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여론을 분석하면 새누리당 당대표 누가 될지 보인다"

새누리 당대표 예상 3대 지표는 민심, 당심, 박심의 3심을 제대로 살펴봐야만 가능

배종찬(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오는 8월9일 신임 당대표를 선출한다. 누가 당대표가 될까. 이번 새누리당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책임을 지게 된다.

지난 총선 패배이후 깊은 수렁에 빠진 당을 구해내야 하고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야 한다. 책임도 크고 부담도 크다. 이런 중요한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지만 좀체 국민들과 지지층들의 관심은 모아지지 않는다.

선거이후 새누리당 지지율은 곤두박질 쳤고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전당대회를 치루는 시점에 리우 올림픽이 열리는 터라 국민들의 관심은 정치보다는 스포츠쪽에 쏠리고 있다.

유승민 의원, 서청원 의원 등 중량감 있는 후보들이 당대표 선거에 이런저런 이유로 나서지 않은 것도 흥미를 반감시켰다. 직접 당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더라도 출마하는 후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대선후보들의 모습도 찾을 수 없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국내 정치를 떠나 있고 김무성 전 대표는 ‘민생 대장정’ 하방 행보에 여념이 없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아직 총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5명의 당대표 후보가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지만 전당대회 성공의 3대 요소인 ‘인물(People), 정책(Policy), 대통령후보(Presidential Candidate)’의 3P는 자취를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대표가 될지 여전히 궁금증을 자아낸다. 새누리당 대표를 미리 아는 방법은 없을까. 예측을 위해서는 전당대회의 선출 규정을 먼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2014년 7월 전당대회와 비교할 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최고위원과 분리 투표하는 점이다.

1인1표를 당대표 선거에서 행사하기 때문에 계파 안배라든지 전략 투표 여지는 사실상 사라진다. 당원투표라고 할 수 있는 선거인단 투표 비율이 70%, 일반국민 여론조사는 30%가 반영된다.

차지하는 비율도 그렇지만 출마중인 후보들 가운데 대선 후보급의 압도적인 국민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30%가 반영되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승부가 나긴 어렵다.

결국 34만명의 대의원과 당원 투표에서 승부를 낼 수 밖에 없다. 후보자 등록 직전 비박계의 김용태 의원과 정병국 의원이 단일화를 통해 정병국 후보만 남게 되었다. 5명의 후보를 놓고 당원들의 마음이 가장 크게 향할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

임기 초반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30%대의 견고한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의중도 여소야대 정국의 집권 여당 대표를 뽑는데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당대표를 예상하기 위해서는 민심, 당심, 박심의 3심을 살펴야만 예측이 가능하다.

우선 민심이다. 국민여론조사 30%가 반영된다. 5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이들에 대한 우열을 가리는 5파전 경쟁구도다. 출마하는 후보 중 대선후보급의 인물을 찾아보긴 힘들다.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다 하더라도 전당대회가 개최되는 시점, 총선이후 전반적으로 증가한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을 반영할 때 국민여론조사에서 결정적인 승부수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특정 후보가 대선 후보급 30% 이상의 지지율을 보여준다면 30%만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 결과이긴 하지만 여세를 몰아 당원 투표에서 상당히 선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그렇지만 2014년 새누리당 전당대회와 비교하면 국민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음에 틀림없다.

2014년 7월 14일 새누리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의원이 새누리당 당대표로 선출됐다. 대선후보주자로 거론되었던 김 전 대표가 얻었던 국민여론조사 지지율은 25%를 넘지 못했다(24.60%).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2위(19.68)를 차지했던 이인제 전 의원은 전체 득표율에서는 2위의 서청원 의원과 3위의 김태호 전 의원조차 넘어서지 못했다.

대통령 후보였거나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 합해서 두 명이나 출전한 전당대회였지만 국민여론조사는 일방적으로 한 후보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 결과였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국민 여론조사가 특정후보에게 압도적일 개연성은 낮아 보인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뷰가 자체조사로 지난 7월 29~31일 실시하고 8월 1일 발표한 조사(전국1224명 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8%P 성연령지역별가중값부여후 림가중적용 응답률6.9%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새누리당 지지층(454명)을 대상으로 ‘새누리당 차기 당대표로 가장 적합한 사람’이 누구인지 물어본 결과, 이정현 후보가 25.3%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한선교 후보(18%)였고 그 뒤를 정병국, 이주영, 주호영 후보가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당대표_새누리당 지지층 (단위 %)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고 새누리당 불모지나 다름없는 호남에서 두 번이나 당선된 이 후보에 대한 높은 인지도가 지지율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한선교 후보도 국회의원이 되기 전 방송가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유명 진행자로 명성을 높였던 인물이다. 가장 지지율이 높은 이 후보도 지지율 30%를 넘어서진 못했다. 새누리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당대표를 물었지만 선택하지 못한 무응답자가 전체 3분의 1에 육박하는 31%나 되었다. 결국 민심으로 새누리당 당대표를 가려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 반지는 민심이 아닌 당심이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대표를 미리 알기 위해서는 당심의 방향을 철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대의원과 당원을 포함해 전체 당대표 선거의 70%를 차지하는 결정적인 승부처다.

지난 2014년 3차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차지한 선거인단 득표는 4만표에서 조금 모자라는 39,553표였다. 지난 3차 전당대회는 역대 전당대회와 비교할 때 매우 높은 29.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8월 9일 전당대회가 지난 전당대회와 비교하면 관심도가 높지는 않지만 거의 비슷한 선거인단 투표율을 예상할 때 당대표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김무성 전 대표가 받았던 득표수와 비슷한 4만표 안팎의 당심을 최소한 가져와야 한다.

당심을 차지하는 배경에는 어떤 다른 요인보다도 후보자의 당 지배력 또는 장악력 그리고 출신지역과 무관할 수 없다. 당 대표 출사표를 던진 인물 중에서 당에 대해 절대적인 지배력과 영향력을 갖춘 인물을 꼭 집어 떠올리긴 힘들다.

정병국 후보, 이정현 후보, 주호영 후보, 한선교 후보, 이주용 후보 중 어느 후보도 독자적인 계파를 가지고 있거나 당 조직을 장악했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70%의 비중을 차지하는 대의원, 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마음을 붙드는 1차적 기준에 출신 지역은 결정적이다.

이번 전당대회에 참여하는 당원 선거인단 중 영남 지역의 비율은 무려 45%에 달한다. 새누리당이 확정한 선거인단은 34만 7506명으로 2014년 전당대회때 보다 14만 3000여명이 더 늘어났다. 권역별로는 PK(부산울산경남)이 8만4202명으로 대구경북보다도 만여명 남짓 더 많다. 수도권은 34%, 충청은 전체의 9.9%이고 호남은 2.7%에 그친다

새누리당 선거인단 지역별 비율 (단위 %)

전체 선거인단의 구성으로 보더라도 지역성이 더욱 두드러질 수 밖에 없다. 5명의 당대표 출마 후보 중에서 영남지역 지역구 후보는 이주영 의원과 주호영 의원 2명이다. 지역성은 선거인단의 규모에만 거치지 않는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경북지역 투표율은 39.79%였다. 경남은 38.8%였고 부산은 33.37%였다. 대전은 14.75%에 그쳤다. 대의원과 당원의 숫적 우세에다 투표율도 높아 영남 지역에서의 투표가 전당대회에 결정적일 수 밖에 없다.

4번의 후보자 연설에서 비영남후보(정병국, 한선교, 이정현)가 얼마나 영남권표를 뺏어오고 수도권과 충청권 투표율을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다. 새누리당의 영남 텃세가 얼마나 심하면 그동안 선출직 당대표의 대다수가 영남 출신이다.

1997년 이래로 비영남 출신 당대표를 찾아내긴 해운대 백사장에서 동전 찾기보다 더 힘들 정도다. 비영남 대결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상식적으로 지역성으로 똘똘 뭉쳐진 벽을 돌파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새누리당 당 대표를 미리 감지하는 마지막 절대힌트는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이다. 지난 2014년 전당대회에서 박심을 안고 출사표를 던졌던 것으로 알려진 서청원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김무성 전 대표는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강력한 영향력을 보인 인물이었고 박 대통령과 각도 세우지 않는 서청원 의원이 뒤집기 판세를 만들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국민 여론조사에서 이인제 후보만큼도 나오지 않았던 서 의원의 대국민 영향력은 아쉬운 대목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전당대회 현장에 참석해 분위기를 한껏 띄운 대통령이었지만 세월호 참사에다 지방선거 결과로 위기 국면이었던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특정 후보를 밀긴 겸연쩍은 일로 비쳐졌다. 당시로서는 서 의원의 파괴력이 예상보다 강력하지도 않았다.

지금은 그때와는 분명 다르다. 모든 환경은 대통령에게 불리한 국면(여소야대, 임기후반)이지만 마지막 남은 임기의 국정 운영과 차기 정권 유지를 위해서 당대표가 누가 되느냐는 오히려 과거 어느때보다 더 중요해졌다. 새누리당으로서도 박 대통령을 깡그리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선거이후 새누리당 지지율은 30%대로 주저앉았다. 대통령의 지지율도 날개없이 추락하긴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30%선의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 VS 새누리당 지지율 비교 (단위 %)

새누리당으로서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감안할 때 대통령과 각을 세우거나 완전 분리하여 당 운영을 이끌고 나가긴 더욱 어려워졌다. 당청 갈등이 재연될 경우, 대통령도 새누리당도 공멸하는 상황이 되고 말 공산이 매우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거나 대통령의 국정운영과는 딴 길로 가게될 경우 현 정부 실패에 대한 공동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결국 동고동락해야할 숙명이라면 이번 전당대회에서 박 대통령의 의중(박심)은 매우 중요해진다.

특히 박근혜 정부 탄생에 핵심적 역할을 한 책임 당원은 전체 선거인단의 82%나 되는 28만 8157명이나 된다. 전적으로 대통령의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하더라도 상당수는 대통령의 의중을 의식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통령과 각을 덜 세우고 대통령의 정책에 협력적인 인물을 더 적극적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출마 당대표 후보들이 갑자기 우병우 수석 사퇴에 대해 덜 언급하기 시작하고 사드 배치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것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한편 차기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중립적인 입장에서 관리를 할 능력도 검증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어느 후보에게도 기울어지지 않고 경선 관리를 해 줄 당대표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초점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공정한 경선 관리와 함께 차기 대선후보와 대통령과의 관계 그리고 당대표의 계파 성향도 당원들의 선택지 메뉴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당대표는 누가 될 것인가. 대통령의 임기 후반 차기 대선 후보들이 참여하지 않는 전당대회는 ‘식은 피자’만큼이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남미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지구촌의 축제, 리우 올림픽으로 인해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도로 계파 싸움이 되고 있는 전당대회를 바라보며 전당대회가 아닌 ‘정쟁대회’가 되고 있다며 신랄하게 꼬집기까지 한다.

외부의 비판만큼이나 어떤 인물이 당대표가 될지는 매우 중요하다. 집권 여당으로서는 박 대통령의 임기 후반 국정 운영의 동반자가 되어야 하고 여소야대 정국에서 당장 국민들에게 필요한 민생법안의 순조로운 입법에도 기여해야 한다.

지금과 비슷한 정치 상황이었던 1996년 김영삼 총재(대통령이 여당의 총재를 맡음)의 신한국당에서 대표위원은 이홍구 전 총리였다. 대통령 선거를 1년 6개월여 앞둔 2011년 비슷한 시기에 새누리당의 당대표는 홍준표 당시 의원이었다.

모두 대통령과 각을 세우지 않는 인물이고 특정 계파에 깊숙이 뿌리내린 인물로 보기 힘들다. 다음 대선 후보가 탄생하기까지 중간 관리의 성격이 짙었다. 이홍구 대표는 이회창 전 총리에게 자리를 넘겨주었고 홍준표 대표도 결국엔 대통령이 되는 당시 박근혜 의원에게 대표 자리를 넘겨주지 않았는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탄생할 당대표도 현 정부와 다음 대선 후보를 연결하는 중간관리자 역할의 인물이 선택받을 개연성이 높다.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지 않으면서 차기 대선 후보 경선에서 공정한 관리가 가능하고 선거인단 구성상 영남지역 당원들의 표심을 견인할 후보가 당대표 자리를 거머쥘 것으로 예측된다.

그것이 새누리당을 위한 최선의 선택일지 지지층을 위한 최선의 판단일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은 새누리당의 전당대회 룰이라면 영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적 뿌리와 현직 대통령의 영향력을 디딤돌 삼아 뛰어야 하는 당대표의 숙명을 거스르긴 어려워 보인다.

물론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다.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당의 위기 국면과 후보 등록전 단일화와 등록 이후에도 무르익고 있는 후보간 연대 분위기 그리고 차기 대선 후보로 물망에 오른 인물의 외곽지원 등 변수가 적지 않아 이들이 산술적으로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힘들어진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공당의 대표라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대통령에게 마땅히 해야 할 조언은 해야 한다. 국민을 위한 선택이라면 야당과도 협력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당의 품안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당을 뛰어넘어 국민들의 진자리, 마른자리를 살펴야 한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당권 잡기에 여념없는 이때 고 제정구 의원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린다. ‘자신도 잡초임을 깨달아 겸손해지고, 함께 섞여 사는 것을 배워야 한다.’ 고(故) 제정구 의원은 당대표도 재선의원도 아니었다. 쉽지는 않겠지만 미생과 함께하는 당대표를 기대해본다.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을 겸비해 정치 판세를 읽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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