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여론으로 분석한 새누리당의 위기 탈출 3대 전략

'구심점 찾기-박대통령의 태도변화-시대정신'…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만고불변의 진리로 통하는 유명한 말이다.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을 역임한 고(故) 이승만 대통령이 1950년 10월 27일 서울을 수복하고 연설 중 이같이 말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원조(元祖)는 따로 있다. 피뢰침을 발명했고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벤자민 프랭클린이 바로 이 명언의 주인공이다.

프랭클린은 1754년 워싱턴이 이끄는 식민지군이 프랑스군에 패하자 식민지 분열이 패배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그 당시 프랭클린이 펜실베이니아 가제트라는 신문에 식민지의 단결을 호소하기 위해 실었던 구호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United we stand, divided we fail)’ 라는 문장이었다.

2명 이상의 단체가 팀 플레이를 하게 될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능력이 아닌 팀워크다. 우리는 수많은 단체 스포츠에서 단결과 협력을 통해 열세를 극복하고 승리를 거머쥐는 모습을 목격해왔다. 정치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 이전에 통합과 단결의 과제에 직면했던 정치세력은 주로 야당이었다. 문재인 전 대표의 통합적 리더십을 기대했던 많은 지지층들은 끝내 야당이 분열되는 상황에 큰 실망감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선에서 제 3당 정당인 야당 국민의당이 선전함으로써 내년 대선만큼은 단결과 통합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한국 정치사에서 분열은 곧 패배를 의미했다.

1997년 초 대선 국면에서 당시 신한국당(대선 직전 ‘한나라당’으로 당명 변경)의 이회창 총재는 대통령 당선 문턱까지 넘나들었다.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에 맞서 대세론으로 우세한 승부를 펼쳐나갔다.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신한국당의 또다른 대선 유력후보였던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이탈로 신한국당의 결집력은 급격히 와해되고 말았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표현을 빌자면 ‘뭉쳤으면 정권 유지가 가능했을 텐데 흩어지면서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그 다음 대선인 2002년 때는 더욱 심각해진다. 한나라당의 강력한 대선후보였던 이회창 총재였지만 한나라당 내부는 곳곳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제왕적 리더십 탓에 이 총재의 복심이자 킹메이커 역할을 했던 허주 김윤환마저 토사구팽(兎死狗烹)당해 당 밖으로 내몰렸던 것으로 알려진다. 결별한 이상 우군이 아니라 적군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1998년 재보궐 선거로 국회 입성 후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Halo Effect)를 견인하고 있던 당시 박근혜 의원마저도 당을 이탈하지 않았는가. 프랭클린의 ‘결집력 법칙’에 따르면 뭉치지 않았고 패배는 승부를 펼쳐보기도 전에 자명했다.

그로부터 5년 뒤인 2007년의 그림은 전혀 달라진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맞붙은 경선은 사실상 본선이나 다름없었다. 그만큼 치열해고 큰 후유증이 예상됐다. 일각에서는 ‘썰’에 그치긴 했지만 당이 쪼개지는 건 아닌지 염려할 정도였다.

최종 경선에서 이 전 시장의 신승으로 발표됐고 그 현장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바로 경선 승복과 대선 협력을 약속했다. 통합이었고 치명적인 분열은 없었다.

5년 뒤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의 위기국면에서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꾼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총선 승리를 이끌며 스스로를 대선후보로 결정지었다. 이 전 대통령의 임기 후반 집권여당은 박 후보의 손에 놓여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이 끝까지 당 주도권을 잡으려고 당시 박 후보와 사사건건 충돌하고 끝을 알 수 없는 내홍으로 빠져들었다면 정권 재창출은 가능하지 않았으리라. 분열은 없었고 협력은 있었다.

차기 대통령 선거를 1년 6개월여 앞둔 시점에 새누리당은 끝을 알 수 없는 위기에 빠져있다. 국회의원 선거이후 지지율은 곤두박질친 채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혁신 비상대책위원회가 어렵사리 꾸려졌지만 유승민 의원의 복당 문제로 연일 갈등의 연속이다.

김희옥 위원장은 당무를 거부했다 복귀했고 이후로도 사무총장 경질 문제로 당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미국의 독립전쟁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구호로 식민지 세력의 단결을 강조했고 끝내 독립선언서에 서명할 수 있었다.

새누리당이 빠른 시일내 통합과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다면 헤어나지 못할 위기의 늪에 허우적거리게 될 모양새다. 차기 대권 승리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과거의 사례가 증명하듯 차기 대권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조정자 역할을 해 줄 당의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당이 계파의 소용돌이를 벗어나 민생에만 힘쓸 수 있도록 박 대통령은 당 지도부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리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제 성장’과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처럼 다음 대선에서 지지층들과 당을 하나로 묶어줄 ‘시대정신’을 확보해야 한다.

적지 않은 시간이 다음 대선 투표일까지 남아있다. 그렇지만 변화하고 통합하지 못하는 정치 세력에게 국민이 할애해 줄 시간은 많지 않아 보인다. 새누리당은 반드시 3가지 해법을 가슴에 품어야 가능할 일이다.

먼저 새누리당이 대권에서 승리하기 위한 첫 번째 해법은 구심점을 찾아야 한다. 박 대통령은 더 이상 미래 세력을 위한 새누리당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지 못한다. 임기 후반기 들어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늘어났고 콘크리트 지지층마저 흔들리고 있다.

그림1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도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한다면 새누리당 지지율까지 견인해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대통령의 입장에서 ‘내 코가 석자’인 상황이다. 권력 누수(레임덕)를 막기 위해 대통령과 정부 또한 고군분투해야 하는 환경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율까지 책임지기란 불가능하다.

20대 총선 이후 한국갤럽의 자체조사(전국1000여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성/연령/지역할당추출 응답률20%내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박 대통령의 긍정평가는 35%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새누리당 지지율은 20%대 후반까지 급전직하했다가 30%대 초반까지 간신히 회복했다(그림1).

박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선거에서도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당내 갈등이 증폭되는 혁신 비대위 상황에서도 당내 교통정리가 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말하자면 박 대통령은 선거 이후 더 이상 당의 절대적인 구심점은 아니다.

당의 지지율을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는 압도적인 차기 대선 후보가 등장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러나 선거 패배로 기존 유력 대선 후보였던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차기 기반을 상당부분 유실한 상태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력 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물리적으로 바다 건너 있어 당내 문제는 손댈 수 조차 없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당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전면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할 원내대표쪽으로 쏠린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의원들의 선택을 받은 원내대표는 위기탈출의 선봉장이다. 대통령도 신문과 방송의 편집국장과 보도국장 미팅에서 천명했듯 계파가 당내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정 원내대표에게 충분히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정 원내대표가 힘을 받지 못한다면 당내 갈등 사항은 더욱 조정하기가 어려워진다. 지지율 30%이상을 확보한 대선후보가 있다면 대통령도 협력적 태도를 보이면서 자연스러운 구심점이 되겠지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런 역할을 대신할 누군가는 있어야 한다.

다음은 박 대통령의 태도변화가 대권 승리에 결정적인 해법이 된다. 2012년 박 대통령은 총선 승리를 이끌었고 여세를 몰아 대권에 올랐다. 박근혜 없는 새누리당을 생각할 수 없듯 새누리당 없는 박 대통령을 생각할 순 없다. 그 새누리당이 창당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위기의 실타래를 풀어 줄 가장 영량력 있는 인물 또한 박 대통령이다. 막강한 영향력으로 보수층을 결집하고 국정을 이끌어왔지만 국정 운영에는 여러 산고(産苦)가 있었다. 임기 첫해 인수위 구성부터 난항을 겪었고 인사문제로 큰 홍역을 치렀다.

임기 2년차에는 지금까지도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세월호 사고’가 있었다. 국민 안전의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국민들의 비판에 시달렸고 총체적인 통치능력에 물음표가 달리는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임기 3년차인 2015년에는 ‘메르스 사태’가 전국민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방역당국의 미온적인 대처로 사회심리적인 혼란 현상이 도처에서 발생했고 방역00체계 곳곳에 구멍이 뚫리면서 국민들은 끝도 모를 불안에 휩싸이기도 했다. 통진당 해산을 비롯해 이념적 공방을 겪기도 했지만 그래도 임기 3년차 대통령의 고정 지지층까지는 큰 폭으로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임기 4년차 선거 이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추진 동력은 현저히 떨어져있다. 여소야대 국회의 등장 때문이기도 하고 54%라고 하는 높은 국정운영 부정평가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나홀로 국정’을 이끌어간다면 여당인 새누리당은 치명적인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된다.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 막바지 지지율과 차기 대권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해보면 ‘지지율 30%’ 법칙을 알게 된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내려오면 정권재창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진다.

그림2
지금이야 박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초반은 유지하고 있지만 임기 후반 각종 경제 지표와 영남권 신공항 발표 이후 증폭될 지역 갈등을 감안한다면 안심할 지지율이 되지 못한다. 20대 총선이후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와 소통에 대한 미흡한 평가의 두 축으로 지속되고 있고 심화되고 있다(그림2).

다음 대선에서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와 대통령의 소통에 대한 태도는 차기 대선후보 선택에서 결정적인 기준이 될 개연성이 높다. 9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분열 못지않게 김영삼 현직 대통령의 ‘IMF경제위기’ 상황은 정권 교체의 결정적인 빌미가 됐다.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 승리를 염두에 둔다면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의 목소리는 불가피하게 나와야만 하는 시점이다. 박 대통령 또한 집권 여당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정 운영의 부정적인 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여당과 정책적인 협력을 필요로 한다. 박 대통령이 있어 지난 대선 승리가 가능했듯 박 대통령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 운명은 달라져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이 차기 대권 승리를 꿈꾸기 위한 세 번째 해법은 ‘시대정신 찾기’다. 일반국민들이 특정 정당을 선호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지역이 있고 인물이 있고 정책이 있다. 사실 가장 중요한 동기 부여는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정당의 특정 인물이 좋아서, 그 당의 대선후보가 마음에 들어서 그리고 우리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정당이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 최초로 이탈리아의 수도인 로마 시장으로 탄생된 비르지니아 라지의 소속정당은 오성운동(M5S)당이다. 대단한 이념이나 거창한 정책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를 중심으로 만든 생활정당으로 공공 수도, 지속가능한 교통, 지속가능한 발전, 누구나 인터넷에 접근할 권리, 환경주의를 표방한다. 좌우파로 가려지지 않는 정당으로 최근 이탈리아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집권당 다음의 지지율을 올렸다고 한다.

더 이상 국민들은 보여주기식, 권위주의식 정치에 열광하지 않는다. 지금은 처음 강조되었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지만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들고 나온 경제민주화는 많은 국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직전 정권에서 경제성장의 환상에 기겁했던 국민들은 경제정의를 실천할 대통령으로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었다. 그 성과에 대해서는 취임전과는 온도차가 커 보인다.

그림3
우리 국민들이 20대 국회에 요구하는 과제를 살펴보면 우리가 살아가야할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분명해진다. 지난 5월 15~16일 리서치앤리서치가 데일리한국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유무선RDD전화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성/연령/지역할당 후 가중치부여 응답률14% 자세한 사항은 의뢰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경제 성장이 32.8%로 가장 높았다(새누리당 지지층).

그 다음으로 경제적 양극화 완화, 국가안보강화, 국민통합, 정치 개혁, 삶의 질 개선 순이었다(그림3). 이 시대정신을 세련되게 실현해 줄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 정당이라면 내일은 없다. 새누리당이 계파를 넘어서 당을 통합의 무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모든 당내 구성원이 그리고 지지층들이 공감하고 목표로 삼을 시대정신을 붙잡아야 한다. 그것마저도 없는 정당을 선택해야할 이유는 유권자에겐 없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누란의 위기에 서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6년이나 되었지만 여전히 남과 북은 분단된 채 갈등과 반목을 되풀이하고 있다.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탈퇴)는 가결여부와 상관없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높여 놓았다.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 난 신공항 선정 발표 또한 관련된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모두 갈기갈기 찢어 놓은 모습이다. 경제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명 난 5년 전에 갈무리 했다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는 없었다.

결국 우리 평가진이 내놓은 결과는 믿지 못하고 중요한 기술적 보안 정보가 새어 나갈 우려가 있는 외국계 컨설팅 그룹에 맡기는 비싼 대가를 치르고서야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갈등 유발 상황은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갈등을 봉합하고 해결하는 갈등 조정 역할은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 와중에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전심전력을 해도 사태 해결에 그 능력이 모자랄 텐데 복당 문제로 그리고 혁신 비대위 운영문제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호시탐탐 정벌을 노리고 있던 왜란의 위협 속에서도 고작 조선 조정이 내놓은 해법은 동인과 서인의 붕당정치 놀음에 지나지 않았다.

이율곡의 '10만 양병설'에 귀 기울였다면 금수강산이 초토화되는 봉변을 모면했을지 모를 일이다. 황윤길과 김성일이 힘을 합해 왜군의 동태를 제대로 살피고 한 목소리로 의견을 내놓았다면 수없이 많은 무고한 백성이 죽어나가는 일은 없었을 터이다.

지도자를 잘 못 만난 백성은 무슨 업보인가. 국민들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다 끝도 없는 국내의 갈등 상황 속에서 지쳐가고 있다. 구한말 제국주의가 활개치는 서세동점의 급변 속에서 소위 지도자라는 인물들이 내놓은 해법은 국론 분열의 정점을 치닫는 위정척사와 개화주의에 지나지 않았다.

무엇이 옳고 그름을 떠나 진정 한 국가의 지도자라 함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전하고 부국강병을 위해 초개같이 몸을 던지는 멸사봉공(滅私奉公)이 있어야 한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피뢰침 발명이라는 과학적 업적 외에 정치가로서 미국 사회에 손 꼽히는 큰 기여를 했다.

미국 식민지 자치를 위한 영국과의 토론회때 대변인으로 활약했고 독립선언서 작성에 참여했다. 미국이 독립전쟁을 할 때는 프랑스로부터 경제적 군사적 원조를 끌어내기도 하는 등 눈부신 역할을 했다. 미국의 기본법이 된 미국 헌법의 뼈대를 만드는 일에도 참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4세로 영면하기까지 대권도 의회권력도 탐하지 않았던 대표적인 계몽주의자였다. 이런 철인이 강조하는 정신이 통합과 단결이다.

새누리당은 지?이대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차기 대선 출마를 예고하는 인물은 아니더라도 전체 구성원의 조정자 역할을 해 줄 구심점(인물)이 있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이 합리적인 보수정당으로 경쟁력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도록 당에 대한 태도와 국정 운영에 대한 스타일을 바꾸어 주어야 한다.

새누리당은 지금 당장에 그리고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왜 새누리당을, 왜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지 지지층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대정신’을 찾아내야 한다.

이렇게 세 가지 해법의 문을 제대로 두드리지 못한다면 새누리당의 내일을 기약하긴 어렵다. 수백만 관객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들인 영화 곡성의 명대사 중에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가 있다. 이 대사 그대로 지금의 새누리당 상황에 맞아 떨어진다. 계파로 쪼개져 신음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지지층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 국민들에게 소중한 건 민생이고 생활 정치다. 다른 어떤 것보다 새누리당이 국민들을 위해 가장 소중한 그리고 중요한 가치를 우선 찾아내야 한다.

같은 세력의 국회의원을 여러 명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일보다도, 계파가리지 않고 국회 인근 식당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일보다도, 선거 운을 있는 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가족의 묘를 명당자리로 이장하는 일보다도 더 시급한 것은 벤자민 프랭클린의 명언을 가슴 속 깊이 되새기는 일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을 겸비해 정치 판세를 읽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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