 작동하고 있는 글로벌 환경에서 막무가내로 중국을 때린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가 중에 백악관으로 돌아와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여부를 조사하는 각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스페셜 301조로 불리는 지적재산권과 기술 침해 사례를 밝히는 데는 최장 1년이나 걸린다.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데 있어 당장의 경제 관련 절차 위반보다는 눈앞에 놓인 북한 도발에 수수방관하는 중국의 무책임한 모습이 더 미국 국민들을 자극시키게 된다.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으로 마라라고 리조트를 방문한 시진핑 주석을 트럼프 대통령은 지극 정성으로 대접했다.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해서는 입 밖으로 끄집어 내지조차 않아 신밀월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중서부 러스트벨트(자동차, 철강 공업을 중심으로 번영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쇠락의 길을 걸어간 미국 중서부 지역을 일컫는 말)지역의 지지층을 달래기 위해서는 트럼프노믹스의 성과가 절실히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다. 대중 무역 적자를 해소하는 방법은 중국의 무역 장벽을 낮추어 미국산 제품을 더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고 미국 자동차와 민간 여객기 등이 더 많이 중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북한 핵을 빌미로 압박해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매우 격앙된 반응이다. UN의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미국의 대중국 압박은 명분을 얻는다. 북한이 미국 본토와 미국령에 대한 미사일 타격 의지를 높이면 높일수록 미국은 중국에 대한 경제 제재 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대중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한 트럼프노믹스가 제 힘을 발휘하려면 ‘중국의 북한 책임론’은 트럼프 행정부의 단골 메뉴가 되기 십상이다. 중국과의 직접적인 충돌만큼은 피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북한에 대한 강경 모드가 버리기 힘든 카드로 보인다.

마지막으로는 트럼프의 대북 강경 모드에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강한 인상의 백인 남성 리더십이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영화배우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출신이지만 방송인이나 다름없는 활동을 해왔다. ‘나홀로 집에’라는 영화 출연 경력을 포함한다면 영화배우로서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로널드 레이건을 꼽았다.

많은 나이에 대통령직에 당선된 점이나 재혼 이상의 가족사를 가지고 있는 점도 공통점이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임기 초반 조디 포스터라는 유명 여배우를 짝사랑한 사이코패스인 존 힝클리의 저격을 받아 쓰러진다. 어려운 수술 끝에 병마에서 일어난 레이건 전 대통령은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고 미소 대결의 운전석에 앉아 냉전을 종식시킨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구권에 민주주의의 봄이 찾아든 것도 레이건 대통령 시대였다.

레이거노믹스의 내용 또한 트럼프노믹스와 상당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적자의 쌍둥이 적자로 신음하는 미국 경제의 돌파구로 보호무역 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만지작거리는 ‘슈퍼 301조(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이 상대국에 무역 제재를 취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는 레이건 행정부로부터 유래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로버트 라이트하우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레이건 행정부 시절 무역대표부의 부대표였다. 트럼프 행정부 다수의 관료들이 레이건 행정부 시절의 경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레이건 전 대통령 ‘따라하기’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레이거노믹스는 1985년 미국 플라자 호텔에서 있었던 역사적인 ‘플라자 합의’를 통해 무역적자를 해소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TPP(환태평양경제공동체협정)를 비롯해 자유무역협정의 틀을 깨고 무역 수지 적자를 해소하려는 시도 중에 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국내 정치와 경제 갈등이 상당했지만 미소 군비경쟁 그리고 플라자합의를 통해 내부 갈등을 외부에서 해소하는 방법으로 풀어 나갔다. 소련이 붕괴하고 동서독이 통일하면서 레이건 대통령의 글로벌 리더십은 찬사를 받았다. 임기 초반 자신과 관련된 스캔들로 허우적거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레이건 전 대통령의 통치 전략은 교과서나 다름없다.

미국 국민들의 여론을 등에 없고 소련과 스타워즈를 펼친 레이건 전 대통령은 결국 소련이 무릎 꿇게 만들었고 역사에 길이 남는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국민들에게 북한은 수십 년 간 골칫덩이였다. 임기 초반이지만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 불능 국가로 만들어버리고 한반도 통일의 초석을 놓는 대통령으로 남는다면 위상과 평가는 사뭇 달라진다.

괌을 비롯해 북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사정거리내에 있는 미국 국민들의 불안감은 전쟁가능성을 현실화 시켜 놓고 있다. 라스무센이 지난 9~10일 실시한 미국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행동 가능성에 대해 63%는 ‘향후 6개월 내에 대북 군사 행동에 대한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반면 전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은 4명 중 1명 수준인 26%에 그쳤다.

  • 미국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
이 조사에서는 북한을 이슬람테러조직의 근거지가 되고 있는 시리아보다 미국 국가안보에 더 큰 위협으로 여기는 응답자들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입장에 대해 미국 국민들은 골치 아픈 다른 국내 사안과 달리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예상과 달리 경제적인 성과를 단시일내 거두지 못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건 전 대통령처럼 군사 안보에서 일정한 성과를 원하기 마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도 어느덧 100일이 지나고 있다. 탄핵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정 공백을 매우고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대통령 지지율은 70~80%대를 넘나들며 고공행진 중이다. 파격적인 소통과 탈권위 행보는 많은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역대 대통령과 다른 환경에서 임기 100일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도 불구하고 ICBM발사로 한반도에 긴장 고조와 UN의 강도 높은 제재 조치를 불러왔다.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에 대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무책임하다’며 날선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 십 수 년 간 꺼내들지 않았던 가장 무시무시한 경제 보복 법안인 ‘슈퍼 301조’를 발동할 태세다. 미국과 북한은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 충돌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을 일축하며 미국을 포함한 어떤 누구라도 한반도에서의 무력 사용은 한국을 통해야만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쟁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미국에 대하여 선제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엄중 경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경거망동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 일격을 가한 모습이다. 그러나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미국이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대한민국의 이익을 중요시한다고 하더라도 미국 국민들의 여론보다 앞설 순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우선적으로 미국 국민들의 눈치를 보고 동태를 살핀다. 미국 국민들의 여론을 우선시 하므로 상당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강경 모드를 거둬들이긴 어렵다. 먼저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때문이다. 대통령 공약 실천을 위해서는 국민 여론이 필수적이고 국민 여론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지지율을 끌어 올려야 한다.

‘러시아 스캔들’로, ‘인종 갈등 분쟁’ 등으로 사면초가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때리기’는 지지율 견인의 일등 공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지율 하락 추세에서 대북 강경 발언과 태도를 보이는 경우 지지율이 상승 반전한다. 둘째 트럼프노믹스의 성공을 위해서 북한 때리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경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일자리를 늘리며 리쇼어링(나갔던 공장들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을 통해 제조업을 부활시키려면 대중무역 적자 해소는 불가피하다.

북한 제재와 관련 ‘중국 책임론’을 언급하는 건 우연한 판단이었다기보다는 트럼프노믹스를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으로 이해된다. 마지막으로 ‘레이건 대통령 따라하기’의 일환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초강경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당선해서 첫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재선을 꿈꾼다. 재선 대통령과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의 위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차이가 있다.

레이건 전 대통령과 함께 8년이나 부통령을 맡았던 조시 H. 부시는 대통령으로서 재선에 실패했다. 아버지의 한을 풀어주기라도 하듯 아들 부시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시종일관 재선을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건 전 대통령이 냉전 해체와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이라는 ‘Make America Great(미국을 위대하게)’과정을 속속들이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의 슬로건은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다.

북한 핵을 불능 상태로 만들고 동북아에 평화와 안정을 가져온다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달라진다. 국내 정치에서의 열세를 일거에 만회할 기회가 될수도 있다. 뒤집어보면 미국뿐 아니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말폭탄에 담긴 진짜 이유도 내부 결속으로 보인다.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고 그것이 북한 원인이라면 군사적으로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의 전쟁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눈에 보이는 결과를 두고 전쟁을 벌이는 어리석은 짓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3대 세습체제에 대한 피로감과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로 흔들리는 북한 내부를 안정시키기 위한 과장된 허세로 보인다. 국난의 시대에 코리아패싱(Korea-passing)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철저한 이해와 대비가 필요하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을 겸비해 정치 판세를 읽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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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8/18 10:38:20 수정시간 : 2017/08/18 10: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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