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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2016년은 기억에서 지우기 힘든 해다.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 당했다. 국민들은 분노했고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들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다.

‘유럽은 하나’라는 구호로 출발한 유럽 연합은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로 수 십 년 만에 균열이 불가피해졌다. 미국은 힐러리 클리턴의 승리가 선거전 여론조사에서 예상되었으나 ‘부동산 재벌’ 트럼프에게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판결에 따라 조기 대통령 선거를 치를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과연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까. 역대 당선된 대통령들의 성공 배경을 분석해 본 결과,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는 개인 역량(Personal Performance)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흔히들 대통령감이라고 하는 불리는 잠룡일지라도 일정 수준의 개인적인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투표할 상대로 선택받기 힘들다. 개인 역량 못지않게 조직 기반(Party Support)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스스로 탄생되기 보다는 조직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설명을 곧잘 한다.

대통령 후보의 조직 기반은 소속 정당이고 이 정당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대통령 후보의 전투력 또한 동반 상승하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있다. 상호간 심각한 수준의 의존성 때문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붕괴하자 새누리당은 내우외환으로 분당되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한편 역대 당선된 대통령은 하나같이 시대정신과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보통사람의 시대’였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문민정부’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어 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 참여 정부’의 서막을 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념에서 벗어나 실용정부를 꿈꾸었고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내걸었지만 끝내 실현되지는 못했다.

시대정신은 궁극적으로는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행되어야 하므로 정책 능력(Policy Power)과도 일맥상통한다. 비선에 의한 국정 농단이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시적인 국정 마비가 아니라 지난 4년간 내내 국정운영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하는 충격이다.

커튼 뒤에 가려진 왜곡된 민낯을 정작 우리는 발견하지 못했다. 우리나라 정치 현상에서 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선의 배경에도 3대 족집게 감별법은 어김없이 적용된다.

힐러리와 트럼프의 개인 역량(Personal Performance)는 오십보백보로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힐러리 후보가 퍼스트레이디, 상원의원, 국무장관 등을 역임하기는 했지만 개인적 경험일 뿐 모두가 긍정적인 역량으로 평가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퍼스트레이디 재임기간은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로 빛이 바랬다. 국무장관 경력은 이메일 스캔들로 선거기간 내내 논란의 불씨가 됐고, 막판 FBI의 재수사로 낙선의 치명타가 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 역시 대선 레이스에서 개인 추문이 드러났고 막말 파동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후보간 개인 역량의 비교는 피장파장 수준이다.

두번째는 조직기반(Party Support)인데 민주당과 공화당이 미국 정치에서 양강 구도의 백중세이므로 어느 후보가 당의 지원을 더 많이 받았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현직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에다 지원유세까지 펼쳤으니 더 유리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하원 다수당이 공화당이라 워싱턴 정치권과 소지역 단위의 지원은 트럼프가 더 많이 받은 게 사실이다. 조직 기반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지배적 관측이다.

결정적인 분수령은 시대정신 즉 정책 차별성(Policy Power)에서 판가름 났다. 힐러리는 식상한 슬로건을 반복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 공약을 내걸어 힐러리와 차별화했다,

‘Stronger, Together(더 강하게, 함께 하나로)’라는 힐러리의 슬로건은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의 슬로건을 넘어서지 못했다. 숨어 있는 수줍은 트럼프 지지층(Shy Trump)을 움직인 힘은 경제에, 인종에, 정치에 지친 유권자의 다수인 백인 남성들의 마음을 뒤흔든 정책 차별성에 있었다. 즉 미국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결과였다.

그렇다면 3P(Personal Performance, Party Support, Policy Power) 감별법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다음 대통령은 누가될까.먼저 개인 역량(Personal Performance)이다. 국민들이 각 후보들의 개인 역량을 깨알같이 알수는 없다.

후보가 정치적 또는 사회적 활동을 해오면서 보여준 이미지로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통하는 모습은 보여 주었는지, 후보 주변 사람들은 후보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하는 사람인지도 자연스럽게 평가하게 된다.

물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도덕성이다. 아무리 후보가 가진 역량이 커 보여도 도덕적으로 흠결이 있는 인물의 경우엔 매력이 반감된다. 정치적인 이벤트와 사회적인 사건을 통해 후보자들의 개인 역량은 유권자들에게 각인된다.

긍정적인 이미지는 만들기는 힘들지만 무너지기는 싶다. 오랫동안 일정한 수준의 지지층을 확보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개인 역량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짧은 기간 동안 개인 역량을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미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후보들이 더 대통령 당선에 가까이 다가서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대통령 선거일까지 지지율이 낮은 후보들이 개인 역량을 유권자들에게 펼쳐 보일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선두권 후보들의 잔치가 될 공산이 크다.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의 의뢰를 받아 지난 12월 28~30일 실시하고 올해 1월 2일 발표한 조사(전국1011명 유무선RDD전화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성연령지역가중치적용 응답률 14.2% ,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소통이 가장 잘 될 것 같은 인물이 누구인지’ 물어본 결과 이재명 성남시장 17.6%, 반기문 17.3%, 문재인 15.8%로 나왔다.

전체 지지율(문재인 22.7%, 반기문 18.1%, 이재명 10.5%)에 비하면 소통 능력에 있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후보는 없었다. 그렇지만 탄핵국면에서 핵사이다급 후련함으로 전국적인 스타가 된 이재명 성남시장은 사뭇 달랐다. 전체 지지율은 10.5%로 간신히 10%대 턱걸이를 했지만 소통 능력에 있어서만큼은 선두권 두 후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순실 국정 농단사태에 따른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전대미문의 국기문란 상황에서 이재명 시장의 존재감은 뚜렷해졌다. 비록 탄핵이후 이 시장의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지만 소통 능력이라는 개인 역량은 이미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셈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은 소통 능력에 있어서 일정 수준의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전체 지지율에 미치지 못했다. 안철수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소통 능력에 있어 한자리수 평가에 머물렀다.

이미 대선 후보로 거론되어왔고 많은 노출돼왔던 후보들인 만큼 단시간 내 부진을 만회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인사 능력에 있어서도 ‘톱3’ 후보 외에는 크게 주목받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비선을 배제하고 시스템에 따른 인사’를 가장 잘 할 것 같은 인물이 누구인지 물어본 결과 문재인 17.9%, 반기문 14.4%, 이재명 11.3%였다. 안철수 전 대표를 포함한 나머지 후보들은 한자리 수 평가에 머물렀다. 선거판 전체를 뒤흔들 이슈가 도래하지 않는 한 유권자들의 선택 바구니에서는 ‘톱3(문재인-반기문-이재명)' 후보가 주요 ‘강자’로 이미 터를 잡은 셈이다.

또한 유권자들은 각종 선거에서 중요한 선택기준으로 ‘후보자의 도덕성’을 꼽아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도덕성’ 측면을 질문한 결과 ‘톱3’ 후보 중에서 이재명 시장의 성적표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19.7%, 반기문 17.2%로 두 유력 후보만 전체 지지율에 근접했을 뿐 이 성남시장은 안철수 전 대표에게도 밀린 7%에 그쳤다.

  • 차기 대통령 개인 역량 (소통·인사·도덕성)
개인 역량(Personal Performance)을 분석해 본 결과 문재인 전 대표, 반기문 전 총장, 이재명 시장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지만 유권자들로부터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은 비율은 문 전 대표, 반 전 총장으로 나타났다. 3가지 감별법 중에서 개인 역량에서는 문재인, 반기문 빅2 후보가 유력해 보인다.

다음은 조직 기반(Party Support)이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주요 배경에는 지지층의 결집이 있었다. 지지층 결집의 중심에는 새누리당이 있었다. 전통적인 보수층을 결집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민주화와 동교동계 인사 영입을 통해 외연을 확대한 결과였다. 조직 기반은 곧 소속 정당의 지지율을 의미한다.

2012년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야권의 지지율을 줄곧 앞서 나갔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선전했던 이유에는 ‘무상급식’ 이슈가 컸지만 당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 차이는 불과 표본오차 범위내 수준이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난해 1월 초까지 40%대를 웃돌았던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분당사태이후 10%대로 주저앉았다. 지지율이 낮은 경우 각종 내홍이 엄습해 오기 마련이다. 국정 농단에 대한 집권여당의 책임은 매우 무겁다. 생즉사 사즉생의 결단으로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지금처럼 곤두박질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계파 갈등으로 내홍을 겪기도 했지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영입으로 반전 기회를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천 과정은 분명 새누리당의 ‘옥새 들고 나르샤’와는 구별되는 양상을 보였다.

사소한 논란은 여전했지만 김종인 효과는 분명했다. 총선결과 1당으로 솟구쳤고, 이후 정국 주도권을 거머쥐고 있다. 국민들이 만들어준 여소야대 총선 결과로 ‘최순실 게이트’의 빗장을 풀 수 있었고, 탄핵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었다.

신년여론조사 결과 문 전 대표가 다른 후보를 앞선 결과를 보인 것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높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30%대 지지율에도 못 미치는 정당 후보가 대통령이 된 적은 없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배경에도 공화당의 높은 지지율이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하원을 지배하고 있는 공화당의 소지역 기반이 트럼프에게 천군만마가 됐음은 너무나 자명하다.

새해 벽두 다른 후보들에 비해 문 전 대표가 안정적인 대선 행보를 할 수 있는 배경은 더불어민주당의 높은 지지율 덕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직무 정지돼 정치적 영향력을 상실했고 집권여당은 둘로 쪼개져 야권 대응 능력을 상실해 버렸다.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다수당이고 문 전 대표는 다수당의 지원을 받는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로 우뚝 서있다. 말 그대로 무주공산이다. 리서치앤리서치의 신년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2.8%, 새누리당 13.7%, 국민의당 8.9%, 개혁보수신당 8.3%의 지지율 분포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을 약 20%포인트 가까이 앞서고 있고 새누리당,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의 지지율을 다 합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넘어서지 못한다.

특히 20대와 30대는 절반 가까이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2030세대의 투표율이 90%정도 될 것이라는 여론을 감안하다면 더불어민주당의 경쟁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후보들의 정당내 지지율도 중요한데 문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51.5%가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비중이기는 하지만 당내 지지층이 아직 절대적이지는 못하다는 점을 반증하는 수치다. 만약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흔들린다면 문 전 대표의 위상 또한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진보층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채 40%에 미치지 못하는 38.1%에 그쳤다.

반면 반 전 유엔사무총장의 고민은 더욱 깊다. 조직 기반(Party Support)측면에서 가장 유리할 것으로 예측되었던 반 전 총장이었다. 만약 대통령이 탄핵 국면으로 고꾸라져 지지율이 바닥을 치지 않았다면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그대로 반 전 총장 지지층으로 흡수되었을 개연성이 크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친박계 중심의 새누리당과 탈당파 의원 중심으로 구성된 개혁보수신당으로 쪼개지면서 반 전 총장은 정당 선택조차 어려워지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어느 한쪽을 택해 입당하더라도 효과는 반감된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47.3%가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개혁보수신당에서는 이보다 훨씬 낮은 27.1%만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 차기 대통령 조직 기반 (정당지지율·후보지지율)
명분상으로는 개혁보수신당행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지지층의 비중으로만 따진다면 새누리당이 그마나 더 호의적인 환경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운명에 처해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조직 기반에서는 불리한 상황이다. 분리된 정치 세력의 맹주가 아니라 문 전 대표와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후보 경선 방식을 생각한다면 현재 수준에서 이 성남시장이 문 전 대표를 감당하기엔 벅찬 상대이다.

탄핵 국면에서는 핵사이다가 고구마를 위협했는지 모르겠지만 현실로 돌아와 당내 상황을 보면 이 시장에게 결코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다. 조직 기반은 후보자들의 기초 체력이나 다름없다. 정계 개편이나 이른바 빅텐트 등의 정치 세력간 결합을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대등한 정치 세력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조직 기반(Party Support)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후보와 자웅을 겨루긴 어렵다.

현재로선 이재명 시장이 문 전 대표에게 가려진채 있지만 새로운 경선 방식을 통해 당내 경쟁에서 이 시장이 승리한다면 본선 경쟁력은 순풍에 돛 단 상황이 될 공산이 높다. 높은 지지율의 당을 배경으로 본선 승리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뜻이다.

유력한 대선후보이지만 지지율 정체를 보이고 있는 안 전 대표의 한계를 설명하는데 있어 가장 우선하는 대목이 소속 정당인 국민의당의 낮은 지지율이다. 정당지지율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다. "대통령이 되려는 자, 소속 정당의 지지율을 끌어 올려라." 조직기반의 힘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명구가 아닐수 없다.

마지막으로 차기 대통령을 콕 집어 감별하는 기준은 정책 능력(Policy Power)이다. 사람 좋다고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 한다는 보장은 없다. 조선시대 500년 역사에도 사람 좋은 성군이라고 해서 국사를 반드시 잘 본다는 보장은 없었다.

미국의 지미 카터 대통령은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정치인이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 재임시에는 대내외 국정 운영에서 여러 차례 헛발질을 하곤 했다. 급기야 재선에도 실패했다. 수년이 지난 후 미국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퇴임 대통령’이었지만 현직때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브렉시트)하고 미국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글로벌 경제와 국제 정치는 불확실성이 대폭 커졌다. 다음 대통령은 국제 경제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국제 질서에 대한 이해도 깊어야 한다. 인사는 만사라고 관련 전문가만 잘 기용하면 된다는 식의 설명은 구태에 불과하다.

적어도 정책을 이해하고 최종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준의 지식과 식견은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차기 대선 후보들의 정책 능력(Policy Power)은 매우 중요하다. 당장 개헌만 하더라도 1987년 당시 헌법과 앞으로 개정하게 될 헌법 방향에 대한 이해도 충분해야 한다.

말로만 제 7공화국 운운하는 접근 태도라면 국민들에게 큰 울림을 주기엔 역부족이다. '미생'인 국민들의 요구는 의외로 간단한다. 평안과 의식주가 바로 핵심 포인트다. 평안은 평화이고 의식주는 먹고사는 문제다.

대통령의 지지율을 가장 많이 좌우하는 변수 또한 경제 성과다. 창조경제가 박근혜 정부의 구호였지만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한 대통령의 탄핵 이유를 논외로 하더라도 박 대통령의 임기 4년차까지의 성적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차기 대선후보들은 경제 운영 능력과 안보 외교 능력이 없다면 스스로 대통령 후보로 나서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다.

단순히 지지율만 믿고 5000만 인구의 운명을 거머쥔 자리에 오르려는 것은 망상이자 무리수일수도 있다. 지금 거론되는 대선 후보들은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과연 얼마나 준비된 후보들일까.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경제 분야에서 가장 일을 잘 할 것 같은 인물’을 물어본 결과 이재명 13.3%, 반기문 12.5%, 문재인 11.3%로 나왔다. 후보들간에 별 차이가 없었다. 안철수 전 대표 또한 오차범위내인 9.6%였다. 후보들의 자질을 알 수 있는 다른 질문의 결과들과 비교해 볼 때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10명 넘는 후보들 중에서 ‘경제 대통령’으로 꼽을 만한 인물은 아무도 없었다.

지난 1997년과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각각 김대중 후보와 이명박 후보가 ‘경제대통령’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제 대통령이라는 꼬리표를 달 수 있는 대통령 후보는 리스트에 없었다.

경제만큼이나 중요한 이슈는 외교안보 분야다. 북핵 실험으로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는 강화되었고 우리 정부는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개성공단마저 폐쇄한 상태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핵과 미사일을 통한 도발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차기 대통령에게 불확실성이 커진 동북아 안보 환경에서 남북관계는 매우 중요한 해결 과제다.

이번 조사에서 ‘외교 안보 분야에서 가장 일을 잘 할 것 같은 인물이 누구인지’ 물어본 결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42.9%로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외교관으로서 대한민국의 외교부 장관 자리에까지 올랐고 국제정치의 메카인 유엔의 사무총장으로 10년간 일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17.7%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자 특성을 분석해 보면 문 전 대표를 선택한 응답자들은 대선후보로 지지하는 응답자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의 경우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경향이 강한 진보층에서도 외교 안보에 대한 높은 긍정 평가를 받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4명 중 1명 정도는 ‘외교 안보’는 반 전 총장이 가장 잘 할 것으로 보았다.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은 물론 국민의당 지지층에서도 반 전 총장의 ‘외교 안보’ 능력을 높이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 차기 대통령 정책 능력 (경제·외교안보)
외교 안보 이슈가 대선 후보 선택에 결정적 기준이 아니더라도 상당히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임엔 틀림없다. 반 전 총장과 문 전 대표를 제외하고는 이재명 시장을 비롯해 나머지 후보들에 대한 평가는 냉랭하다.

결국 국가 지도자로서 정책 능력(Policy Power)은 반 전 총장이 가장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아쉬운 점은 정책 능력에 있어 중요한 한 축인 경제 운영 능력에 있어 믿을 만한 후보가 없다는 점이다. 조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면 인수위가 구성되어 정책을 준비할 시간마저도 없다.

선거 전략을 위해서든 아니면 국민들을 조금이라도 더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각 후보들은 경제 사령탑이 될 인물과 짝을 이뤄 대선 출사표를 던지는 건 어떨까. 후보 개인의 선거 전략과 지지율 상승을 위해서도 그리고 무항산무항심, 먹고 사는 문제에 걱정하는 국민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선택으로 판단된다.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될까. 인기 많은 후보, 권력 의지가 강한 후보가 대통령 자리를 차지해도 좋겠지만 국민들은 도덕성을 갖추고 전문성을 가진 인물로 사심 없이 국정 운영해 줄 대통령 후보를 수소문 중이다.

다음 대통령을 콕 집어 족집게처럼 찾아낼 수 있는 3대 감별법을 적용하면 어렴풋이 나마 해답이 보일 것 같다. 3P(Personal Performance, Party Support, Policy Power) 감별법을 기준으로 분석해 볼 때 개인 역량에 있어서는 문재인, 반기문, 이재명 순으로 주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 기반에 있어서는 문 전 대표가 두드러졌다. 정책 능력에 있어서는 앞으로 많은 검증과정이 있어야겠지만 반 전 총장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 시점에 차기 대통령을 감별한다면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 중 한사람으로 귀결될 공산이 커 보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현재 시점이다. 아직 지지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응답자들이 30% 가까이 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이야 많은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당내 경선을 통해 정당의 최종적인 본선 후보가 결정되고 가려진다면 지지율은 또 한번 요동치게 될 것이다.

문 전 대표가 앞서가고 반 전 총장이 쫓아가는 차기 대선 지형이지만 개헌과 반개헌 세력으로 나뉘어 친문(親文)대 반문(反文) 대결이 조성된다면 상황은 예측불허다. 이번 대선은 그래서 최종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 간 양자 대결 또는 문 전 대표, 반 전 총장, 제 3후보 간 3자 대결 구도로 예상되고 있다.

대통령 후보로 지지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지역, 이념, 세대 기반이다. 문 전 대표는 출신 지역에서는 압도적이지 못하지만 진보층과 2030세대의 확고한 지지 기반을 갖고 있다. 좀처럼 30%대 지지율로 올라서진 못하지만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60대 이상, 대구경북, 보수층에서 앞서는 지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지난 후보 시절과 비교하면 50대에서 아쉽고 영남권에서 부산울산경남(PK)지역 지지율은 신통치 않다.

‘톱3’ 후보 중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역, 이념, 세대 기반 중에서 선두에 나서는 항목은 없다. 대선 후보 지지율을 구성하는 3가지 핵심 요소 중에서 문 전 대표는 이념과 세대에서 발군이었고 반 전 총장은 이념에서만 견고했다. 이 성남시장은 문 전 대표와 당내 혈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갈 길이 험난해 보인다. 반 전 총장도 문 전 대표를 넘기 위해서는 현재의 경쟁력에 플러스 알파를 반드시 더해야만 한다.

다른 군소 후보들은 수많은 응답자 지표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가장 앞서는 항목이 없었다. 개헌이나 사드 배치와 같은 주요 정책 이슈로 정치권의 이합집산 또는 합종연횡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문 전 대표가 대체적으로 유리한 환경이다.

유권자 연령대가 만 18 세로 낮아지는 추세도 문 전 대표에게는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변수로 해석된다. 귀국을 앞둔 반 전 총장도 개인 역량(Personal Performance)과 정책 능력(Policy Power)면에서 문 전 대표에 필적하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두 유력 후보에 대한 비토(Veto) 정서도 상당하다. 동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절대로 투표하지 않을 인물’을 물어본 결과 반 전 총장이 25.4%였고 문 전 대표는 22.4%나 됐다. 유권자들의 절반 정도가 두 사람을 절대로 찍지 않겠다고 응답한 모양새다.

두 유력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을 유권자들을 공감시킬 한방을 갖춘 후보라면 당선되지 말란 법도 없다. 우리 국민들은 전대미문의 국정 농단과 국기 문란 상황 앞에서 깊은 내상을 입은 채 표류중이다. 불세출의 경제운영 능력과 일당백의 통합 소통 역량을 갖춘 후보는 과연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가. 그가 바로 차기 대권을 차지할 주인공이 될 것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을 겸비해 정치 판세를 읽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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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1/05 16:04:32 수정시간 : 2017/01/05 16: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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